현재 상당히 고구마 전개를 가고 있는 OCN 드라마 『구해줘 2』입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게 과연 주인공이 최장로 일당을 상대로 가족들을 구해낼 수 있을까 암만 생각해도 암울한 전개밖에 떠오르지 않는 현재에요. 전편인 7화에선 최장로의 정체가 밝혀질 수 있는 단서(범죄자 수배 전단지에 실린 사진)를 김민철이 발견하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이번 8화에선 어찌어찌 파출소 내 경찰들을 설득해 그들을 데리고 마을로 향하게 되는데 문제는 평소 김민철의 행실이었다는 것.
안 그래도 오래전부터 얼굴 보고 지내 어느 정도 미운 정이라도 들었을 법한 마을 사람들한테조차 좋은 대접 못 받는 입장인지라 설득이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은 했는데 진심 예상대로였음. 이번엔 주인공인 김민철 입장에 공감되어 답답함이 커졌다고 할까요.
수배지에 나온 사진을 보고 마을 사람들이 입을 짜 맞추듯 최장로가 아니라고 부정한 건, 어찌 보면 납득이 힘들어 보이지만 실은 그럴 만도 하는 게 평소에 자신이 극도로 신뢰하고 의지하는 사람을 범죄자라고 들이밀면 일단 사람은 부정 먼저 하기 마련이고 거기다 당시 상황은 군중심리란 것도 어느 정도 작용하기 때문도 있고 특히 김민철이 마을 내에서 입지가 안 좋은 것도 있어서 생긴 상황이었다는 것.
오늘은 최장로의 정체가 발각될 뻔한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장면이 많았는데 최장로 본인이 기지를 발휘한 것도 있지만 최장로 자체가 참으로 운 좋은 악당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묘하게 드라마 속 상황이 김민철 입장에서도 위태롭지만 최장로 입장에서 봐도 긴장되는 상황이 자주 펼쳐지고 있습니다. 보면 배반 플래그도 생겼고요.
그리고 성목사는 마을 오기 전부터 최장로한테 특히 의지하던 입장에 김민철과는 안 좋은 인연으로 시작한 탓도 있어 김민철이 증거를 들이밀어도 아니라고 부정을 한 것 같지만 묘하게도 현재 마을 사람들 중에선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게 의외. 처음 수배지를 들이밀어도 최장로가 아니라고 주장했을 때 이놈도 결국 안수기도 이후 인성을 버렸나 싶었지만 최장로를 가장 먼저 의심하게 된 인물도 성목사인지라...이 캐릭터의 전개가 작 중에서 가장 흥미롭습니다. 최장로 입장에선 그가 원하는 '신앙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지금 빠져선 안되는 인물이 성목사거든. 근데 의심의 싹은 성목사가 먼저 틔웠거든요.
반면 이러니저러니 해도 마을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이 너무 현실적이라 와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폭력 속에 방치되어 한 번도 존중받지 못한 삶을 산 모녀도 그렇거니와 폐암에 걸린 부인 때문에 타들어가는 속, 자식 하나는 행방불명에 하나는 온전치 못한 정신을 가지고 있어서 생기는 근심, 혼자서 아들을 키워야 하는 고충, 마을을 떠나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착할 만한 곳이 없다는 불안함 등...
무섭게도 사이비는 이런 현실적인 고통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 파고들 수 있기에 더 무섭다는 것을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듯해요. 암만 생각해도 이 드라마는 (원작 스포일러도 있지만) 주인공의 승리로 쉽게 끝날 것 같지가 않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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