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드라마 『구해줘 2』 9화 리뷰입니다. 뭔가 답답함과 불안감, 그리고 등장인물들에 대한 연민이 교차하는 방영분이었던 9화였어요. 마을 사람들 중 성목사는 최장로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먼저 품은 사람이기에 최장로의 악행을 풀 열쇠 역할을 하려나 싶더니 최장로가 김민철의 과거 행적에 대해 마치 뒷담 하듯 얘기하자 바로 태도가 변해버리네요. 드라마 원작 『사이비』는 아직 본 적 없지만 이 성목사 역할의 캐릭터가 선량한 것처럼 나오다가 가장 이기적인 행동을 한다고 하는데 어쩌면 드라마는 좀 다른 방향으로 각색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김민철의 과거 행적을 알자마자 최장로에 대한 의심을 거두고 그가 했던 말이 일리 있던 것조차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 것을 본다면 이 캐릭터가 최장로의 손아귀를 벗어난다거나 설령 이용당하는 것을 안다 하더라도 그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거나 하는 기대는 버리는 게 좋을 듯. 반면 주인공 김민철은 처음의 민폐 양아치에서 점차 안쓰러운 캐릭터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과거 회상 장면을 본다면 형을 마치고 나왔을 때 가족들이 마을에서 핍박받는 것을 목격한다거나, 아버지를 죽였다고 배척당하는 장면이 나와 더욱 그런 점을 극대화하는데 칠성 슈퍼 주인 정도를 뺀다면 마을 사람들은 폐쇄적인 사회 특유의 잔인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는 것.
김민철의 가족이 그 아버지 때문에 고통받은 것을 알고, 김민철이 아버지를 살해한 것도 정당방위에 가까웠지만 그런 점은 마치 깡그리 무시하듯 영선과 모친까지 살인범이 가족이라며 배척하는 장면을 보면 말이죠. 게다가 그런 행동을 한 인물들이 1화부터 꾸준히 얼굴을 비춘 이장을 비롯한 인물들이라 더 충격적인 구석도 있는데 따지고 보면 이 사람들 순박함이나 선량함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긴 했어요. 따지고 보면 여기 등장인물들 김민철 정도를 빼면 상당히 현실에서 볼 만한 인물들이라는 점이에요.
그나마 민철의 편을 들어주던 칠성 슈퍼의 주인조차 최장로가 준 물(안수기도했다는 물로 마약성분이 섞인 것으로 추정)을 마시고 자기 부인이 회복하는 기미가 보이자 신앙이 강해져서 최장로에 대한 의심을 퍼뜨리는 민철을 적대하기 시작하는데 그가 민철에게 한 말을 보면 민철이 상당히 복합적인 인물이라는 게 드러납니다. 아버지를 살해했지만 그 아버지가 미치광이 같은 작자였다는 점, 폭력 교사를 때려눕혔지만 그것 때문에 다른 유도부 아이들의 특채가 취소되었다는 점, 길 가다가 남편에게 맞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 남편을 때려눕혔지만 오히려 여자 쪽이 고소해서 합의금을 물어주느라 민철의 어머니가 고생을 했다는 점 등.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며 폭력적인 인물이지만 그 폭력이 생긴 원인에는 반드시 상대방의 폭력이 먼저였으며 다른 사람을 구하려는 행위가 오히려 불운한 결과만 불러일으켰다는 거예요. 과거에 김민철이 남편한테 맞는 여자를 구했지만 오히려 고소만 당해 합의금만 날렸다는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라 조금 소름이.
그리고 병률의 처가 본색을 드러내어 최장로에게 돈을 받자마자 병률의 모친을 뿌리치고 집을 나가는데 이때 충격을 받은 병률의 모친이 쓰러지면서 머리를 벽에 부딪힙니다. 피가 꽤 흐르길래 불길한 결말을 예상했는데 예고편 보니 다행히 사람들이 발견해서 병원에 무사히 입원시킨 모양. 그런데 이 할머니가 다쳤다가 깨어나는 것조차 최장로의 계획 아래 성목사의 능력을 증명하는 증거로 활용될 게 뻔해서 다른 상황이었으면 기뻐해야 할 일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전개로 가게 됐네요. 보면 스토리 한번 오지게 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면서 드라마의 결말이 과연 어찌 될까 예상을 해 봤는데 저 마을 사람들의 신앙은 되돌릴 수 없고 성목사는 그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면 김민철이 좀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최장로만 죽음으로 응징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렇다면 주인공인 김민철조차 무사할 것 같지는 않아요. 뭔가 이 드라마는 굉장히 암울한 결말로밖에 예상이 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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