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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소설 기타

『한국 괴담』 리뷰

by 0I사금 2024.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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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서 혹시 도시전설이나 괴담 종류를 분석하거나 모아놓은 책이 없을까 찾아보다가 발견하게 된 것이 바로 이 책 『한국 괴담』입니다. 공포물과 괴담은 사람들에게 스테디 하게 인기가 많은 것 같지만 약간 마이너하다는 인식이 있어 이것을 전문적으로 풀거나 연구한 책은 드물다는 느낌이 있는데 한국의 괴담을 시대적으로 또 종류별로 분석한 책을 발견한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고 할까요? 찾고 있던 내용이 옛날의 설화나 민담에 끼어있는 귀신 이야기가 아니라 현대 배경의 괴담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괴담이나 기담을 치면 설화에 가까운 개념이 더 많아 그에 대해 다룬 책은 많은 반면 현대 괴담에 대한 분석은 좀 적다 싶은 경우가 없지 않았거든요.

『한국 괴담』은 발간 시기가 2022년도이기 때문에 최근 유행한 인터넷 괴담이나 게임 괴담 및 괴담을 적극 활용한 콘텐츠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구매한 책을 찾아보면 한국의 현대 괴담을 분석한 『도시, 학교, 괴담』은 인터넷 괴담이 유행하기 직전 사회적으로 유행했던 '빨간 마스크' 괴담이나 '분신사바'와 같은 학교괴담의 파장에 대해 다루는 경향이 강한 편으로, 이 『한국 괴담』과 함께 읽는다면 한국의 현대 괴담 변천사에 대해서 더 상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참고로 이번에 주문한 책 『한국 괴담』은 현대의 기준을 일제강점기 때부터 2022년도까지 잡아 10개의 단원으로 괴담의 성격을 분류합니다.

『한국 괴담』은 일제 강점기부터 시작하여 당시 한국 사회의 불안이 괴담에 반영된 현상과 한국전쟁 당시 정치적인 의도로써 활용된 괴담의 형태를, 그리고 외환위기 당시 혼란상을 담은 괴담의 양상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며 시작합니다. 괴담은 허무맹랑한 이야기 같지만 실질적으로 그 사회의 분위기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특정 사건이나 환경이 괴담에 영향을 끼치는 건 부정할 수 없는데요. 책에 따르면 현대의 한국 괴담은 1990년대의 2000년대를 기점으로 문화콘텐츠로서 적극적으로 소비되었다고 분석하며 괴담의 유형을 크게 장소/물건/문화콘텐츠/사건사고/음모론/직업/귀신, 괴물로 분류하고 현대 사회에서 새롭게 형성된 괴담 - 대표적인 인터넷 괴담인 로어와 나폴리탄 괴담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괴담의 성격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괴담은 시대에 따로 사람들의 불안을 반영하고 해소하는 목적으로, 진상을 알 수 없는 사건의 미스터리를 상상력을 가미해 풀어보려는 심리에서 등장하기도 합니다.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어떤 괴담은 이제 무서움을 느끼지 못하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현대의 문물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식으로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최근에는 이 괴담을 적극 활용한 콘텐츠가 늘어났다는 사실을 집기도 합니다. 여기서 예시로 사극과 좀비물을 결합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리즈와 한국 좀비물의 획을 그은 영화 『부산행』, 웹툰 『기기괴괴』와 애니메이션 『신비 아파트』 시리즈가 등장합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파묘』의 흥행까지 생각한다면 한국 사회에서 마이너하다고 여겨진 K- 호러 장르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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