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미있게 몰입하면서 보는 드라마를 꼽으라면 바로 이 『실종느와르 M』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는 본방은 한참 지난 2015년도에 했고, 지금에 와서 보는 건 토일마다 비슷한 시간대에 2회차씩 ocn movie2 채널에서 재방송을 해준 덕택이 큰데요. 오늘 6화까지 감상할 수 있었는데 소재가 참신하고 등장하는 사건들도 충분히 시청자들의 감성을 건드릴뿐만 아니라, 매화 주제 의식까지 또렷하게 전달하고 있어 현재까지 감상을 요약한다면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해도 좋은데 왜 본방 당시 시청률이 낮았는지 이해가 안 갈 따름이에요. 물론 좋은 드라마라고 해도 시청률이 항상 보장된다는 법은 없고 지금까지 본 드라마 중에서 참신한 소재와 훌륭한 완성도를 가진 드라마들 일부는 운이 안 좋은 건지 시청률이 아쉬운 경우가 있었는데, 이 『실종느와르 M』도 비슷한 케이스라고 해야 할 듯. 어쨌든 이번에 감상한 드라마 본편으로 들어가면 5화와 6화는 2회 분량이 하나의 사건이었던 지난 에피소드와는 달리 한 회차에서 각기 사건이 종결되는 구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5화와 6화에 등장하는 실종사건은 약간 비슷한 형태가 보이기도 했는데 실종 사건이라고 판단하여 길수현 일행이 수사를 담당하며 실종 사건과 연루된 사람들의 사망 사건까지 파헤치게 되고 또 다른 사건들까지 알게 되는 패턴은 유사하지만, 실종 사건 자체는 완전한 실종은 아니며 실종자들의 자작극이라는 의도가 섞여 있었다는 점이에요. 차이가 있다면 5화는 과거의 살인 사건과 연루되어 진실을 밝히려는 의도로 실종자와 과거 사건의 피해자가 결탁을 한 거였고, 6화는 실종자가 스스로 실종 사건인 척 위장하여 더 큰 사건을 세간에 알리려는 의도로 그랬다는 차이일까요? 지난 사건에서 다뤄진 사건들도 파헤치면 가장 고통받는 피해자가 존재하며 그 사연이 현실적인 구석도 있고, 사람들의 공감대나 울분을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있었는데 이번 5화와 6화의 사건 역시 특히 그랬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5화의 사건은 차기 장관 후보의 딸이 갑작스럽게 실종되면서 이 실종 사건과 연루된 10년 전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이야기였는데요.
5화의 내용을 요약하면 차기 장관 후보가 과거 변호사 시절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으니 살인이 아니라며 무죄로 이끌어낸 사건의 유족(실종된 피해자의 오빠)이 자기 동생의 생존을 확인하기 위해 실종자(차기 장관의 딸)와 협력하여 사건을 위장한 뒤 결국 동생의 시신을 찾아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사건은 결말이 좀 안타까운 게 시신도 없고 확실한 증거가 없으니 살인일 수 없다는 당시의 판결 때문에 동생이 살아있을 가능성을 믿고 있었지만 끝내 오빠가 동생의 죽음을 확인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이 5화에서는 보통 이미지 메이킹을 양심적이거나 선량하게 하는 정치가일수록 뒤가 구린 면모가 많다는 클리셰가 등장하며 말미에는 결국 피해자의 유족인 오빠가 자살을 선택하면서 충격을 안겨주더라고요. 동생을 찾으려고 했던 이는 죽음을 맞고, 정작 사건을 조작한 이는 아무런 해를 입은 게 없어 결말이 매우 찜찜하던 찰나에 길수현이 자신이 얻은 사건과 관련된 녹음파일을 언론사에 보낸다는 암시가 있어 좀 기대를 했는데 이 결과는 다음 6화에 비로소 등장하더라고요.
6화의 사건은 5화와는 관련이 없는 20대 여성의 실종 사건으로 블로그에 자신이 살해 위협을 받는다는 영상을 남기고 사라진 여성의 실종을 조사하던 수사팀은 실종된 여성이 어떤 연유로 자살한 사람들의 현장을 그림으로 남긴 것을 알고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이어지는 조사 끝에 수사팀은 실종자의 사망한 아버지가 과거 공장에서 부당해고된 노동자들을 이끌고 시위를 했지만 갑자기 사측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노조가 와해되고 친했던 동료들에게까지 절연당한 채 쓸쓸한 장례식을 맞이한 걸 알게 되는데요. 그리고 실종된 여성이 방문한 자살 현장의 당사자들이 과거 아버지와 같은 공장에서 일했던 동료들이었으며 실종된 여성의 행방을 추적하던 길수현 일행은 이 자살 사건에 실종자가 연루되었고 그가 무슨 짓을 꾸민 게 아닌가 의심까지 하게 되지요. 하지만 사건의 진실은 더 슬픈 것으로 실종된 여성은 처음엔 아버지가 절연당한 사실 때문에 아버지의 동료들을 원망했다가 그들이 부당해고를 당한 뒤 고통을 받다가 자살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고 가책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종자는 원래 노조 측이었던 자기 아버지가 사측으로 돌아선 이유가 다름 아닌 자신의 그림 공부를 지원해주기 위해서였다는 걸 알게 된 후 모든 걸 자신의 탓으로 여기게 된 거였죠. 그렇게 진실을 알게 된 실종자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공장 노동자들의 자살 사건을 고발하고 청부살인업자에게 자신의 죽음을 의뢰하여 자살을 살인으로 위장한 뒤 세간에 자신의 죽음이 이슈가 되어 공장 노동자들의 자살 사건까지 어떻게든 시선을 끌게 만듭니다. 작중 오대영 형사는 실종자가 아버지와 관련된 공장의 부당해고 건을 조사하고 다닌 것과 공장 측에서 큰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이유로 실종자의 죽음이 회사의 소행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되었는데 실종자가 원한 것이 바로 오대영 형사와 같은 반응이었던 셈이죠. 특히 오대영 형사 같은 경우는 처음에 실종자를 가장 의심한 인물이기 때문에 진실을 알고 난 뒤에는 실종자에 대한 미안한 감정으로 더욱 격한 반응을 보인 게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물론 실종자의 죽음은 확실한 증거가 없으므로 살인청부업자와 회사를 연결지을 수는 없었지만 사건의 진실을 가장 먼저 파악한 길수현은 실종자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증거가 될 수 있는 휴대폰을 물속에 던져버리면서 진실을 은폐합니다. 지난 사건에서도 길수현은 범죄자들이 자멸하게 유도하거나 묵인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5화에서 취득한 녹음 파일을 익명으로 언론사에 제보를 하면서 차기 장관 후보의 치부를 드러내게 만들었고 6화에선 중요한 증거를 없애면서 실종자의 뜻을 적극적으로 존중했다는 게 눈에 띄더라고요. 6화 말미에 오대영 형사는 길수현의 이런 행보를 완벽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차기 장관 후보의 사퇴 뉴스를 보면서 어느 정도 그의 행동을 눈치채게 되는데요. 오대영은 길수현이 왜 그렇게 하고 있는지 의문을 품은 뒤 조금씩 조사를 하게 되는데 그의 가족이 LA 폭동으로 사망했다는 사실과 그가 FBI 시절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들을 여럿 사살한 기록이 나와 시청자들에게도 의문을 남기면서 엔딩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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