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4년~)

『열혈사제 2』 9화 리뷰

by 0I사금 2024. 12. 8.
반응형

드라마 『열혈사제』 2시즌 9화 리뷰입니다. 사정이 있어 본방은 보지 못하고 최근 재방송으로 드라마를 감상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9화도 조금 늦게야 감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지난 8화는 주인공 일행의 위기로 끝났기 때문에 과연 전개가 어찌 수습이 될지 조금 걱정을 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가 12부작이라 회차 자체가 얼마 남지 않은 편이어서요. 하지만 공개된 예고편을 보면 분위기가 그렇게 어두운 편도 아니요, 여전히 개그씬이 과하다 싶지만 내용이 진전이 있다 싶은 9화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박대장의 부하인 해파리 일행의 신학교 습격은 지역 조폭 조직과 신학교 학생들과의 갈등으로 기사가 나면서 표면적으로는 어떻게 마무리되고, 각목에 맞아 쓰러졌던 김해일은 혼수상태에 빠졌으나 다행히 무사히 회복하게 됩니다.

 

여기서 김해일이 앓고 있던 병이 무엇인지 동료 꼬메스들에게 알려지는 등 혼란이 일긴 하지만 꿈속에서 스승인 이신부와의 만남으로 김해일이 고통을 혼자 간직하지 말고 주변인들과 나누라는 조언을 받아들이는 등 성장의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스승인 이신부와의 만남은 감동적으로 잔잔하게 연출된데 비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는 장면은 너무 코미디 일변이라 유지되었던 분위기가 바뀌는 게 조금 깨긴 하더라고요. 어째 드라마가 진지한 분위기를 길게 끌고 갈 생각은 없어 보이는 듯. 그리고 폐부두에서 정체가 발각된 구대영 일행 4인은 김홍식에 의해 죽을 뻔할 위기를 겪다가 때마침 말을 꾸며주는 열빙어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초반 쿠키 영상에서 캠핑장 사고로 등에 꼬챙이가 꽂혀 생긴 구대영의 흉터가 괜히 생긴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더라고요.

 

그런데 박대장의 부하인 열빙어가 왜 없던 이야기 - 막산이 일본에서 야쿠자 대장과 싸우면서 등에 꼬챙이가 꽂혀 흉터가 생겼다는 둥 말을 꾸며대며 구대영 일행을 도와주나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는 4년 동안 언더커버로 마약조직에 잠입한 형사라는 게 드러납니다. 구대영 형사 일행에게 자기 정체를 밝힌 열빙어는 충남청 마약수사대 소속이지만, 그의 정체를 알고 있던 상관의 죽음으로 경찰들 사이에서 존재가 잊히고 지금은 오갈 데 없이 조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고 나오는데 드라마가 개그로 점철되어서 그렇지 상당히 비극적이고 끔찍한 사연이었다는 생각. 다른 건 몰라도 열빙어는 무사히 조직을 빠져나가 신분이 복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렇게 구대영 일행은 열빙어의 정체는 물론, 김홍식에 의해 끌려온 국정원 선배(부산 책방을 운영하는 김해일의 선배)가 고문당한다는 사실을 듣고 깨어난 김해일에게 소식을 전하게 됩니다.

 

지난 회차에서 구대영 일행의 잠입기는 쓸데없이 정체가 들킬까 봐 긴장감이 돌았는데, 이번 기회에 뜻하지 않은 조력자가 생겼겠다 최근 일행들의 연기력이 물이 올라서 (특히 구자영 형사의 무당 연기는 백미) 이쪽으로 텐션이 더 붙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 고마르타 서장은 너무 무기력한 모습에 진지해야 하는 고해성사 장면에서 뜬금없는 뮤지컬 연출이 나와 대체 뭔가 싶었지만, 비리 형사들로 가득한 부산 경찰서에서 힘없는 서장으로써의 고충이 잘 드러나고 김해일 일행과 협력하여 새로운 마약 수사팀을 발족한 뒤 각성하는 등 조력자로서 포지션을 굳건히 하더라고요. 다만 복화술사 인형을 들고 새로운 마약수사팀 팀장이라고 하는 건 황당했는데 이 인형이 비리 형사들 사이에 놓여 부각되는 걸 보면 인형에 증거를 모을 장치나 카메라라도 설치된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9화를 통해서 조금 어림짐작해 보자면, 벨라또의 주위에 공기처럼 존재하며 수호하는 파우토의 정체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싶었는데요. 고마르타 서장은 파우토라고 하기엔 서장으로써의 정체성이 강한 편이며, 열빙어는 언더커버라는 게 확실해졌고 이번에 한신부와 김인경 수녀로부터 벨라또에 대해 알게 된 신학교 교장도 그동안의 일을 전혀 모르는 걸 보면 그도 파우토는 아니었던 모양. 그럼 결국 파우토는 남두헌 부장 검사 아래에서 미묘한 모습을 보이던 계장이 맞나 싶었는데요. 박경선 검사는 계장에게 습격당해 기절당한 뒤 엉뚱한 곳에서 깨어나고 나중에 김해일 일행과 연락하여 김홍식을 개그가 많이 첨가된 로맨스로 구워삶아 우마구에 폭탄이 터지는 걸 일단 보류하게 합니다. 박경선은 김홍식으로 하여금 아이들 장학금을 후원해달라거나 우마구에 정들었으니 오래 남을 거라고 하는 말을 하는데, 여기서 박경선이 자기는 아이들이 좋다고 하면서 마주친 애들을 쫓아가는 장면에서 애들이 다 도망치는 게 좀 웃기더라고요.

 

그런데 보다 보면 신학교 습격을 벌인 해파리를 구대영 일행이 보는 앞에서 살해하는 김홍식의 캐릭터와 박경선한테 반해 오른팔인 부하들이 하는 충고도 무시하는 김홍식의 캐릭터가 좀 널을 뛰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심지어 배 안에서 국정원 선배를 고문하는 등 잔인한 모습이 연출되기까지 하는데 진작 떠야 할 우마구에 계속 남아 있는 등 알아서 배반 플래그가 꽂힐 짓을 하고 있어서요. 구자영이 무당 행세하면서 비명횡사니 칼을 맞는다느니 하는 예언이 얼추 들어맞을 것 같달까... 여기서 고자예프도 일행들이 부재중인 상태에서 그들이 조사한 자료를 보고 폭탄과 김홍식이 가진 어마어마한 돈에 대해 알게 된 뒤 자기 나름 그 돈을 차지하겠다고 러시아 갱단에 연락하여 박대장과 접선하고 김홍식 관련 정보를 흘리게 되는데요. 이를 안 박대장이 남두헌 검사에게 그걸 일러바쳐 남두헌으로 하여금 인터폴에 푸카의 정보를 넘기게 만드는 등 자멸 플래그는 여기저기 암시되기 시작했습니다.

 

보면서 좀 궁금했던 건 폭탄의 위치와 붙잡힌 국정원 선배를 구하기 위해 구자영이 접신한 척 판을 짜면서 불장어의 혼이 배 안에 있다는 시늉을 하던데 여기서 박대장 일당 눈에 죽은 불장어가 나타난 건 어떻게 했나 싶었습니다. 이건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 집단 환각이라도 보게 된 걸까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