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선산』 6화, 드디어 마지막 화까지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 드라마는 한 집안의 선산을 중심으로 비극적인 가족사를 파헤치게 되는 내용이라 스케일은 그다지 크지 않은 편이며 6부작이라는 짧은 회차로 완결이지만 그 덕택에 불필요한 설정이나 이야기가 덧붙여지지 않고 깔끔하게 주제 의식을 전달하게 되는 것 같네요. (스케일은 크지만 불필요한 내용 첨부해서 보다만 드라마랑 비교되는 중...) 중간에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간들의 개입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다른 이득 때문에 어쩌다가 얽힌 것에 불과하며 결말을 다 보고 난 심정은 처음 내세운 주제를 마지막에 가서 무난하게 회수했다는 생각. 물론 이런 장르 특성상 소재나 결말에 한해서 시청자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생각은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가족사 그중에서도 꽤 일그러진 가족사를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가족 사이의 애증을 극복하는 이야기라고 해석할 수 있을 듯. 일단 전편에서 윤서하의 아버지 윤명호가 막내 여동생인 윤명희와 근친상간 관계였고, 거기서 태어난 아들이 김영호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선산을 중심으로 일어난 살인도 윤명희가 저지른 짓이라는 게 드러났는데 윤명희는 자신이 사는 신당에 윤서하를 끌고 와서 그동안의 내막을 알려주게 됩니다. 윤명희가 이런 일을 저지른 이유는 선산 땅의 값어치가 충분하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고, 자기 아들인 김영호가 그것을 물려받아야 자기 집안의 일원으로 인정받는다는 욕망도 있었던 듯. 조카인 윤서하를 끌고 온 이유도 결국 김영호에게 방해가 되기 때문에 살해하려는 목적이었고요.
원래 윤서하의 작은 아버지가 멀쩡히 살아있었더라면 선산은 윤명희와 그 아들에게 갈 예정이었는데 마을 이장과 건설사 사람이 손을 쓰는 바람에 일이 틀어진 셈이라 어떤 의미에선 이장이 원흉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윤명희는 자기 오빠와 연인 사이로 지내고 자식까지 낳으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한 것에 억울해한다지만 윤서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날벼락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어요. 신당이 차려진 토굴 안에서 욕설을 내뱉으며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은 배우의 연기력도 있고 여러모로 시청자 기분을 대변하는 장면이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전편에서 윤서하가 건물주 사장에게 김영호 처리를 부탁해 놓은 것도 있어서 김영호와 윤서하는 둘 다 죽을 위기를 겪게 되는데요.
여기서 윤서하는 기지를 써서 김영호가 납치된 곳으로 윤서하를 인도하여 시간을 벌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수사를 하며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 최성준과 박상민 역시 머리를 써서 윤명희가 있는 곳을 파악한 뒤 그녀를 찾아내게 되고요.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악질적이었던 인물은 아들 때문에 사람들을 살해한 윤명희보단 일이 꼬이자 김영호를 비롯 윤서하까지 산 채로 화장하여 자기가 저지른 짓을 묻으려고 했던 건물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명희가 김영호를 구하러 갔을 때 총이 있으니 차라리 저 건물주 머리를 저격하면 안 되었나 생각이 들었을 정도. 어쨌든 때마침 도착한 이들 덕택에 윤서하와 김영호는 목숨을 부지하지만, 윤명희는 그간 살인 행적이 드러났기 때문인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사건은 종결되고 맙니다.
이후 윤서하는 선산에 묘를 이장하면서 (살인 사건 때문에 골프장 개발은 나가리 된 듯) 자기 아버지와 고모인 윤명희의 유골을 합장해 주고 그녀가 간직한 가족사진을 같이 묻어주며, 최성준은 감옥에 있던 자기 아들을 면회하러 가는 등 심경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오빠랑 근친상간 관계였고 무속신앙에 미쳐 아들을 세뇌했어도 윤명희의 애정은 진심이었고 이것이 두 사람에게 영향을 준 걸까요? 마지막 장면은 윤서하가 가족에게 갖던 애증과 앙금을 어느 정도 내려놓은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한 박상민도 수사 과정에서 다리에 총을 맞는데 이때 자신의 다리는 최성준의 아들 때문이 아니라 지금 총을 맞아서 그렇게 된 거라고 말하면서 그 역시 지난 앙금을 내려놓는 등 등장인물의 묵은 감정이 해소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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