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은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며 공개 전에도 넷플릭스의 예고편을 보게 자주 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감상한 『마스크걸』처럼 과연 이 웹툰이 실사화된다면 방영을 할 만한 채널이 있을까 싶었는데 장르를 본다면 넷플릭스가 최적이긴 했다는 생각이. 『타인은 지옥이다』와 『마스크걸』에 이어 흥미롭게 보던 웹툰들을 실사로 접하게 된 셈이네요. (『타인은 지옥이다』는 OCN 오리지널로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내려간 상태) 따지고 보면 세 작품 다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피폐함으로 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인데, 범죄를 다루는 분위기나 관점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비교하면서 볼만한 구석도 있었습니다. 실사화가 진행되면서 비슷한 점이나 차이점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 같고요.
어쨌든 『살인자ㅇ난감』 역시 원작이 연재될 때 감상한 적이 있는 고로, 실사화가 궁금하긴 했는데 오늘 공개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알람을 맞추어놓은 뒤 알람이 오자마자 바로 재생을 누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는 총 8부작으로 8화에 담기엔 원작의 분량이 좀 길지 않았나 싶었는데 현재 2화까지 본 감상에 따르면 (일단 기억나는) 원작의 요소들을 충실히 살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작을 본 지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결말이 가물가물하기는 하지만 주인공 이탕이 살인을 저지르는 과정이 반전의 연속이었던지라 답답함과 사이다가 묘하게 중첩되었다는 게 떠올랐는데 현재 2화까지 보면서 느낀 감상은 원작을 봤을 때 느꼈던 감상과 비슷했습니다. (리뷰 문제로 하루에 2화씩 정주행한 뒤 포스트를 작성할 예정)
1화는 캐나다 워홀을 꿈꾸는 대학생인 이탕(배우 최우식 분)이 가족이랑 친구들과 어울리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면면히 살펴보면 주인공인 이탕은 선배의 여자친구와 몰래 바람을 피우거나, 고등학교 친구의 갤럭시 탭을 훔치는 등 쎄한 측면이 있기는 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그가 저지른 문제들이 '양심'과 얽혀있는 수준이며 친구의 물건을 훔쳐 간 건 그 친구도 용인해 준 측면이 있는 등 그 존재가 사회에 섞여 있어도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1화에서 이탕은 편의점에서 얽히게 된 손님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또 살인 현장을 목격하고 자신을 협박한 목격자를 2화에서 살해하게 되면서 제대로 살인범으로 각성하게 되는데요.
1화에서 아르바이트생인 이탕을 신경 써주는 척하다가 사람이 없는 골목에선 본색을 드러내며 그를 폭행한 첫 번째 희생자는 알고 보니 다른 지역에서 살인과 강간을 저지르고 남의 신분으로 위장한 연쇄살인범이었고, 2화에서 이탕을 협박하며 매달 돈을 뜯어내겠다며 도발을 행하던 목격자는 알고 보니 자기 부모를 살해하여 집 앞마당에 매장한 패륜 살인범이라는 게 경찰의 조사로 드러납니다. 이탕은 자신의 살인에 당황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이후 밝혀지는 진실에 묘한 쾌감과 안도감을 느끼게 되며 아예 2화 후반부에는 자신에게 시비를 걸며 돈을 훔쳐 가려는 양아치를 둘이나 살해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양아치들도 화풀이로 경찰을 찌르고 달아난 데다 원작 스포일러를 생각하면 다른 희생자들 못지않은 악질이거든요.
원작에서도 언급되는 바이지만, 이탕은 기가 막힐 정도로 범죄자 아니면 인간성 바닥을 보여주는 인간들만 골라 죽이게 되는 데다 마치 하늘이 그러라는 것처럼 운까지 좋은 게 보여서 보다 보면 주인공의 범죄를 응원하게 되는 기묘한 처지로 변하게 됩니다. 주인공이 다크 히어로의 운명을 타고난 건 아닌가 하는 착각도 들었을 정도며 앞으로 등장할 희생자들은 얼마나 쌍놈일지 궁금해지는 측면도 있었고요. 그리고 이탕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장면이 그의 환상과 어우러지는 연출 덕에 사람이 죽는 장면임에도 묘하게 코믹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또 여기에 이탕 주위의 살인을 감지한 형사 장난감(배우 손석구 분)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사건이 얽힐 것임을 암시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1화에서 이탕이 자신이 살해한 첫 번째 희생자가 연쇄살인범이었다는 걸 알고 안도하는 장면에서 쓸데없는 노출씬이 삽입되었는데 보면서 저게 굳이 필요한 장면인가 싶었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첫 번째 살인의 결과를 보고 느낀 희열을 과거 선배 여친과 바람났을 때의 쾌감이랑 연결 지으려는 연출의 의도는 알겠는데 굳이 저렇게 표현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의문. 원작에서도 성범죄라던가 떳떳하지 못한 관계들이 제법 나오긴 합니다만 묘사 자체는 노골적인 면이 없어서 찝찝하고 불쾌한 사건들이 연속으로 나와도 수위 자체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건 드라마가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걸 빌려 넷플릭스가 또 넷플릭스 했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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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름이랑, 주인공 쫓는 형사 이름이 특이한 건 드라마적 허용이 아니라 거기서도 특이한 거라고 언급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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