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4년~)

『살인자ㅇ난감』 3화-4화 리뷰 (2024. 2. 11. 작성)

by 0I사금 2024. 12. 10.
반응형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살인자ㅇ난감』 3화와 4화를 연달아 감상했습니다. 현재 블로그에 리뷰 포스트를 쓰기 위해 하루에 2회차씩 감상하게 되었는데요. 원작인 웹툰은 연재 당시 꾸준히 본 것이긴 하지만 꽤 예전에 본 것이기 때문에 세세한 전개에 대해서는 가물가물하고, 다만 주요 인물들의 설정에 한해서만 기억하고 있는 편이었습니다. 원작 웹툰의 주인공 이탕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지만, 살해당한 인간이 극악 범죄자였고 또 그다음에 살해하게 되는 인간들이 마찬가지로 죄를 짓고도 법의 처벌을 피하거나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범죄가 드러나지 않은 인간들이라는 기가 막힌 설정은 쉽게 잊힐 수 있는 게 아니었고 보다 보면 주인공의 살인을 응원하게 된다는 기묘한 입장은 드라마에서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원작에서 주인공 이탕을 도와주는 사람이나 그 주변 인물들에 한해서는 가물가물한 것이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드라마를 보면서 원작의 요소들을 되새기게 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원작의 장난감 형사라던가 이탕을 보조하던 사이드킥 노빈(배우 김요한 분)의 존재를 잘 기억하지 못한 건 주인공 이탕의 설정이 워낙 독특하다 보니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이탕의 타깃이 된 인간들이 하나같이 인간성 바닥에 세상과 격리하라고 하고픈 쓰레기들인지라 더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탕과 비슷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다니지만 이놈은 이탕처럼 범죄자만 골라내는 감을 가진 것도 아니요, 그저 자기만족인 사이코패스 같다고 생각한 또 다른 살인범에 한해서는 기억에 남았었는데 이 살인범은 4화 마지막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더라고요.

일단 2화에서 이탕한테 시비를 걸며 돈을 뜯어내려고 했던 양아치들은 과거 학교폭력에 같은 학교 여학생을 강간했으면서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을 피한 놈들이었습니다. 원작에서도 강간 피해자와 그 아버지 일화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고, 특히 강간범의 어미란 여자가 벌이는 짓거리가 패악을 넘어서 살인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짓이었는지라 이번에도 이탕의 살인은 비록 그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어도 사이다였던 셈이에요. 특히 이번 3화에서는 강간 피해자였던 여학생의 아버지 시점으로 사건이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그의 심정에 공감이 가게 그려졌는데요. 피해자의 아버지는 이탕이 가해자들을 살해하는 것을 목격한 뒤 그에게 고마워하며 경찰의 시선을 피해 도망치게 도와주게 됩니다.

이후 이 아버지는 약을 과다 복용한 뒤 혼수상태에 빠진 채로 발견되는데요. 그의 행동은 원한이 풀린 상태에서 죽은 딸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이탕을 목격한 것을 영영 묻어두기 위해서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이 복잡하게 묘사된 채 마무리돼요. 그리고 이 아버지를 통해 이탕이 자신의 사이드킥이 된 노빈과 비로소 엮이게 되는데, 노빈은 겉으로는 히어로를 꿈꾸는 오타쿠에 경찰들이 조사하는 사건을 가지고 어그로 영상을 올리는 사이버 렉카처럼 보이지만 이탕을 끈질기게 찾아내고 그의 행적에 신뢰를 보내는 것이 단순 중2병처럼 그 일에 몰두하는 인간은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노빈은 가족들에게 편지를 남기고 잠적한 이탕을 찾아낸 뒤 그가 저지르는 살인이 단순한 살인이 아니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인물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노빈의 보조를 통해 이탕은 4화부턴 직접 타깃을 골라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이건 진짜 탁월한 감인지 뭔지 이번에 고른 인물 또한 악질적인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었다는 게 드러납니다. 초반부 이탕이 저지른 세 건의 살인은 범죄자만 골라 죽였다는 데서 절묘한 우연처럼 보였지만, 이후 저지르는 살인들은 명백하게 의도를 가진 것이었음에도 범죄자들을 골라냈다는 데서 기묘한 필연이 입증되는데 드라마니까 가능한 이야기긴 하겠지만 저쯤 되면 이탕한테 진짜 '운명'이란 것이 작용하는 게 아닐까 싶었을 정도. 재미있게도 이 노빈과 3화의 피해자 아버지와 엮여있는 인물이 바로 형사 장난감인데, 그는 위증을 바로 알아챌 정도로 유능한 인물이긴 하지만 이탕의 살인이 늘어날수록 경찰인 그는 이름 그대로 난감한 상황에 빠져들게 전개되네요.


작중 이탕은 세 번째 살인 이후 증거물인 흉기를 가지고 자수하려고 마음먹었음에도 날치기를 당해 증거를 잃어버리고, 편의점에서 가불 받은 돈 때문에 고소당한 일은 가족들이 남은 액수를 돌려주는 것으로 깔끔하게 정리됩니다.


이렇게 놀라울 정도로 그의 발목을 잡는 일들이 해결되는데 드라마에서 이런 우연이 중첩되는 장면도 볼만한 재미였단 생각.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