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2년~2023년)

『도시괴담』 8부작 리뷰 (2022. 4. 5. 작성)

by 0I사금 2024. 12. 23.
반응형

넷플릭스에서 『소년심판』과 『킹덤』 시리즈를 다 보고 무엇을 볼까 고민하던 차에 발견한 작품입니다. 보통 알고리즘을 통해 평소 찾아보는 취향대로 작품이 나오기 마련인지라 이런 작품이 나왔던 것 같은데, 8부작이라 길지도 않고 한 회차의 분량도 십여 분 안팎인 짧은 내용이라 이틀에 걸쳐 다 볼 수 있었습니다. 『도시괴담』이라는 제목답게 인터넷은 물론이요, 현실에서도 널리 알려진 괴담을 소재로 한 드라마인데 일본의 드라마 『소름』이나 『기묘한 이야기』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도 있었고요. 분위기 자체만으로 볼 때는 가끔 블랙코미디 경향도 띠는 『기묘한 이야기』보다 『소름』과 더 가까웠던 느낌.

그러나 한국 드라마치고는 소재가 신선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공포를 소재로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는 현재 지상파에서는 보기 드무니까. 하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는데, 일단 한 회차의 분량이 십분 내외로 짧다 보니 많은 내용을 담기는 어려워 보이더군요. 물론 드라마에 등장하는 소재들이 고등학생끼리의 경쟁, 유령 손님을 태우게 된 택시, 이사 온 집에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다른 차원으로 가는 방법, 무당의 염매 등 널리 알려진 괴담들이긴 하지만 종종 어떤 에피소드는 소재와 이야기가 괴리되는 느낌도 없지 않았어요.

예를 들자면 7화 문지방 에피소드는 문지방을 밟으면 안 된다는 민속적인 속설에서 이야기를 따온 것 같지만 정작 귀신 혹은 초자연적인 괴물이 나타나게 된 계기는 문 위에 있는 부적을 떼면서 나타났기 때문에 제목과 본편 내용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마지막 에피소드 '생일'도 무당의 염매를 소재로 한 것이기 때문에 '생일'이라는 제목보다는 '염매'라는 제목이 더 직관적이게 와닿아서 잘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특히 아쉬운 점은 짧은 분량 안에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귀신 혹은 초자연적인 존재가 나타나게 되는 개연성 부분이 많이 생략된 느낌이라는 점도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어떤 에피소드는 주인공이 크게 금기를 어기거나 딱히 큰 잘못을 한 건 아닌데 뜬금없이 나타난 귀신 혹은 괴물이랑 맞닥뜨리고 죽는다는 전개가 많이 눈에 띄었던 것 같아요. 그나마 엘리베이터 에피소드나 문지방 에피소드에서 왜 주인공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어느 정도 연결성을 부여한 정도라고 할까. 나머지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나타나게 된 과정을 시청자들 상상에 맡기는 느낌이더라고요.

그리고 공포 효과를 낼 때, 분위기와 연출로 사람의 심리를 죄이기보다는 귀신 혹은 괴물의 일그러진 생김새나 폭력적인 장면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는데 직접적인 고어 묘사보다는 간접적인 연출, 예를 들며 어두운 곳에서 비명소리가 나거나 초자연적인 존재의 공격을 받더라도 피만 허공에 튈 뿐 주인공이 어떻게 되었는지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기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특수효과는 때에 따라서 어설픈 느낌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공포가 반감되는 경우도 있었고요. 총체적으로 말하자면 『도시괴담』은 소재는 신선했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던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네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