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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킹덤』 2시즌 6화(최종화) 리뷰 (2022. 4. 2. 작성)

by 0I사금 202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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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리뷰도 드디어 마지막입니다. 2시즌 최종화까지 몰입하면서 달려왔는데, 막판에 3시즌을 예고하는 떡밥이 던져지면서 궁금증을 야기하지만 그동안 끌어온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좋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해요. 3시즌을 예고하는 내용은 『킹덤 : 아신전』까지 보면 더 이해가 되는 편이고요. 아신의 등장과 스핀오프의 내용 덕택에 3시즌의 빌런은 계비 조씨와 맞먹는 여성 빌런이 등장하지 않을까 기대도 되는 편이에요. 그렇다면 조학주의 역할은 파저위 여진족 수장인 아이다간이 맡게 되는 걸까요? 개인적으로 이번 6화의 오프닝에서 좀비로 뒤덮인 궁궐과 계비 조씨가 원자(무영의 아들)를 안은 상태에서 자기 아버지(조학주) 보란 듯 자신은 빼앗기지 않는다고 말하며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은 깊은 인상을 남기더라고요.


계비 조씨의 캐릭터는 아무래도 빌런이고 그동안 사람들의 평을 볼 때 배우의 연기력 논란도 있었다고 하지만, 조학주를 넘어서 최후까지 빌런의 역할을 맡았다는 점, 자기 야망을 지키고 나름 품위를 갖추며 죽어가는 모습은 악역으로써 훌륭한 엔딩이었다고 생각해요. 제대로 된 악녀라면 저 정도는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생각지도 못하게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빌런이 여성이라는 점도 이 드라마를 높게 보게 되는 측면일 듯. 그리고 이어지는 『킹덤 : 아신전』에서 새로 등장한 아신 같은 경우는 계비 조씨보다 개인 서사가 더 많이 풀렸고, 시대의 희생자라는 비극을 안고 있기 때문에 3시즌에선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풀려나가고 빌런의 역할이 마무리될지 기대가 돼요. (그런데 일단 3시즌이 나와야 알지만;)

그런데 후반부에 이창이 왕위를 포기하고 자신의 핏줄도 아닌 무영의 아들에게 왕위를 넘기고 떠나는 결말은 암만 드라마라고 해도 조선시대라는 배경을 너무 무시하는 게 아닐까 싶어서 이 부분도 3시즌에서 수습을 해 주어야 할 것 같은 느낌. 아무래도 2시즌 중반부에 등장한 강화도에 유배된 노성군은 괜히 나온 인물은 아닌 것 같던데요. 그의 사상은 조카뻘인 이창보다 더 진보적인 측면도 있는 데다 어차피 이창은 왕위나 핏줄에 대한 미련은 버린 상태라 그가 왕위에 오르지 않는다면 노성군이 왕위에 오를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추측이 돼요. 조학주도 생전에 이창이 아닌 노성군을 허수아비에 불과해도 차기 후계자로 점찍고 있었고, 좀비 사태가 무마된 후 무영의 아내가 버젓이 살아있어 아들을 몰래 바라보는 장면이 삽입되어 있는 것도 의미심장하고요.


6화의 내용은 궁궐을 뒤덮는 좀비들과 살아남은 이창 일행, 그리고 몇 안 되는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보면서 저렇게 좀비들이 궁 안의 사람들을 죄다 습격하면 나중에 일상으로 돌아간다 한들 궁 내부의 일을 맡을 사람이 남기는 할까 싶더라고요. 그런데 어디서 보니 조선시대 궁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출퇴근하는 형식이었다고 하고, 저 때 운 좋게 궁에 출근하지 않은 인력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빈자리는 어느 정도 보충이 될 거라는 생각에 좀 안심이 되었다고 할까. 그리고 좀비들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궁의 문을 닫아거는 바람에 옥에 갇혔던 대제학 같이 이창의 편에 섰던 사람들이 무사해서 왕실 유지는 어렵지 않겠다 싶기도 했고요. 일단 이창의 반대 세력은 좀비 사태를 통해 어느 정도 정리된 느낌이니.

여기서 여전히 생존력을 자랑하는 건 범팔과 영신. 저 장면은 이창의 계획을 따라 후원의 연못으로 좀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처를 내어 피 냄새로 유인하려는 장면 인데 범팔이가 좀비 사태를 많이 겪으며 성장했다고 하지만 그 특유의 성격은 많이 남았다는 걸 보여주는 소소한 장면이었어요. 그런데 진짜 발목 안 잡고 성장 많이 했다는 느낌이라 보면서 괜히 대견(?)해졌달까. 범팔은 그 성격이 사람의 귀천을 따지지 않는 편이라더니 평소에도 서비랑도 잘 지내고 이번 6화에서는 영신하고도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나중에는 좌의정까지 올라가는 초고속 승진을 하는데 이때도 소식을 전하러 온 영신과 스스럼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캐릭터 같기도 해요. 범팔의 캐릭터성은 악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선함을 유지하는 인물이라 해석해도 될 듯.


후원의 연못으로 좀비들을 유인할 때 얼음이 깨지지 않는 모습이 너무 절박하기도 했고, 주인공들 대부분이 물어뜯기는 장면까지 나와 진짜 최후인가 싶다가도 설마 주인공들을 저렇게 허무하게 보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아슬아슬한 방법으로 이창이 연못의 얼음을 깨뜨려 좀비들을 모조리 수장시키고, 주역들도 모두 물에 빠집니다. 그런데 시즌 중반 서비가 감염된 조학주를 물에 넣어 기생충을 빼낸 방식처럼 좀비에 물린 이들도 물에 빠지자마자 기생충이 빠져나오면서 감염을 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감염을 치료한 무영의 아들에게 기생충이 체내에 남아있는 듯한 연출, 생사초와 역병을 계속 추적하는 이창 일행의 모습과 역병을 조사한 서비의 책을 전달받으며 생사초의 미스터리에 골똘히 고민하는 범팔의 모습을 통해 아직 해결해야 할 떡밥이 남아있음을 보여주더군요.

그리고 2시즌 6화 후반부에서 비로소 또 다른 빌런 아신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드라마는 엔딩을 맞습니다. 아신의 등장과 함께 나오는 배경음은 좀 경쾌한 느낌이라 드라마의 분위기와는 좀 따로 노는 것 같아서 불호지만 그래도 새로운 인물의 출현으로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들더라고요. 이창 일행은 조사 끝에 상주 땅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생사초가 발견되었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퍼뜨린 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 생사초를 퍼뜨린 장본인이 아신임을 암시하며 본편은 스핀오프인 『킹덤 : 아신전』과 연결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2시즌 6화의 후반부와 『킹덤 : 아신전』은 그야말로 3시즌을 위한 큰 예고편이라고 봐도 무방하더라고요. 그러니까 『킹덤』 3시즌은 꼭 나와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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