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보이스』 시즌 2 2화 리뷰입니다. 아직 초반부라서 그런지 조금 답답한 요소들이 많이 나오긴 하는데, 뭐 이 정도는 보통 범죄 수사물에서 앞으로 다룰 큰 사건을 위한 밑밥 용도이므로 그렇게 못 참을 정도는 아니에요. 도강우라는 캐릭터가 강권주의 능력을 믿지 못하고 불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1시즌 초반의 무진혁과도 많이 비슷한 느낌. 솔직히 1시즌 때도 무진혁이 부인 죽은 일로 강권주를 원망하는 장면이 많아 좀 짜증도 나긴 했는데 초반부 넘어서면 확실하게 신뢰 모드가 되는지라... 그때부터 고구마도 덜어지고, 모태구를 쫓는 일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더 흥미진진해진 것도 있어요.
일단 장경학 팀장을 죽인 범인 장수복을 추적하는 사건은 진범이 급발진 시스템을 이용해 장수복을 살해하면서 허무하게 끝나버립니다. 강권주는 죽어가는 장수복이 남긴 말이나 자신의 초청력을 동원하여 얻은 단서로 '진범'이 따로 있다는 도강우의 말을 믿고, 풍산시 경찰청에서 고립된 그를 골든타임팀으로 끌어올려고 손을 씁니다. 그런데 사이코패스 소리를 들을 정도로 범죄자 심리에 능통하다는 것이 2시즌과 3시즌 내에 계속 설명이 되는데, 이 설정에서 조금 의아한 것은 범죄자의 심리까지 알아낼 수 있는 건 오히려 공감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자신이 겪지 않은 일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닐까 싶거든요.
이런 공감 능력과 상상력이야말로 사이코패스들에겐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후반부 시즌으로 갈수록 도강우가 위험인물이라는 것처럼 몰아가는 건 좀 이해할 수 없던 부분. 심지어 2화에선 도강우는 과거 죽은 파트너 형사가 아들 치료비를 얻으려고 자기 계좌를 이용해 뒷돈을 받아준 것도 봐줬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저게 과연 심리적으로 위험한 인물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의아하거든요. 도의적으로는 잘못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자기만 뒷돈 먹은 형사가 되는 걸 감수하면서 죽은 파트너의 명예를 지켜주고 그 가족이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배려해 준 셈인데 오히려 사이코패스랑 거리가 먼 굉장히 인간미 있는 인간이 아니냐고요.
뭐, 일단 3시즌의 허술함은 넘어가고, 2화에서 강권주가 저리 힘을 써 줬음에도 비협조적으로 나오는 것은 좀 거슬렸다 싶은 부분. 중간에 나온 무진혁이 안부 전하는 엽서가 반가웠을 정도였달까. 그리고 도강우가 계속 데리고 다니는 곽독기야말로 방제수의 끄나풀 아니었나요? 나중에 고구마 터질 것 같은 예상인데, 이 녀석 반전은 그렇다 쳐도 지금 풍산시 나홍수 팀장은 도강우를 보면서 이를 가는 수준이라 어떻게 3시즌에서 도강우를 이해해 주는 입장으로 바뀌었는지 상상이 안 갈 정도예요. 어쨌든 도강우는 강권주 말 좀 들어라 싶고. 그런데 강권주는 파트너들이랑 엮이면서 이리저리 치이는 입장이라 좀 답답했는데, 보면 성격이 가장 예의 바른 타입이라서 주변인의 무례를 어느 선에선 눈감아주는 경향이 있는 것도 같아요.
그런데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한테 꿀리는 건 아니고, 은근히 기가 세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 많아서 사이다인데 강권주가 파트너들과 초반에 불화를 일으키는 걸 보면 4시즌에서 데릭 조랑 빨리 오해가 풀린 게 놀라울 정도라고 할까. 하여간 강권주와 기존 골든타임팀 멤버들은 장경학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진범'에 대한 복수심을 불태우며 사건을 조사하기로 마음먹는데 으레 기존 시리즈가 그렇든 빌런을 잡기에 앞서 또 다들 별개의 사건들이 터지게 됩니다. 그런데 2화 후반부에 등장한 아동 성폭행범이 꼴랑 6년 형 받고 출소한 사건은 어딘가 현실의 불합리한 일들을 연상시키기도 했어요. 골든타임팀이 지금 피해자 납치 사건을 해결하려고 뛰어가는 와중에 도강우는 진범 잡는다고 엉뚱한 데 있어서 지금 뭐 하냐고 묻고 싶었던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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