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원더풀 월드』 6화 리뷰입니다. 그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권선율의 정체에 대해 궁금했는데 이번 6화에서 확실하게 방점을 찍었다는 느낌. 물론 그동안의 회차에서 권선율이 은수현이 찾던 장형자 사건의 피해자가 맞는지 의아한 면모가 없지 않았었는데요. 다만 드라마가 권선율의 정체에 대해 시청자들이 갈피를 잡을 때쯤이면 다른 떡밥을 던져서 좀 혼동이 오게 연출을 하더라고요. 하지만 과거 음주운전 사건의 가해자 권지웅의 부인 김은민이 위급해졌을 때 그때 찾아온 권선율이 당황하여 그를 살리려는 모습을 본다면 저건 단순 아는 사람이 아니라 자식 수준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정도였습니다. 엔딩에서 모자 사이라고 확정나긴 했는데 그전에 그 모습을 보고 은수현이 바로 의심을 품지 않은 건 의아하기도 했어요.
물론 병원에서 마주친 뒤 권선율이 자신은 사람이 죽는 것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그렇다고 설명을 하면서 직접적인 관계는 밝히지 않고 넘어갑니다. 나중에 은수현이 다시 그를 걱정해서 찾아왔을 때 김은민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신경 쓰여서 찾아온 거라는 투로 말을 했을 때는 은수현도 넘어가는 듯했고요. 그런데 보는 시청자 입장에선 저건 거짓말이고 아무래도 권선율이 권지웅의 아들이 맞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고요. 또 권선율이 의학적인 용어를 알고 있는 면모도 있어서 놀랐는데 인물 소개를 살펴보니 아픈 아이들을 치료하고 싶어서 그쪽으로 지망을 했었다는 설명이 있긴 하더라고요. 어쨌든 과거에 의학을 전공했더라면 그 공부를 뒷받침할 정도로 집안이 넉넉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거든요.
하지만 권선율 본인의 입으로는 부인하는 면모도 있고, 은수현도 아무래도 그를 장형자 사건의 피해자로만 여기는 입장이라 의심을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상황이 의심스럽게 흘러가도 사람에 대한 믿음이 더 큰 경우도 있어 그게 시야를 가리는 경우도 없지 않을 테니까요. (확증편향 그런 종류) 그런데 은수현이 권선율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게 된 건 남편인 강수호와 화해를 하고 그와 함께 외식을 하러 갔다가 권선율이 전혀 불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우연히 본 그의 어깨에 화상 자국이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입니다. 장형자가 남긴 일기장에는 당시 사건의 신문기사가 스크랩되어 있어 피해자인 아이의 어깨에 화상이 남았다고 했을 뿐만 아니라, 아이를 찾으면서 들은 말 중에 그 아이가 불공포증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정작 권선율은 자신을 걱정하여 찾아온 은수현에게 별자리 사진을 보여줄 때 드럼통에 불을 때면서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장형자 사건의 진짜 피해자는 병원에 입원한 권민혁이 확실한 듯한데, 이쪽은 조폭들이 도박빚을 갚으라고 혼수상태인 그에게 들이닥쳐 신체포기각서에 지장을 찍게 하려는 등 상황이 말이 아니에요. 물론 이 상황은 때마침 홍수진의 연락을 받고 권선율이 찾아오면서 어찌 수습이 되긴 합니다만. 여기서 권선율이 왜 권민혁을 그토록 도와주는지 아직 이유는 알 수 없는데, 은수현의 눈을 속이기 위해 권민혁을 자신으로 위장하려는 건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건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어요. 예고편에서조차 권민혁이 그걸 따져 물을 정도니...
그런데 이번 6화에서 권선율이 어릴 적 심장을 이식받았다는 언급(친구인 홍수진과 같이 심장 문제로 병원에 있을 때 만났다는 대사)을 본다면 이것도 나름 중요한 떡밥일 듯. 은수현은 권선율의 모친인 김은민을 찾아간 뒤 당시 뺑소니 사고를 기사로 쓴 기자로부터 이 사고가 단순 사고가 아닌 '사건' 같다는 말을 듣고 정황을 조사하게 됩니다. 김은민이 차에 치인 사건도 수상한 구석이 한 둘이 아니었던지라, 은수현은 직접 사고 장소를 찾아가 사고 당시 상황을 추정하기도 하고 당시 뺑소니범의 재판 기록을 열람해 보기까지 해요. 어쩌면 이 사건 뒤에도 국회의원인 김준이 흑막일 가능성이 높은데 다만 권선율과 김준이 어디까지 협력 관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고 두 번 등장한 뺑소니 사건(건우 사건/김은민 사건)도 현재는 진상이 불분명합니다.
김준은 흑막 포스를 보여주면서도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는 나오는 게 없고 자신을 적대하던 강수호마저 지지율을 높이긴 위한 도구로 끌어들일 계획을 세우는데요. 그런데 강수호의 의뢰를 받은 한상이 김준의 비서와 권선율이 접촉하는 모습을 찍기도 하는 등 주인공들도 나름 반격을 준비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다만 그전에 해결해야 할 앙금이 하나 둘이 아니긴 한데 이번 회차에서 은수현이 강수호의 행적을 알았으면서도 그를 심정적으로 도려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다시 받아준 건 미묘한 기분이었어요. 강수호가 절절하게 굴긴 하지만 불륜 문제도 그렇고 시어머니랑 문제도 있고 뭔가 찝찝함이 많이 남은 느낌. 그리고 이번 6화에서 한유리와 은수현의 과거가 약간 풀렸는데 한유리는 제발 통수 같은 것 없는 선역이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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