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드라마(2024년~)

『원더풀 월드』 7화 리뷰 (2024. 3. 22. 작성)

by 0I사금 2025. 1. 8.
반응형

드라마 『원더풀 월드』 7화 리뷰입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거긴 하지만, 전개가 굉장히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왠지 다른 드라마들 같았으면 주인공인 권선율의 정체에 대해서 중반에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거의 후반까지 질질 끌면서 시청자들을 속일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선 그렇게 하지 않은 덕택에 답답함이 줄었는데 그 대신 전개가 어떻게 될지 감은 잡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일단 전편에서 권선율이 주인공인 은수현이 찾던 장형자 - 교도소에서 같은 방에 수감되었고, 수감되는 동안 은수현을 챙겨준 인물 -가 일으킨 방화 사건의 피해자가 맞는지 모호하게 연출되었던 데다 권민혁이라는 인물까지 등장하면서 은수현을 속이고 있다는 암시는 빨리 나온 편이에요.

결정적으로 전편 6화 엔딩에선 방화 사건 피해자인 아이는 불 공포증에 어깨에 화상 흉터가 있음에도 권선율에겐 그런 점이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은수현은 권선율이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다만 여기서 권선율이 누구인지 은수현이 확실하게 파악했는지는 알 수 없었는데, 시청자들의 입장에선 권선율이 음주운전 사건 - 과거 은수현의 아들인 건우를 치어 죽인 사건 - 가해자의 아들이라는 걸 알 수 있었고, 이번 7화에서 권선율이 아버지의 죽음 이후 힘든 삶을 살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므로 의심의 여지는 없어졌지만 은수현의 입장에선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은수현 역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라서 수상쩍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스스로 조사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의아했던 점이 풀리기도 하는데, 일단 은수현에게 방화사건 피해자의 이름과 거처를 알려준 심리상담사인 교수가 알고 보니 권선율의 지인이었고, 권선율의 친구인 홍수진의 이모였다는 것이 드러나요. 은수현 역시 그를 우연히 다시 만나고 자신은 꺼낸 적이 없던 장형자의 일기장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걸 듣고는 의심을 품게 되며, 김은민(가해자 권지웅의 부인)이 의문의 뺑소니 사고를 당한 뒤 그 아들이 엄마의 사고 이후 목격자를 찾기 위해 인터넷에 글을 올린 것을 검색하거나,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강태호로부터 권선율이 자기 학교의 학생이었고 과거 심장 수술을 받은 적이 있어 얼굴을 알고 있다는 사실, 방화사건 피해자들의 유골이 다른 납골당에 안치되어 있다는 사실 등을 확인하며 권선율의 정체를 서서히 파악합니다.

결국 이 모든 의심스러운 사태는 은수현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권선율의 계획이었다는 게 드러나는데요.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인 권지웅은 어린아이를 죽게 만든 인물이지만 권선율에게는 하나뿐인 아버지였고 권선율은 은수현이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에 다시 돌아가도 또 같은 일을 저지를 거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아 이런 일을 꾸미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아버지가 잘못을 했다고 하지만, 아들의 입장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걸 알긴 알겠는데 은수현과 은수현의 가족이 겪은 일도 워낙 심각했던지라 은수현의 입장 역시 안타까운 게 사실이에요. 심지어 홍수진의 이모인 심리상담사 김시라는 은수현이 좋은 사람 같다며 조카인 홍수진을 찾아와 만류하는 기미를 보였을 정도니...

그런데 홍수진도 어딘가 쎄한 구석이 있는 게 권선율을 이성으로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그 태도에서 어딘가 극단적인 면모가 튀어나오는 게 혼수상태인 권선율의 어머니에게 건네는 말도 섬뜩한 구석이 있고 자기 이모에게까지 은수현에 대한 악의적인 말을 내뱉는 것도 좀 그렇더라고요. 권선율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당사자도 아닌 입장에서 저렇게까지 미워하는 기색을 보일 필요가 있나 싶어서요. 거기다 강수호의 동생인 강태호에게 친절을 베풀며 그의 호감을 얻어낸 것도 원래 성격이 그런 게 아니라 권선율의 복수를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데서 좀 반전이었다고 할까요? 권선율을 좋아하는 것이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집착이 섞여 있는 것도 같아서 뭔가 얘도 나중에 사고를 칠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반면 권민혁 같은 경우는 좀 모호한 게, 권선율은 그 대신 일기장을 받았다며 대신 사채빚까지 갚아주고 (돈은 김준의 비서에게 요청) 먹을 것까지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줘서 약간 흔들리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만약 권선율의 호의에 변화가 생긴다면 그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거하게 일을 벌이거나 아니면 오히려 권민혁 같은 인물이 먼저 정신을 차린다거나 하는 경우도 없지 않아서요. 하여간 인물들이 늘어나면서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 감이 안 잡히는데 여기서 강수호와 한유리 사이에 뭔가가 더 있다는 떡밥이 보여 불안감을 안겨줍니다. 또 흑막으로 추정되는 김준에겐 혼외 자식과 자금을 세탁해 주는 내연녀가 있다는 떡밥도 나왔는데 설마 옆집 여자는 알고 보니 김준과 관련 있고 찐 불륜은 강수호와 한유리 이쪽인가 싶어서 찜찜해지더라고요.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