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원더풀 월드』 8화 리뷰입니다.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기는 한데 주제가 복수극이라서 그런가 주인공이 심적으로 심하게 구른다는 느낌을 피할 수가 없네요. 드라마 내용이 중반에 다다르면서 그동안 모호하게 연출된 권선율의 정체도 확정이 났고, 다른 인물들의 관계도 더 확실하게 진상이 드러났는데 이중 몇 가지는 예상이 가긴 했지만 직접적으로 확인되었을 때는 좀 충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흑막으로 예상되는 김준이 이번 8화를 통해 좀 더 빌런 포지션으로 두드러진 걸 알 수 있었는데 다만 의외였던 건 권선율이 은수현에게 행한 짓(사진을 보내 은수현 주변 사람들 관계를 파탄 낸 것)은 그가 부추기거나 시킨 게 아니라 이번 회차에서 권선율이 직접 밝히면서 그도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에요.
현재 암시로 김준이 은수현과 강수호의 아들 건우의 죽음과 틀림없이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현재 권선율이 저지른 짓은 그가 독단으로 벌인 일이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은수현의 입장에선 권선율이 빌런인 건 맞지만, 전체적인 구도로 볼 때 가장 큰 빌런은 김준으로 파악되는데 권선율이 자기가 한 일을 김준에게 밝힌 이상 김준 입장에선 그걸 자기한테 유리하게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이번 회차는 그동안 제대로 밝히지 않은 진상들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긴장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긴장감이 느껴지던 부분은 8화 초반 은수현관 권선율이 카페에서 만나 서로로 진실을 알고 있는 상태임에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경고 비슷하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어요.
은수현은 은수현대로 자식 잃은 어머니의 심정을 밝히며 남은 가족은 건들지 말라고 경고하고, 권선율은 아버지를 잃은 자식의 심정을 드러내 원망을 비추는데 이 장면이 이번 회차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이었습니다. 어쨌든 은수현이 저렇게 확고하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는 했지만, 권선율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닌지라 그의 계획에 협력했던 김시라 교수를 찾아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장형자 사건의 진짜 피해자였던 권민혁을 찾아 그를 돕고 싶어 하는 뜻을 드러내기도 하는데요. 권민혁은 자신을 찾아온 은수현에게 자기는 복수하고 싶어도 이젠 상대가 죽어서 복수하지 못한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그런 그에게 은수현은 그렇다면 지금 자신을 망가뜨리는 짓은 대체 누구를 향한 복수냐며 뼈가 있는 말을 해주게 됩니다.
어쩌면 은수현이 권민혁에게 하는 충고가 왠지 드라마의 주제를 담고 있었단 생각도 들었는데, 권민혁이 은수현의 충고를 듣고 정신을 차릴지는 미지수지만요. 만약 권민혁이 정신을 차린다면 자신을 도와준 권선율만이 아니라 은수현의 충고가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반면 권선율은 은수현의 대답과 그가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 때문에 제대로 버튼이 눌린 건지 복수에 더 힘을 싣게 되는데요. 현재 전개를 보면 은수현과 권선율의 관계는 파국에 가깝기 때문에 과연 화해가 될까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권선율은 은수현의 의동생인 한유리를 타깃으로 삼아 그녀를 버렸던 친모에게 가게를 알려줬을 뿐만 아니라 한유리와 강수호의 부적절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게 그들의 대화가 녹화된 차의 블랙박스를 확인하게끔 계획을 세우기까지 하거든요.
폐차장의 친구를 보내 접촉사고로 곤란해졌으니 강수호가 타는 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 해달라거나 불륜 소재의 명화가 그려진 엽서를 보여준 것도 다분히 의도적인 일이었고요. 결국 이번 회차에서 은수현은 사진에 찍혔던 강수호의 내연녀가 옆집 여자 윤혜금이 아닌 한유리라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게 됩니다. 윤혜금은 김준의 내연녀로, 미술관을 통해 김준의 비자금 세탁을 돕던 인물인데 은수현은 자신이 알아낸 단서로 그녀와 김준의 관계를 눈치채게 되지요. 그런데 윤해금이 굳이 강수호의 내연녀인 척한 것은 찐 내연녀가 누구인지 밝혀지면 은수현이 무너질 거라는 강수호의 부탁 때문에 그랬다는 게 드러났는데, 전편부터 수상쩍은 떡밥이 던져지긴 했지만 그래도 일말의 반전으로 한유리가 선한 조력자이길 바란 기대는 와장창 무너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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