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원더풀 월드』 4화 리뷰입니다. 왠지 이번 4화는 어제 회차보다 더 스릴러 같은 분위기를 띄게 되었는데 그 이유가 주인공인 은수현 주위를 맴돌며 그의 주변 관계마저 파탄시키려고 하는 장본인이 있으나 그게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남편인 강수호가 그동안 은수현을 기만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그 진상이 확인되기까지 과정이 약간 긴장되게 연출되었다는 점이에요. 여전히 은수현 주변의 사람들 중에서 은수현의 모친을 제외하면 누구를 믿을 수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의심을 어느 정도 거둔 한유리도 배반하는 역할을 아니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그나마 은수현에게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한 권선율은 과거 장형자가 저지른 방화사건의 피해자가 맞는지 좀 의심스러운 마음이 생겨나더라고요.
가장 결정적인 것이 권선율이 은수현에게 장형자가 남긴 일기장을 받겠다고 해놓고선, 정작 그것을 받았을 때는 살펴보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고 할까요? 단순히 방화사건 피해자라서 가해자가 남긴 물건을 피하고 싶다는 태도로 보기엔 좀 묘사가 미묘했던 느낌. 또 자기 친구인 홍수진이 집을 찾아왔을 때 은수현과 얽힌 이야기를 꺼내며 '그 여자가 내 보호자를 자처했다'라는 대사에서 날이 서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고, 친구인 홍수진마저 말도 안 된다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게 영 이상하다고 할까요... 그리고 아직 인물 소개로만 이름이 언급되고 현재 모습만 비치며 수상쩍은 행색을 보이는 권민혁의 신상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도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은수현 주변을 주시하는 인물은 운동화만 비추는지라 정확하게 누구인지 파악하기 힘들고요.
또 요양원으로 자원봉사를 나간 은수현이 남편 강수호의 불륜 사진을 보면서 그걸 누가 보낸 건지 알아내려 방송국 스태프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마침 찾아온 권선율이 잠깐 그 사진을 보고 무슨 종으로 찍었는지 카메라 종류를 바로 맞췄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거기다 저도 모르게 은수현을 흔들어놓는 대사를 하고 간 것도 묘하더라고요. 나중에 권선율이 요양원을 찾아와 행패부리는 남자를 막느라 폭력 사태를 일으키자 은수현이 그의 보호자로 나서 대신 합의하고 걱정하는 말을 남겼을 때에는 둘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부 친구와 함께 있을 때 보이는 태도를 보면 어딘가 이중적인 느낌이랄까. 거기다 드라마를 볼 때 권민혁의 존재와 권선율의 존재가 묘하게 혼동되는 연출이 많은데 이것 또한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더라고요.
왜냐하면 비슷하게 4화에서 은수현의 의동생인 한유리가 강수호와 꼭 불륜 관계를 맺은 것처럼 오인되게 연출되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4화 막판에 강수호와 호텔에서 은밀하게 만나는 인물은 다름 아닌 옆집의 여자 윤혜금이었는데요. 초반부만 하더라도 강수호 다음에 한유리가 등장한다거나 은수현이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한유리에게 털어놓을 때도 한유리의 표정이 미묘해서 혹시 강수호와 불륜 관계를 맺은 것이 그인가 의심을 했을 정도였는데 막판에 강수호와 몰래 연락을 주고받으며 호텔에서 만남을 가진 건 뜻밖의 인물이었다는 게 드러났네요. 옆집 여자는 은수현에게 자기 아들의 질환을 신경 쓰지 않고 건우가 친하게 지내줘서 고맙다고 했으면서 저렇게 뒤에서 기만하는 게 기가 막힌다 싶었고요.
어쩌면 강수호가 은수현에게 헌신적이며 좋은 남편의 모습을 보인 건 이미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고 있어서 그걸 숨기고 자기 가책을 지우려고 일부러 그런 모습을 보인 건 아닐까 했습니다. 보면 현실에서도 찔리는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사람 행색을 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아서요. 하여간 은수현은 누가 보냈는지 알 수 없는 사진을 받고 심란해하면서도 냉정을 유지하려고 애쓰며 문제의 사진을 강수호에게 직접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이 장면에서 주인공이 저런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놀랐다고 할까. 여기서 강수호는 자신의 불륜을 부정하지 않고 한때의 실수라고 변명을 하고, 은수현은 자신이 죄를 짓고 수감된 상태에서 이혼까지 먼저 언급했었다는 이유로 이 사태를 묻어버리자고 합의합니다.
하지만 강수호의 배신이 드러났고, 한때의 실수라고 하기에는 다시 호텔에서 만남을 갖는 것도 그러려니와 시어머니 문제도 있고 이쪽은 어떻게 다시 합치기엔 선을 넘은 느낌. 또 은수현에게 사진을 보낸 인물이 은수현의 가정을 파탄 내려는 것처럼 같은 사진을 은수현의 어머니에게 보내면서 어머니의 멘탈까지 무너뜨리는데 이 상황은 다분히 악의적이라고 할까 은수현에 대한 복수심에서 행해졌다고 해석되었습니다. 그가 권선율인지 권민혁인지 알 수 없으나 과거 음주운전 사고 가해자의 자식인 건 확실한 상황. 또 이 사태의 뒤에 강수호랑 악연으로 얽힌 국회의원 김준이 얼마만큼 개입했는지는 아직 파악하기 힘든데, 강수호에게 보복하려고 부인인 은수현까지 망가뜨리면서 그가 모든 판을 짠 거라면 참 지독한 악인이다 싶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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