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월드』 5화 리뷰 (2024. 3. 15. 작성)

드라마 『원더풀 월드』 5화 리뷰입니다. 왜인지 드라마의 전개가 상당히 빠르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도 남자 주인공인 권선율이 누구인지는 이제 대강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전편까지 권선율은 장형자가 저지른 방화사건의 생존자인 것처럼 묘사하면서도 그 행동에선 과연 그때 살아남은 아이가 맞는지 어딘가 미묘한 부분이 등장했는데요. 이번 5화에서 장형자가 남긴 일기장을 보겠다고 은수현에게 받아놓고선 여전히 펼쳐보지도 않았다는 점이나 자신이 찾고 다니는 권민혁의 사진을 그 위에 올려놓은 점, 과거 음주운전 사건 가해자의 부인이 입원해 있던 병실에 권선율이 음료수를 들고 찾아온 걸 보면 권선율은 방화사건의 피해자가 아닌 것 같다고 파악이 되더라고요.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권민혁이 장형자 사건의 피해자로 추측되는데, 현재 권민혁은 도박 중독에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기 때문에 누가 돈을 주고 시켜도 은수현을 협박할 만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은수현과 그 모친에게 강수호의 불륜 현장을 찍은 사진을 보낸 건 권선율이 맞는 것 같은데, 우연히 본 사진이 필름 카메라로 찍은 거라는 걸 단박에 알아차린 것이나 권선율이 가진 물건 중에 카메라가 있는 것을 보면 거의 확정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더라고요. 그렇다면 그가 왜 방화사건의 피해자인 척 은수현을 속이는 건지, 어떻게 은수현이 그 사건의 아이를 찾아올 거라고 예상하고 자신을 위장한 건지는 의문. 또 방화사건의 피해자로 추정되는 권민혁을 위험을 무릅쓰면서 구해준 지도 의문입니다.

또한 은수현 주변의 인물들은 은수현의 모친을 제외하고 누굴 믿을 수 있는지 확실하지 않은 점은 아직도 남아 있어요. 지난 4화에서 은수현은 자신의 남편 강수호가 호텔에서 옆집 여자와 만나는 걸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데,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타입은 아니라 바로 문자를 보내어 그가 한 짓을 추궁하게 됩니다. 사진이 필름 카메라로 찍은 거라고 나온 이상 조작일 가능성은 낮아 보였고, 강수호 역시 자신의 불륜을 인정한 상태였는데 다만 그 대상이 옆집 여자였다는 것은 충격이라고 할까요. 은수현은 남편을 추궁하는 것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옆집 여자 윤혜금을 찾아가 사실을 확인받는데, 그녀는 불륜을 인정하면서도 사진을 보낸 건 자신이 아니라고 털어놓습니다.

이후 은수현은 은수현대로 강수호는 강수호대로 문제의 사진을 보낸 장본인이 누구인지 추적하게 되는데 이때 김준이 나오는 연출을 본다면 사건 뒤에 그가 흑막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겠네요. 권선율이 사진을 찍은 것은 맞지만, 그걸 이용하라고 지시한 건 김준이며 자신의 비리를 캐낸 강수호에게 원한이 있고 보복을 할 겸 권선율을 이용하고 있다거나... 강수호는 전직 형사였던 한상을 찾아가 문제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진을 보낸 자를 찾아달라 의뢰하고, 은수현은 자신이 받은 사진과 달리 모친이 받은 사진에 어떤 글이 쓰인 걸 검색하여 그것이 뺑소니 사건을 다룬 기사라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사건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은수현은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찾아가게 되고요.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은수현은 뺑소니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다름 아니라 자신이 죽인 음주운전 사고의 가해자, 권지웅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거기다 남편의 동생 강태호가 근무하는 병원에 아직도 입원해 있다는 걸 알고 직접 찾아가 확인을 하게 되는데 이때 권선율이 도박장에서 도망치다 부상을 입은 권민혁을 응급실에 데려다준 후 그 병실을 찾아왔다가 은수현과 마주치는 것이 5화의 마지막 장면이에요. 중반 권선율이 자신이 다친 걸 걱정하는 은수현에게 위 포스터의 대사를 건네는 것도 그렇고 묘하게 태도가 냉랭한 구석이 있었는데 친구인 홍수진도 은수현을 보고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의심스럽다 싶더니 5화 엔딩에서 확인사살을 시켜준 셈이네요. 생각보다 드라마의 전개가 빨라서 새삼 놀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