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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다코』 리뷰

by 0I사금 2025.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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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주온』의 시리즈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정주행한 이후, 넷플릭스의 알고리즘이 인도한 건지 이 영화 『사다코』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제목은 그대로 한때 『주온』과 함께 공포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던 『링』 시리즈의 주인공 '사다코'를 의미하는데요. 기존 『링』 시리즈의 후속편인지 아니면 외전인지는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재생을 눌렀습니다. 영화를 보다 보니 기존 『링』의 사다코 탄생 비화를 2019년도로 옮겨온, 말하자면 『주온 : 끝의 시작』과 비슷한 리부트라고 할 수 있겠더라고요.

영화의 주인공, 사다코의 저주에 휘말린 인물은 정신과 의사인 마유로 마유는 자신이 담당하는 환자와 병원으로 실려온 의문의 소녀를 통해 '사다코'라는 존재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처음엔 병원으로 실려온 의문의 소녀가 염력을 쓸 줄 아는 데다, 하얀 옷에 긴 머리를 하고 있었고, 심령술사였던 그 친모가 자기 딸더러 '사다코'의 환생이라며 불로 태워 죽이려는 장면이 초반부터 나와 소녀가 사다코와 관련된 존재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알고 보니 사다코는 따로 존재했고 소녀는 그냥 사다코의 타깃이 된 존재 정도라는 게 반전.

일단 영화가 오리지널 『링』 시리즈의 사다코 이야기를 좀 더 현대에 가깝게 각색한 것이긴 하지만, 사다코의 존재감이 그렇게 크냐 하면 좀 모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링』 오리지널 시리즈에서 공포를 주는 점은 문제의 영상을 본 사람들은 이유를 막론하고 전부 일주일 내로 죽는다는 바이러스와 유사한 시한부 설정이라 급박함이 느껴져서인데, 이 새로운 영화 『사다코』에서는 인터넷 영상이라는 이점이 있어 더 빠르게 무작위로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었음에도 그런 묘사가 별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주인공 마유의 동생 카즈마가 관종 유튜버로 사다코가 나타난 화재 현장을 담겠다고 들어간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는데도요.

사다코의 원한이 자신처럼 부모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감응해서 나타나 그 영상을 이제는 쓰이지 않는 비디오가 아닌 인터넷 영상으로 퍼뜨린다는 설정은 그럴듯했지만 그 효과가 확실하게 묘사되지는 않았거든요. 오리지널 『링』 시리즈에서 사다코가 살해당한 장소가 소설 원작과 영화 동일하게 우물이라는 설정이 이번 영화에선 과거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었을 때 아이를 갖다 버리던 우물 비슷한 동굴로 바뀌었는데, 공포영화치고는 풍광도 좋고 한사리(밀물) 때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더 급박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한사리는 그냥 지나가는 설정처럼 나오고 말았고요.

또 인터넷에 염사한 영상이 사다코의 원한인지 아니면 동굴에서 살해당한 사람들의 원한인지 모호하게 묘사되어 사다코의 존재감이 흐려진 점도 있었습니다. 종종 주인공인 마유가 사다코나 사다코의 모친과 동화되어 과거의 환영을 보는 장면이 나왔지만 사다코의 원한이 어떻게 잉태되었고, 그것이 어떻게 저주를 퍼뜨리는 매개가 되었는지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그리고 저주를 받은 자는 저주를 피할 수 없고 혹은 살아남더라도 찜찜한 여운이 남는 게 공포영화의 클리셰라고 한다지만 주인공인 마유까지 끝내 사다코에게 끌려가는 결말은 허망할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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