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온』 시리즈 리뷰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드라마 『주온 : 저주의 집』을 감상한 후 『주온』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는데 가장 유명한 극장판 1편과 그리고 그 후속작들을 순서대로 감상했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역시 스토리의 완성도, 귀신들의 개성, 공포 장르의 분위기를 한껏 살린 점으로 1편이 압도적이었다는 생각. 2편도 비슷한 구성으로 가는 듯하면서 생각지 못한 결말을 안겨주면서 충격을 주었다는 점에서 1편 못지않은 영화였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특히 2편에선 원귀인 카야코(가야코라는 이름이 더 유명하지만 이름 표기는 넷플 자막을 따름)의 부활을 다루면서 뒷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상상의 여지를 많이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후속작인 『주온 : 원혼의 부활』과 『주온 : 끝의 시작』을 보면서 제일 궁금했던 부분은 쿄코의 딸로 태어난 카야코가 어떻게 되었을까, 저주의 집은 현재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겨졌을까 이런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후속작인 '원혼의 부활'이나 '끝의 시작'은 저런 기대와 다른 영화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일단 『주온 : 원혼의 부활』은 '주온 탄생 10주년'을 기념하여 개봉된 영화라고 나와 있지만 영화의 배경이 전 시리즈와 같은 곳이라는 점을 빼면 우리가 아는 『주온』 시리즈와 큰 관련성은 없어 보이는 내용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별개의 공포물을 『주온』의 배경으로 찍었다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만약 '원혼의 부활'편을 『주온』 시리즈와 엮는다면 사에키 일가의 끔찍한 참살이 일어난 집에 새로운 이들이 이사 오고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나면서 그 희생자들의 원한이 쌓여 또 다른 저주가 생성되었다 이런 식으로 끼워 맞출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카야코는 언급이 없고 다만 토시오가 카메오처럼 종종 등장하는 것으로 전 시리즈와 연결성을 넣은 정도. 일단 전개나 구성은 비슷한데 각각 다른 인물의 시점이 되어 그들에게 일어나는 공포스러운 사건을 보여주는 것은 전 시리즈들과 동일합니다. 이번 영화의 특이점이라고 한다면 문제의 저주받은 집에 이사 온 가족들에게 일어난 참살 사건을 다루는 '하얀 노파'와 쌍둥이의 영혼이 달라붙어 주변에 피를 부르는 '검은 소녀' 두 개의 테마로 이루어졌다는 점이에요.
그나마 『주온 : 원혼의 부활』이 전 시리즈와 연관성은 적으면서도 공포 장르 특유의 분위기를 살려 내용에 완성도를 주었다면 『주온 : 끝의 시작』은 이야기를 아예 새롭게 시작하지만 그 시도가 아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주온 : 끝의 시작』은 일단 개봉 연도가 2014년도이며 시리즈 중에서 늦게 나온 작품이므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활용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등 가장 분위기가 현대에 가까웠는데요. 여기서 사에키 일가와 토시오가 아예 살아있는 사람처럼 등장하는 것 때문에 영화의 설정이 바뀐 건가 싶었습니다. 본래 『주온』 전 시리즈에서 사에키 일가 사건은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 부근에 일어난 것이고 다음 희생자들은 그 이후 등장한 인물들이라 처음엔 이름만 같은 인물들이 희생자로 당첨된 것인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중반 이후 드러나는 사에키 일가의 진실이 본래 『주온』 시리즈의 도화선이 된 사건과 많이 유사한 고로 새로운 희생자의 등장 이런 건 아닌 것 같고, 시대 배경을 90년대 말과 2000년 대 초에서 2014년도 옮겨 리부트를 한 것으로 추측되더라고요. 일단 영화의 전개가 각각 다른 등장인물들의 시점으로 그들이 어떻게 초자연적인 존재들에게 희생당했는지 보여주는 것은 같았으며 시리즈에서 늦게 나온 영화이므로 분장이나 소품이 더 리얼해 보인다는 장점은 있었으나 기존 어디에서 귀신의 존재가 나올지 몰라 심리적인 두려움을 안겨준 전작과 달리 고어적인 묘사로 공포를 주려고 한 건 아쉽더라고요. 또한 저주의 원인을 카야코가 아닌 토시오로 옮기면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카야코의 존재감이 흐려진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적어도 『주온』 극장판 2편까지는 공포영화로써 훌륭했지만 그 이후의 작품들, 적어도 『주온 : 끝의 시작』까지 본다면 전형적인 용두사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무리하게 사에키 일가의 이야기를 2014년도 옮기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설정은 그대로 두면서 과거의 사건이 새로운 사건에 영향을 주었다는 내용으로 갔으면 오히려 흥미진진한 내용이 나왔을 듯해요. 『주온 : 원혼의 부활』이 같은 저주의 집을 배경으로 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담은 시도는 해석의 갈래가 많아지기 때문에 그나마 괜찮았고 비슷하게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인 『주온 : 저주의 집』도 사에키 일가가 등장하는 건 아니지만 비슷한 사건이 계속 있었기 때문에 그게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설정이니까요.
※
찾아보니 『주온』 시리즈는 가장 최근 작품이 『주온 : 더 파이널』인데 이건 넷플릭스에서 찾아볼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주온 : 극장판』 1편의 엔딩곡이 좋아서 유튜브를 뒤져보니 노래가 나오더라고요. 늦게야 여기에 첨부해 봅니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다코』 리뷰 (0) | 2025.01.05 |
---|---|
『슬렌더맨』 리뷰 (0) | 2025.01.03 |
『주온 극장판 1 / 주온 극장판 2』 리뷰 (0) | 2025.01.01 |
『블레어 위치(2016)』 리뷰 (0) | 2024.12.30 |
『블레어 위치』 리뷰 (0) | 2024.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