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야한 사진관』 3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처음엔 유쾌하게 시작하다가 후반부에서는 사람을 울리는 전개로 가는 구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 1화와 2화도 주인공 서기주와 그 주변의 귀신들이 벌이는 소동으로 초반에는 웃음을 주다가 후반부엔 사진관에 찾아온 망자들의 소원이 밝혀지면서 눈물이 날 뻔했는데, 이번 3화는 다른 것도 아니고 여자 주인공 한봄에게 닥친 비극이 심했던지라 좀 많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간간이 3화의 암시로 한봄이 어린 시절 사고(화재로 추정)로 부모를 눈앞에서 잃고 할머니한테 의지하며 살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데다, 할머니가 왜 한봄이 검사직에서 물러난 뒤 변호사로도 로펌에 취업하지 못하게 됐는지 우연히 알게 된 바람에 그동안 손녀에게 한 행동을 후회하던 시점에서 죽음을 맞게 되니까요.
지난주 예고편에서 할머니가 망자가 되었을 거란 암시가 나왔을 때 비극적인 전개는 각오했던 바였지만, 다른 일도 아니고 할머니가 한봄을 쫓아낸 원흉인 이현오 지검장을 찾아가는 장면이 나온지라 설마 저 인간 때문에 사고를 당하게 되는 건가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안 그래도 지검장 같은 경우는 자신이 쫓아낸 한봄의 앞길도 막아버리겠다고 벼를 정도라 악질이라는 것이 그대로 보이던데 설마 저기서 할머니를 해코지하는 게 아닐까 해서요. 그렇다면 귀신이 나온다고 해도 힐링 코드가 많은 이 드라마에서 구제할 수 없는 빌런이 등장하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예상과 달리 지검장 때문에 사고를 당하는 게 아니라 할머니가 이미 속(심장)이 안 좋다는 대사가 먼저 나왔고 아마 자신에게 지병이 있다는 걸 모르는 상태에서 쓰러진 것으로 전개되더라고요.
어쨌든 현시점에서 이현오 지검장은 안 그래도 힘든 한봄의 앞길을 틀어막은 데서 영 좋게 볼 수 없는 인간인 건 확실. 그리고 생각보다 드라마의 전개가 빠르다는 생각을 했는데 전편에서 한봄이 서기주가 죽은 아이를 이용해 어린아이를 유인하려고 했다는 오해는 금방 풀리게 됩니다. 서기주는 한봄의 주위에 어떤 원형 진이 생기며 귀신들의 접근을 막는 힘이 있다는 걸 알고, 그녀를 설득하여 곁에 있으려고 노력하는데 경찰서에서 악귀들이 접근하자 겁먹고 한봄에게 붙어 있으려고 하는 장면이 개그였습니다. 아이를 납치하려고 한 혐의는 때마침 고대리가 와서 다른 사람에게 빙의하여 신원 보증을 하면서 어찌어찌 해결하고, 자신을 의심하는 한봄에게는 선공개 영상에 나온 대로 백남구를 통해 문자의 내용을 고대로 맞히면서 귀신이 보인다는 걸 확인시켜 주지요.
결국 서기주는 한봄을 사진관으로 불러 저승과 이어진 사진관의 상태를 보여주며, 고대리와 백남구가 각각 꽃과 차를 들고 오는 것으로 재차 귀신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물론 한봄은 귀신은 보지 못하고 물건이 떠다니는 형태만 보는 수준) 여기서 고대리는 한봄이 자기와 인터넷으로 소개팅을 한 첫사랑이라는 걸 어필하지만 한봄은 그런 기억이 없다는 데서 사진 도용이 확실해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고대리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한봄에게 격해져서 달려들다가 원형진에 튕겨 날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악귀가 아니라 보통 망자라도 감정이 격해지면 결계 같은 게 발동되는 모양. 또한 백남구의 염력이 다른 때는 잘만 쓰이면서 한봄에게는 통하지 않는 모습도 나와 한봄의 능력에 무슨 떡밥이 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또 신기한 건 한봄과 잘 알고 있는 듯한 (이번 회차에 첫 등장한) 형사 이선호 또한 고대리의 빙의가 통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게 밝혀지는데요. 이 이선호 형사는 3화의 의뢰인이었던 신부님 망자가 특정한 동영상이 담긴 노트북을 가져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서기주가 도둑으로 몰리게 되면서 또 엮이게 됩니다. 상황을 설명하기 힘들어 절도 혐의를 쓸 뻔한 서기주를 구하기 위해 고대리가 나섰다가 빙의가 되지 않는 장면이 나오던데, 이건 한봄 때와 달리 어떤 효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아마 사람 자체가 기가 세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신부님 망자가 숨긴 동영상은 다른 게 아니라 에스파의 공연 영상이었고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이 경찰서에서 춤판을 벌이면서 유쾌한 분위기로 마무리되는데요. 그런데 어째 망자 이야기가 중간에 일찍 끝난다 싶더니 더 큰 것이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3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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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오프닝에 서기주와 삼촌 서기원의 추억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이 나왔는데 서기주의 삼촌은 죽은 사람을 보는 걸 두려워하는 조카 서기주에게 사람 수가 적으니 죽음을 볼일 없는 핏케언 제도로 가자는 약속을 한 뒤 실종이 된 상황이에요. 아무래도 앞으로 가장 중요한 전개는 이 삼촌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내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 추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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