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야한 사진관』 4화 리뷰입니다. 지난 3화에서는 다른 이도 아니고 바로 여자 주인공인 한봄의 할머니 소여사가 갑자기 죽음을 맞는 충격적인 전개가 나오기도 해서, 이번 회차에선 어떻게 수습될까 궁금했었는데요. 아직 초반부지만 망자들과 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을 울리면서도 깔끔하게 정리해 두는 경향이 있어 이번 4화도 슬프지만 그래도 잘 해결되겠거니 기대를 하면서 보았습니다. 하지만 사진관을 찾아온 소여사는 굳이 손녀와 함께 사진을 찍을 필요는 없다며, 한봄을 만나기를 거부하고 어떻게든 추억을 만들려는 손녀에게 빈소를 지키고 부의금을 걷으라는 이야기만 하는데 서기주는 귀객의 요청을 먼저 존중한다고 하면서 대체 어쩌려나 싶더라고요. 할머니가 부의금 타령을 한 건 손녀의 사정을 안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을 듯하지만...
할머니인 소여사가 한봄을 아끼면서도 굳이 떠나는 길에 만나지 않겠다고 한 건 이미 부모를 교통사고로 먼저 보낸 손녀에게 더 아픔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서기주도 그동안 망자와 사진을 찍은 이들이 가족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거나 부작용이 있었던 사례를 떠올리며 소여사의 뜻을 존중하기로 하는데요. 하지만 할머니가 그대로 사라진다면 드라마의 주제와 그동안의 전개랑은 전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을 무렵에 서기주는 한봄에게 쪽지를 보내 사진을 촬영할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고 이번에 특별하게 예외적으로 야외에서 촬영을 시도합니다. 그렇게 한봄은 서기주의 배려로 할머니와 같이 보러 가기로 한 벚꽃을 비록 영상과 모형으로나마 같이 구경하면서 마지막으로 추억을 남기게 돼요.
그동안 회차에서 다룬 에피소드들도 슬픈 건 마찬가지였지만 (에스파 덕후인 신부님 이야기는 개그) 이번 에피소드는 주연이 겪는 내용인데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인 서기주가 겪었던 이별과 오버랩되어 더 진한 감동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어떤 내용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4화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눈물이 나는 회차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물론 그렇다고 내용을 슬픔 일색으로 끌고 간 것은 아니고, 개그씬도 한 스푼 첨가되어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는데요. 보면 밖에 돌아다니는 망자들이라고 다 나쁜 게 아니라서 이번 야외촬영에선 다른 지나가는 망자들이 치킨을 선물 받고 허공에서 꽃을 뿌리는 아르바이트 일을 해주는 등 기발한데 웃긴 장면이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또 한봄이 할머니의 핸드폰 비밀번호를 몰라 부고 문자를 보내지 못하자 백남구가 염력으로 그걸 가지고 와 할머니가 대신 문자를 돌리고 사진관 유령들과 장부를 정리하는 장면도 소소한 개그씬이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핸드폰과 가방을 가지고 가는 장면이 CCTV에선 물건만 둥둥 뜨는 모습으로 찍힌다거나, 떡볶이 트럭을 백남구가 염력으로 정리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귀신이 나타났다고 기겁하는 장면도 그렇고 야외촬영을 하기 위해 서기주와 백남구가 꽃을 사러 갔을 때 백남구가 끄는 카트는 혼자 움직이는 것으로 보여 주변에 있던 손님들이 놀라던 장면도 개그씬이었어요. 와중에 한봄의 친구인 지원이 이탈리아에 있으면서도 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온 건 진짜 좋은 친구라는 생각이 들어서 소소한 감동 포인트.
그렇게 서기주의 설득으로 소여사는 마지막으로 손녀인 한봄과 추억을 남기며 성불하게 됩니다. 사진 촬영이 끝난 뒤 백남구와 서기주의 대화를 보면 서기주가 한봄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건 확정인 듯. 또 보면서 사진기의 설정을 약간 까먹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는데요. 앞 회차에서 미리 설명이 나오긴 했지만 사진기의 셔터를 첫 번째 누르면 망자가 보이게 되고, 두 번째 셔텨를 누르면 망자와의 사진이 찍히며 성불하게 되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보통 사진을 남기면 남은 산 사람들은 본래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마련인데 더는 망자를 볼 수 없음에도 한봄은 사진을 다 찍고 난 뒤 망자를 볼 수 있게 된 것이 확인되더라고요. 한봄의 본래 능력인 세이프존도 그렇고 서기주의 운명이나 실종된 삼촌도 그렇고 풀어나갈 떡밥이 많다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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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차에서 밝혀진 고대리의 본명은 고성호. 고성호는 한봄을 꾸준히 자신의 첫사랑이라 믿고 쫓아다니는데 막판에 한봄이 망자를 보게 되면서 그와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그렇다면 고대리와 인터넷상으로 사귀었던 인물은 누구인지 알 수 없는데 이것도 나름의 떡밥이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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