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미브』 7화와 8화 리뷰입니다. 현재 사정이 있어 드라마의 본방은 사수하지 못하고, 재방송을 통해 감상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오늘 7화와 8화를 연속으로 방영해 준 덕에 두 회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일단 7화의 내용부터 들어가면 이번 7화는 다른 회차보다 고구마 답답한 상황이 많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초반에는 사건이 수월하게 풀려나가는 내용이 나와 더 대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초반 부분에는 유진우가 스타라이즈 1차에서 큰 화제를 얻고 합격했을 뿐만 아니라, 강수현과 심준석의 아들 심진우가 디자인한 헤어밴드가 사람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며 공장 일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고, 학폭위 일도 주인공들 측에 유리하게 해결되는 등 초반은 굉장히 무난한 분위기로 흘러가거든요. 특히 심준석은 강수현과의 이혼 이야기는 생각도 나지 않는 것 같은 태도를 보여주는 등 강수현 역시 정신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풍족한 기분을 만끽하게 돼요.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이 분위기가 반전되는데, 다른 것도 아니고 유진우의 어머니가 아들을 내세워 사람들의 투자를 받겠다는 둥 사기라는 게 확연히 보이는 짓을 하고 있고, 장현철 대표에게 협박을 받은 스타라이즈 피디가 유진우를 떨어뜨리기 위해 마치 그의 인성에 문제 있는 것처럼 편집을 하지 않나 경하나를 띄우기 위해 방송에서 윤지영의 실수를 부각하고 경하나의 실수를 잘라내는 등 손을 보는 일을 하지 않나, 크리스가 유진우에게 과거 그가 일으킨 교통사고에서 떨어뜨린 강수현의 명함을 가지고 생방송에서 탈락하라고 압박을 주는 등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거든요. 개인적으로 이번 회차에서 애꿎게 안타까운 상황이 된 건 윤지영으로 장현철 대표와 피디의 농간 때문에 결국 1차에서 떨어지고 회사에서도 어중간하다는 평가를 받게 되니까요. 뭐랄까, 재능이 특출 나지 않지만 열정과 꿈이 있는 사람의 한계와 절망을 현실적으로 보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반면 유진우는 편집과 조작에도 불구하고 화제를 모으고 실력을 확인받은 셈이니... 그런데 피디의 조작으로 뽑히게 된 경하나가 악역이냐 하면 꼭 그런 느낌도 아닌 게, 애초에 얘는 자기 대표와 피디 사이에 거래가 오고 간 것 자체를 몰랐던 데다 자기 미래에 확신이 없는 윤지영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는 것도 그렇고, 초반에 사이가 안 좋은 티를 내던 크리스에게도 행복한 일을 했으면 좋겠다며 지금 일(클럽 일)에서 손을 떼길 원하는 등 주변 사람들을 위하는 말을 해주기도 하고, 과거 윤희의 죽음으로 트라우마를 보여주는 등 복합적인 모습을 보여주니까요. 하지만 윤지영에게 해주는 충고 중에 지금 이 일이 아니면 죽는다는 결심으로 한다는 말은 조금 극단적이라 차라리 이 일이 안 되더라도 다른 기회나 방법이 있을 거라는 말이 좀 더 공감이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일이 아니면 안된다는 심정으로 매달렸다가 망가진 게 바로 옆에 있는 크리스라서요. 그런데 이 크리스도 유진우를 협박하기는 했지만 정작 유진우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다른 이에겐 알리지 않고, 그 차에 실어놓았을 마약마저 다른 차에 옮겨 유진우가 후에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없앴다는 데서 진심으로 유진우를 걱정해 주는 인물이라는 게 드러나 입체적이었습니다. 크리스 입장에선 강수현이 정말 못 믿을 인간이라 유진우를 떼어놓으려고 했던 것처럼요. 특히 크리스는 강수현과 단 둘이 만나 유진우를 두고 감정을 토해내는 장면이 많던데, 결국 강수현도 크리스의 진심을 알고 나중에 자신에게 연락하라며 명함을 두고 가기도 합니다. 클럽 일을 계속하는 것도 그의 신상이나 미래에 좋은 것도 아니고 마냥 단순한 악역은 아닌 데다 강수현과의 악연도 해결할 게 남아서 언젠가 다시 엮이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과거 윤희의 죽음 관련해선 뭔가 더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있나 싶던데요. 장현철 대표는 동생인 윤희에게 마약을 탄 물을 강제로 마시게 한 과거 투자자의 행방을 쫓고 있었고 (그 상황에서 크리스에게 화를 낸 건 더 어쩌라는 심정이긴 했지만) 강수현으로부터 2차 가해에 가까운 말을 들은지라 원한을 품은 건 좀 이해가 가더라고요. 하지만 과거의 상황을 본다면 윤희의 사고가 있던 날 강수현의 멘탈도 정상이 아니었던 장면이 나왔고, 아무래도 윤희의 사고와 아들 심진우의 사고가 겹쳐 주변을 살필 겨를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결국 주변의 상황이 매우 불운하게 돌아갔기 때문에 장현철과 강수현 사이에는 해결하기 힘든 앙금과 오해가 쌓인 것이 아닐까 싶고, 남은 회차에서 연습생들에게 접대를 강요하고 마약을 먹인 투자자 이야기는 범죄랑 연결된 이야기라 제대로 해결될 수 있을까 좀 걱정이 되더라고요.
다시 스타라이즈 이야기로 돌아가면 이번 7화의 엔딩과 8화의 오프닝은 바로 드라마의 1화 오프닝과 겹쳐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주변의 압박으로 생방송을 포기하려고 했던 유진우에게 강수현은 지금의 일은 어차피 우리가 결과를 알 수 없고 시간이 알려줄 것이라며 그의 심정을 부여잡습니다. 생방송 무대에 선 유진우는 협의된 노래가 아닌 다른 노래를 부르면서 결국 스타라이즈에선 탈락하게 되는데, 당시 방송 사고를 겪은 관객들도 잘 호응해 줬을 뿐만 아니라 큰 회사가 연락이 오고 방송국 측으로부터 유튜브까지 찍자는 제안을 받는 등 일이 수월하게 풀려가요. 하지만 강수현의 가족이 이미 유진우와 유사가족을 형성한 와중에 그 모르게 다른 큰 회사로 넘기겠다는 계약을 진행한 건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좀 충격이라 솔직히 저 결말은 아니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다른 회사로 넘어간 유진우가 강수현을 자기 매니저로 두고 싶다는 뜻밖의 제안을 하면서 전개를 예측하기 어려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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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에서 일관되게 개그씬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중화해 주는 건 투자사 대표인 오봉규 등장 씬이었습니다. 나올 때마다 심준석한테 시비를 걸지만, 저렇게 자주 보다 보면 서로 정들어서 친구가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드라마 7화에서 제목인 '나미브'에 대한 언급이 나옵니다. 바다 같은 유진우와 사막 같은 강수현을 두고 아들인 심진우가 나미브 해안을 알려주면서요. 그런데 아들에 비하면 부모들 디자인 실력은 영 형편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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