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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야한 사진관』 2화 리뷰 (2024. 3. 12. 작성)

by 0I사금 2025.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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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야한 사진관』 2화 리뷰입니다. 제목은 약간 껄끄러운 발음에, 귀신들이 사진관을 찾아와서 사진을 찍는다는 설정은 어찌 보면 호러에 가까운 소재이긴 합니다만 드라마는 망자들의 한을 풀어주는 내용을 감성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네요. 죽었지만 세상을 떠날 수 없는 망자들이 있고, 그 망자들의 성불을 온전히 도와주면서 한을 풀어준다는 구도는 왠지 예전에 본 드라마 『미씽 : 그들이 있었다』의 분위기와 유사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귀신이 등장하는 게 메인이다 보니 가끔 장르가 달라진다 싶은 부분도 적지 않았는데 2화 초반 주인공 서기주가 자신들 집안에 대대로 물려받는 저주 - 35세에 후계자들이 단명하는 모습을 설명하는 장면은 그 연출이 섬뜩하기까지 했습니다.


서기주의 조상이 저승의 사진기를 훔쳐 온 이후 그 아들부터 단명의 저주가 시작되는데 평범하게 죽는 게 아닌 악귀들의 습격으로 죽는 것처럼 나오는 데다 갑작스러운 사고사나 추락사는 물론이요, 심장마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죽음을 맞고 모자이크 처리가 될 정도의 장면이 등장했을 정도니까요. 서기주의 전대 사진사들은 그렇게 죽음을 맞았고, 아버지를 잃고 혼자가 된 서기주를 보살펴준 삼촌 서기원(배우 박기웅 분) 역시 35세 되던 해에 실종이 되었다고 나와 그도 단명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을 거란 암시를 주었습니다. 단명의 저주는 장남만 물려받는 것은 아닌 모양인데, 서기원이 죽은 거라면 어떻게 죽음을 맞은 건지 혹시 마지막에 망자로써 조카를 찾아오는 게 아닐지 궁금해지는 부분이었어요.


또 2화 후반부 사건을 해결하고 밤거리를 걸어가던 서기주가 길거리에 숨어있던 망자들에게 습격을 받는 씬도 망자들의 묘사가 순화되어서 그렇지 분위기 자체는 공포물에 가까웠단 생각이 들었는데요. 저승의 사진기가 사람을 살린다고 1화에서 언급되었고 망자, 특히 악귀들이 본능적으로 그것을 노린다는 설정으로 보이는데 심지어 간판을 떨어뜨려 서기주를 살해하려고 하는 장면이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위기에서 구해주는 게 바로 여자 주인공인 한봄으로, 1화에서 약간 암시가 되었던 바지만 그녀는 귀신을 쫓아낼 수 있는 기운을 지닌 인물. 이번 2화에선 한봄 관련으로 반전 요소가 많았는데 첫 번째 반전은 서기주에게 월세를 준 집주인 소여사의 친손녀였다는 거였다고 할까요?


소여사가 손녀인 한봄을 쫓아낸 건 검사 자리에서 쫓겨나 현재 백수 상황인 것에 대한 불만을 그렇게 표현하며 구박하는 것에 가까웠고, 망자가 아님에도 야한 사진관에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서기주와 유사한 영능력이 있는 것으로 오인받았으나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다는 게 오늘 회차의 두 번째 반전이었어요. 이 부분에서 쌍둥이를 이용하여 페이크를 보여준 게 기발했다고 할까요? 세 번째 반전은 사진관 고대리의 첫사랑이 바로 한봄이었다는 건데, 문제는 첫사랑을 인터넷상으로만 만났기 때문에 한봄의 사진이 도용된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자꾸만 들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서기주는 이번에도 사진관을 찾아온 망자의 한을 풀어주는데 이번에 찾아온 망자는 다름 아닌 교통사고로 숨진 7살 아이의 혼령이었어요.


작중 지나가는 대사로 처녀귀신, 몽달귀신, 달걀귀신보다 아이 귀신이 제일 무섭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이건 악의를 갖고 뭘 한다기보단 철없는 나잇대라 자기 하는 일이 어떤 건지 인식을 못 해서 그런 것으로 묘사된 듯해요. 사진관의 물건을 어지르거나 장난감 사달라고 떼를 쓰는 장면에선 시청자 입장에서도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육원 출신 어린 망자의 사연이 드러나면서 초반의 짜증은 사라지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망자는 쌍둥이 동생의 생일 선물을 사러 가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죽음을 맞은 데다 곧 미국으로 입양을 갈 동생에게 미련이 남아 이승으로 돌아왔다는 게 밝혀지게 되거든요. 결국 쌍둥이의 사정을 알게 된 서기주 일행은 아이들의 생일파티를 열어주고 마지막 사진을 남기게 됩니다.


쌍둥이 동생과 재회한 아이는 한을 풀고 성불하고, 동생 쪽은 보육원으로 돌아오는데 여기서 자신을 찾아다닌 한봄(보육원 봉사활동을 왔었다는 언급이 나옴)과 다른 이들에게 죽은 형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조작이나 합성 같은 것으로 여겼는지 한봄은 서기주에 대한 오해를 하게 되는데요. 초반 서기주가 자신과 같은 영능력자라고 그녀를 오해했을 때는 서로 호감을 품고 좋은 관계로 발전해 나갈 것 같다가 서기주의 오해가 풀리자 관계가 좀 냉정해진 감이 있었던지라 설마 한쪽이 한쪽을 오해하여 몰아붙이다 나중에 오해가 풀리는 전개라면 진부하고 답답하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봄이 망자들의 습격을 받는 서기주를 구해준 데다 드라마의 전개가 빨라서 그런 클리셰는 그다지 없을 것 같더라고요.


또 재미있는 건 주인공 서기주와 삼촌인 서기원 둘 다 『각시탈』에 나왔고 주인공과 빌런으로 대립하는 관계였는데 이 드라마에선 굉장히 의지하고 아끼는 관계로 나왔다는 점이었습니다. 『각시탈』은 보다 말았다 해서 지금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빌런 쪽이 거의 미쳐 날뛰었다는 느낌이었는데 여기선 굉장히 상반된 관계라 재밌다고 할까요. 또 서기주는 이번에 쌍둥이들의 부탁을 들어줄 때마다 자신의 사회적 체면을 걱정하는데 대낮에도 귀신들과 대화하면서 혼자 떠드는 것 같은 모습이 많아 이미 체면은 뭉개진 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진관의 고대리 캐릭터가 웃긴 부분이 많았는데 능력은 10분 동안 다른 사람 몸에 빙의하는 것이고 이번에도 유용하게 쓰이면서 코믹한 씬을 연출하기도 했고요. 다른 동료인 백남구는 염력을 사용하는 설정인 모양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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