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 7화 리뷰입니다. 암만 봐도 서동재는 망신살을 타고난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솟아날 구멍을 갖고 태어난 인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까요? 지난 회차에서 서동재를 비롯 검사와 경찰들은 임유리 살인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리고 오늘 마약 퍼플의 유통책이었던 강선생을 살해한 장본인인 볼링장 사장이 붙잡히고 난 뒤 임유리 살해범이 강선생이며 볼링장 사장이 그를 살해하고 잠적하려 했다는 사실을 밝혀냅니다. 7화는 오프닝부터 잠적한 볼링장 사장의 행방을 좇는 검사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긴박하게 시작하는데 결국 볼링장 사장을 찾아낸 건 서동재였어요. 밀항을 대비하고 엉뚱한 곳에서 대기하던 조병건과 달리 서동재는 마약 제조범들의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여 병원 기록을 찾아내어 볼링장 사장이 있던 곳을 추리하는 등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기까지 하고요.
볼링장 사장이 유통책인 강선생을 살해한 동기는 임유리와 관련되었기보단 마약 제조에서 손을 떼고 싶었음에도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극단적인 짓을 벌인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살인 사건은 약간 의문이 남긴 합니다만... 어쨌든 이렇게 임유리 살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고, 강선생 살인범까지 잡아낸 공으로 서동재는 검사들의 회식에서 대우받고 모범검사 표창장까지 받을 생각에 단꿈을 꾸듯 행복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시기를 보면 이때의 서동재나 검사 일행은 남완성의 기자회견 사실을 사건 수사하느라 미처 몰랐다거나 혹은 기자 회견이 뒤에 있었다거나 싶었는데요. 나중에 표창장 수여식장으로 향하는 길에서 후배인 성시운이 변호사 유튜브에 남완성이 출연하여 아들이 강압수사 당했다는 둥 거짓말을 늘어놓는 걸 바로 말하지 않는 장면은 좀 속이 답답하더라고요.
성시운이 보기엔 서동재가 너무 기분이 좋아보이기에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탓도 있겠지만. 결국 기자회견과 남완성의 유튜브 출연으로 남겨레를 강압 수사했다는 억측에, 과거에 있던 비리 사건까지 파묘되어 서동재는 징계위원회까지 불려 가는 등 고초를 겪습니다. 과거 행적이 드러나 비난받는 것은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적어도 남겨레 건은 검사로써 충분히 할 만큼 한 것이고, 마약 매매는 엄연히 사실인데다 강압 수사로 보일만한 협박은 팀장의 딸이 살해당한 탓에 흥분한 형사들이 한 짓인데 이 건에 한해선 서동재가 억울하다 할만한 일이었어요. 게다가 이 일로 부장으로부터 사표를 내라는 압박까지 받게 되는데 이 부분에선 서동재가 좀 불쌍했다는 생각. 표창 수여식에서 쫓겨난 뒤 부인한테 꽃다발로 처 맞는 장면에서 처량함까지 느껴졌고요.
그것도 그럴 것이 지금 사태를 만든 남완성은 서동재랑은 비교가 되지 않을 빌런이라서요. 서동재의 출세욕이 미쳤다고 한들 현재 행적은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 중인 반면 남완성은 엄연히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이니... 거기다 자기 아들이 기소당하자 변호사로 강원철을 수임하여 서동재를 압박하려는 등 상상 이상의 행동에 역시 이 드라마의 최종 빌런은 역시 남완성이었다는 걸 증명해주더라고요. 여기서 사표를 언급한 부장 역시 남완성과 모종의 딜, 정확하게는 동등하게 주고받는 게 아니라 동생과 관련된 일로 거의 협박을 받는 수준인 것 같아 부장 역시 떳떳하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도대체 동생과 무슨 일이 있길래 남완성에게 꼼짝을 못 하는 건지 궁금한 수준. 반면 박찬혁은 따지고 보면 남완성의 그간 행적을 증언할 수 있는 증인이라 오히려 앞으로 중요해진 인물로 추측되었습니다. 박찬혁 같은 인물이 질기게 살아남은 이유가 있었다고 할까요?
재미있는 건 이 박찬혁 덕에 서동재가 극단적인 상황에 몰린 판임에도 다시 살아날 기회를 붙잡았다는 점인데요. 압박 때문에 서동재가 남완성에게 어쩔 수 없이 빌러 간 상황에서 밖으로 나오는 변호사의 통화를 듣고 박찬혁의 행방에 대해 단서를 잡아 이걸 적절하게 후배인 조병건에게 던져주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후배인 김지희 검사로부터는 남완성과 관련된 참고인 증발 사건 - 이홍건설의 불법시공을 고발하려다 실종된 인물로 초반부 생매장된 이로 추정-에 듣게 되는데 그가 서동재에게 이 자료를 알려준 것은 서동재가 벼랑 끝에 몰렸기 때문에 도리어 자기 계획에 협력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나름 정의 구현하는 입장이면서 검사들이 서로를 이용하는 처지가 흥미로웠습니다. 또 하나 믿을 만한 건 남완성의 아들 남겨레가 양심선언을 하는 건데 보통 이런 건 마지막에 터질까 말까 한 반전인지라 크게 기대는 하지 않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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