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 8화 리뷰입니다. 드라마가 10부작이니 이제 마지막까지 얼마 남지 않은 셈인데 아직은 빌런인 남완성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라 약간 답답함은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서동재가 얌전히 당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이번 8화에선 반격이라고 할 만한 시도들이 몇 번 있었는데요. 가장 통쾌했던 부분은 그동안 서동재의 발목을 잡아왔던 것 - 남완성이 과거 서동재에게 뇌물로 준 땅 관련 - 을 원래는 남완성이 먼저 자기 변호사 유튜브에서 터뜨려 서동재를 매장하려고 작정했지만, 그전에 서동재가 인터넷으로 자신이 그 땅을 남완성에게 받았고 그로 인해 협박을 받게 되었다고 먼저 터뜨리면서 손을 쓸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이었어요.
그런데 저것이 진짜 놀라운 게 서동재가 자신의 과오나 떳떳하지 못한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털어놓는 면도 그렇지만, 자신의 약점이 될 뻔한 과거를 이용해 오히려 남완성이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방어를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말 저런 걸 보면 서동재는 어디에서든 살아남을 인물 같고, 검사직에서 잘린 뒤 상상하는 장면처럼 변호사를 하든 유튜버를 하든 다른 데서도 잘 해낼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서동재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모양새가 어째 그랬는지 부장은 서동재가 잘못될까봐 조병건한테 연락을 시도하는데요. 여기서 서동재가 인터넷에 글을 올린 지 얼마 안 되어 남완성이 저지른 범죄의 증거를 찾기 위해 삽이나 밧줄 등을 구입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자살을 앞두는 모습 같아서 의도한 듯 웃긴 연출이었어요.
조병건은 그동안 서동재를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 비호감으로 비출 수 있던 인물이지만, 이번에는 부장의 연락을 받고 바로 서동재를 찾아갔다는 점이나 남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김지희 검사와 서동재의 계획에 순순히 협조한다는 점에서 이미지가 누그러지기도 했습니다. 서동재나 조병건이나 둘 다 출세욕이 강하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검사의 일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점이 입체적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드라마에 등장하는 검사들 중 가장 검사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은 김지희로, 김지희는 이미 이홍건설 측에서 블랙리스트처럼 얼굴이 알려졌음에도 위험을 감수하고 참고인 증발 사건의 증거를 찾기 위해 대범하게 공사장으로 잠입했고 그곳에서 남완성의 똘마니들에게 쫓겨 죽을 위기까지 겪으면서 증거물을 확보했다는 점이에요.
남완성의 똘마니들이 하는 말을 본다면 매장된 희생자는 한 둘이 아닌 것으로 추측되며, 마침 적절한 타이밍에 난입한 서동재와 조병건 덕에 김지희는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이후 전개는 이 세 검사가 주축이 되어 남완성의 범죄를 밝히고 그를 어떻게 무너뜨릴지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여기서 남완성과 모종의 유착 관계를 유지하는 부장을 이용해 남완성에게 사건을 조사한다는 정보를 흘려 그 스스로 시신을 옮기게끔 유도하려는 시도를 하게 돼요. 거기다 김지희를 위협한 똘마니들이 중간에 일이 틀어지자 남완성의 돈을 훔친 뒤 달아나고 마는데, 남완성이 자신을 건든 인간들을 이유 막론하고 용서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걸 본다면 이 똘마니들도 희생되는 전개로 뭔가 사건에 보탬이 되는 건 아닐는지 추측하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이번 8화에선 남완성으로 인해 희생된 피해자들의 시신을 찾아내는데까지 나가지 못하고 갑자기 경찰서에 나타난 박찬혁이 퍼플의 유통도 임유리 살인도 자신이 했다는 등 거짓 자수를 하는 당황스러운 사태가 일어나는데요. 박찬혁은 그동안 남완성에게 붙잡혀 고문당한 뒤 정신이 붕괴한 것 같아 저 상태로는 과연 제대로 된 증인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아들인 남겨레의 양심선언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이 사태 뒤에 남완성이 있으리란 걸 짐작한 형사들의 태도나 임유리의 아버지였던 형사 팀장이 남완성의 행적을 알고 남완성을 잡아들일 김지희 검사의 계획에 동참하기 시작하는 등 조금은 진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남겨레의 마약 매매 건과 관련된 재판은 이제 시작이고, 부장으로 하여금 방을 빼라는 소리까지 듣게 된 서동재는 후배인 성시운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등 속내는 어쩔지 몰라도 일단 현재의 사태를 받아들이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남겨레의 변호사로서 강원철이 나타나면서 서동재가 당황을 넘어 충격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드라마 초반 강원철의 태도를 보면 과연 의뢰를 받아들일까 싶었지만 결국 변호사를 맡게 되면서 재판의 향후는 어찌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것. 드라마의 서두는 자기 부인에게 사죄하고 야단 맞으면서도 지지를 얻는 서동재의 모습으로 유쾌하게 시작했는데 엔딩 부근에서 강원철이 등장하는 건 시청자 입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이 될 법했으면서도 충격적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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