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마인』 14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특이하게 시간의 흐름이 일정한 게 아니라 어떤 때는 특정 사건이 벌어진 시점을 보여주다가 다시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이야기를 풀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현재 전개에선 한지용이 카덴차 안에서 사망한 사건을 중심으로 시점이 왔다 갔다 하긴 합니다만 연출의 특징인지 그 구도가 헷갈린다거나 착오가 있다거나 하는 경우는 없던 것 같네요. 다만 특정 사건이 벌어지고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면서도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는 미궁으로 둔 채 단서만 뿌리는 상황이라 시청자에게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꼭꼭 숨기고 있어요.
14화의 내용은 꼭 추리 수사극처럼 사건을 맡은 형사가 한지용을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 효원 그룹과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씩 취조하면서 단서를 찾는 상황입니다. 전편에선 갑작스레 모나코로 출국하여 연락이 끊겼다던 집사 김성태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다가 이번 14화에선 서희수와 정서현이 동시에 의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는데요. 일단 김성태는 한진호에게 블루 다이아몬드를 받는 조건으로 한지용을 살해하라는 사주를 받기는 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흡착기를 이용해 금고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훔쳐내는 행동력은 있어도 사람을 살해할 만한 깡은 없는 건지 김성태는 효원 가를 찾아온 엠마 수녀에게 자신의 번뇌를 과감 없이 보여주기까지 해요.
일단 범인에 대한 스포일러를 알고 있고, 이미 중반에 범인의 실루엣을 보여주면서 남성이 아니라는 게 드러나 김집사는 범인이 아니란 걸 충분히 알 수 있지만... 그렇다면 김집사는 왜 잠적했는지 알 수 없는 부분. 심지어 같이 도둑질에 가담한 메이드도 그를 찾고 있는데 말이죠. 설마 다른 게 아니라 진짜 블루 다이아몬드를 처분하기 위해 외국으로 뜬 걸까요? 그런데 드라마를 보다 보면 엠마 수녀의 증언도 이상한 것이 드러나는데 엠마 수녀는 계단 위에서 서희수를 봤고 한지용과 함께 추락한 누군가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이야기했지만 정작 계단에서 추락하여 부상을 입은 건 서희수였다는 게 경찰 조사로 밝혀지거든요.
엠마 수녀가 착각을 한 게 아니라면, 작중에서 서희수를 보호하거나 범인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거짓 증언을 한 셈이 되는데 말이죠. 이번 14화에서 엠마 수녀는 한지용과 몰래 연락을 하고 있었다는 점, 아무래도 한지용의 친모와 관련된 일 때문에 유일하게 한지용의 편에 있어준 인물이란 걸 스스로 밝히게 되는데요. 뭐 이런 것도 이미 한지용이 극단을 달린 끝에 살해당하는 결말을 맞으면서 의미가 없는 것 같지만. 어쨌든 한지용한테 원한을 불태우던 다른 사람들과 달리 한지용을 가장 걱정한 그가 왜 현장과 다른 증언을 했는지는 알 수 없는 부분. 설마 서희수를 범인이라고 생각하여 일부러 그를 감싸기 위해 위증한 걸까요?
그리고 서희수의 기억 상실은 실은 그가 배우라는 특성을 살려 주변인을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했는데 집안 메이드의 이름을 기억한다거나, 도로로 뛰쳐나온 하준이를 감싸려고 뛰어드는 모습에서 실제로 그랬다는 것이 드러납니다. 여기 경찰이 무능한 게 아니라서 서희수의 과거 영화 이력을 통해 그가 기억상실증을 연기한다는 것도 밝혀내고, 한지용을 죽일 만한 인물이 누구인지 서서히 다가가는데 꼭 느낌이 정서현을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더라고요. 심지어 14화 엔딩마저 정서현을 대놓고 의심하라고 연출이 되어 있었고요. 물론 스포일러 덕에 아닌 거 알고 있지만 만약 드라마를 본방사수했더라면 정서현이 범인일까 봐 조바심을 내면서 다음 편을 기다렸을 듯.
전개가 심각한 와중에도 드라마는 가끔 밝은 포인트를 빼놓지 않는데, 일단 이 드라마에서 개그 포지션을 담당하며 시청자들 멘탈을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건 효원가 세 모자입니다. 한진호는 김성태더러 한지용을 살해하라고 사주는 했지만 김성태의 캐릭터를 보면 진정성은 없어 보였고, 한진희의 남편 정도가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걸 찾아가느라 용의자에선 제외된 상태. 동생인 한진희나 모친인 양순혜도 성격이 욱하는 타입이긴 하지만 살인을 저지를 인간들은 결코 아니고요. 와중에 한진희는 재활훈련을 하는 남편에게 이혼해 주겠다고 하고, 남편은 이런 상태가 된 자신을 버리냐며 이혼 못한다고 하는 등 입장이 바뀌고 말아요. 양순혜랑 한진호가 고용인을 관상가 초빙해서 뽑는 장면이랑 함께 이 부분이 정말 개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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