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수 : 더 그레이』는 그동안 기다리던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길 손꼽아 기다렸던 드라마였습니다. 그래서 『기생수 : 더 그레이』가 타이밍 좋게 올라오자마자 1화의 재생을 누르게 되었는데요. 일단 드라마의 전 회차는 전부 합쳐 6화이며 정주행 하는데 큰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드라마의 리뷰는 2회차씩 감상하고 쓰기로 결정했고요. 이 『기생수 : 더 그레이』가 유명한 일본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일본에서 먼저 애니메이션으로 훌륭하게 나왔을 뿐만 아니라 두 파트로 나누어져 실사 영화로 완성도 있게 만들어진 탓에 한국에서 나오는 실사화는 과연 괜찮을까 좀 우려가 들었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일단 예고편이나 포스터를 통해 원작 『기생수』와는 주인공의 성별이나 설정이 많이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한국에서 만들어진 주인공은 원작 주인공과 달리 얼굴의 반이 기생수화되었으며 성별이 다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원작 만화의 주인공은 이즈미 신이치라는 고등학생 소년으로 오른쪽 팔에 공생하게 된 기생수 미기(みぎ : 오른쪽이)와 함께 사람을 잡아먹는 기생수들과 싸우면서 여러 사건을 겪고 성장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원작 자체가 상당히 철학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현재 드라마 1화의 언급을 살펴보면 한국의 설정은 이미 기생수 - 패러사이트들이 각 세계에 출현하여 사람의 몸을 빼앗아 식인 사건을 벌이고 있다는 언급이 나오며, 일본에서 원작 이즈미 신이치의 이야기가 이미 진행되었거나 혹은 한창 진행 중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해요.
제목의 『기생수 : 더 그레이』의 '더 그레이'는 한국에서 일어난 기생수들의 살인 사건을 전담하는 특수부대를 일컫는 이름으로, 1화 시점에서 정부는 edm 페스티벌에서 일어난 기생수의 난동 사건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팀을 만든 상황입니다. 물론 사회의 혼란을 막기 위해 언론에서는 인간 살인범의 무차별 살인으로 포장한 상태지만 이미 기생수들은 한국 사회 곳곳에 침입한 상태며 주인공 정수인(배우 전소니 분)이 머무는 지역에서 특히 그 수가 많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여기서 정수인은 마트의 아르바이트생으로 상품 결제 때문에 진상을 부리던 고객(묘사를 보면 거의 인셀 범죄자 수준)에게 앙심을 산 나머지 퇴근길에 그의 칼에 찔려 풀밭에 쓰러졌다가 그곳에 떨어진 기생생물의 유충에 감염되어 뇌의 일부를 잠식당한 것으로 묘사되더라고요.
정수인에게 기생하게 된 기생수는 칼에 찔린 그를 살리려다가 정수인의 뇌를 완전히 먹어치우지 못하고 약 15분가량만 정수인의 몸을 지배할 수 있으며 몸의 주인인 정수인이 위험하다고 판단할 때 능력을 쓰게 됩니다. 드라마 초반 정수인을 위협한 인셀 범죄자의 몸을 갈라 살해했고, 이후 그를 동족으로 오인하여 조직 - 기생수들만이 모인 교회에서 정체가 발각되었을 때 다시 모습을 드러내 정수인의 목숨을 구하게 되는데요. 드라마의 특징으로는 기생수들을 제거하는 전담반 '더 그레이'가 이미 존재하듯, 기생수들 역시 인간의 조직력을 모방하여 기생수들로만 이루어진 조직을 구성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설정이었는데 이 조직은 겉으로 보기엔 (사이비) 교회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그 리더는 목사의 몸에 기생한 기생수라는 점이었습니다.
다만 앞으로의 빌런이 이 기생수 조직의 리더일지 아니면 다른 존재가 등장할지는 아직 파악하기는 힘들더라고요.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 설강우(배우 구교환 분)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폭력조직의 말단으로 보이며 다른 조직의 보스를 살해하다 실패한 뒤 고향의 누나 집으로 몸을 숨긴 인물입니다. 하지만 고향의 누나는 이미 기생수에게 잠식당한 상태였고 동생은 행방이 묘연한 데다 자기가 벌인 일 때문에 다른 조직에게 쫓기며 목숨의 위협을 받는 상태. 그는 누나를 미행하다가 정수인이 변종 기생수라는 걸 알아차리게 되며 정수인의 기생수에게 『지킬박사와 하이드』에서 이름을 딴 '하이드'라는 이름을 지어주는 등 여러 전말을 알려주는 역할입니다. 물론 설강우가 스스로 알아낸 것이 아니라 하이드의 협박으로 정수인에게 사정을 알리는 역할만 맡게 된 것이지만요.
정수인과 설강우는 2화 후반부 기생수들의 조직(교회)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설강우는 기생수들의 교회에 의해 희생된 동생을 찾으려다 존재가 발각되어 쫓기게 되고 정수인도 그 틈을 노려 도망치다 설강우를 구하게 되는 것이 2화의 엔딩. 아직 2화까지만 본다면 정수인에게 기생한 하이드가 과연 원작의 미기처럼 인간의 감정을 터득할지는 알 수 없는데요. 보면 정수인은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았고, 어머니에게는 버림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과거 서사가 있는데 그의 과거가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 또한 유일하게 정수인을 챙겨주는 형사 철민(배우 권해효 분)의 존재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듯하네요. 철민은 '더 그레이' 팀의 설명을 들으면서 정수인이 기생수가 되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정수인의 머리카락을 뽑는 등 확인을 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변종이라서 머리카락만으로는 정체를 알기는 어려웠지만요.
왠지 철민의 행적을 본다면 사망 플래그가 짙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여기서 '더 그레이' 팀을 이끄는 팀장은 전직 프로파일러인 최준경(배우 이정현 분)으로 그는 기생수가 된 남편을 이용해 기생수들의 존재를 감지하는 사냥개로 쓰는 비정한 면모를 보이면서, 남편의 공격으로 귀가 떨어져 나갔다는 언급을 보았을 때 비극적인 서사가 숨어있지 않을까 추측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2화 후반부 기생수들끼리 싸우는 장면은 박진감 있었다는 생각인데 그전에 동생의 시신을 찾기 위해 인육 창고를 뒤지는 설강우 장면 또한 공포영화처럼 긴장감이 돌더라고요. 또 2화 엔딩에서 최준경은 정수인의 사건 파일을 보고 바로 정수인이 기생수라는 걸 알아차리는데, 혹시 최준경이 인간 쪽 빌런인 걸까요? 기생수가 된 설강우의 누나 역시 현재 시점에선 생존해 있는지라 이쪽도 설강우와 관련하여 뭔가 이야기가 더 있을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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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기생수들은 원작 설정대로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지 그 설정을 반영하듯 어조가 굉장히 딱딱합니다. 드라마 상에서는 좀 어색하다고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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