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 뜻밖의 여정』을 다시 보게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가 기회가 생겨 극장에서 한번 더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영화를 보러 갔을 때 조금 꾸물거리는 일이 생겨서 한 5분 정도를 놓쳤는데 영화가 길다 보니 그 앞부분 약간 놓친 것이 내용에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요. 하지만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이어 이번 『호빗 : 뜻밖의 여정』도 특수효과가 대단한 영화이니 아쉽긴 아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 2차 관람으로 제대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부분의 간단한 배경설명에 불과하지만 드워프들이 건국한 에레보르 왕국의 이미지는 참으로 놀라울 정도였는데, 드워프들이 땅 속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줬다고 할까요? 그 기술력만 본다면 인간보다 훨씬 월등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에레보르 왕국에 용 스마우그가 쳐들어오는 씬에서 기발했던 장면은 바로 스마우그가 들이닥치기 전에 사람들이 공중에 띄워놓은 용모양 연이 날아다니는 장면이었습니다. 순간 긴장했다가 힘이 빠질 무렵 갑작스러운 용의 습격으로 보는 사람들을 화들짝 놀라게 했으니까요. 짧은 시간을 들인 설명이었지만 이 에레보르 왕국 시절 편은 눈요깃거리가 많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드워프들이 만들어놓은 광대한 지하궁전은 물론, 반지 시리즈에는 등장하지 않던 드워프 여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요. 그리고 잠깐 등장한 거지만 스란두일과 같은 요정왕의 모습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외모라는 것은 누구나 다 동감할 겁니다. 순록을 타고 다니는 신비로운 이미지라니...
첫 번째 관람 당시에는 모르고 지나간 거 같지만 영화의 테마를 이루는 드워프들의 노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노래는 영화 내내 각각 다른 분위기를 띄우면서 영화를 이끌어가는데 한몫하는 거 같더군요. 개그씬은 처음에는 박장대소했지만 이번 두 번째는 이미 알고 있는 장면이라 코믹함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상에 등장하는 엘프와 드워프, 그리고 호빗을 제외한 종족들 흔히 악의 종족으로 분류된 트롤이나 고블린, 오크, 와르그 같은 존재들도 다시금 살펴보니 나름 매력이 느껴지지 않나 싶더라고요. 트롤들의 바보 같으면서 소시민적인 면모나 고블린 동굴에서 고블린 킹의 우스꽝스러움은 흔히 민담에서 바보 요괴들의 모습을 영상화시킨 거 같아 친숙함이 들기도 하지만 오크 같은 경우는 오크 수장 '아조그'의 압도감 때문인지 위험함이 감도는데, 보면 오크 대장 아조그는 다른 오크들에 비하면 생김새가 더 카리스마적인 면모가 보입니다.
제가 가장 눈여겨본 괴물 종족은 바로 늑대인간에서 모티브를 따왔을, 혹은 설화 속에서 늑대인간의 모티브가 되었을 '와르그'인데 반지의 제왕 관련 정보를 마구 찾아보니 이 와르그도 꽤나 지성체 같더군요. 근데 왜 오크를 등에 태우고 다니는 걸까요? 솔직히 악역으로 등장하는 '괴물'들 중에서 이 와르그가 가장 멋있어 보였습니다. 조금 아쉬운 면은 역시 등장인물들이 너무 많다 보니 묻히는 인물들이 있다는 건데, 김리 아버지인 글로인도 극상에서 몇몇 대사를 던진 거 외엔 비중이 없습니다. 소린은 주인공이라 비중도 크고 필리와 킬리는 외모 덕에 눈에 띌 수밖에 없지만... 그 외에 개성적인 생김새나 빌보와 친하게 지내면서 존재감을 어필하는 드워프도 있지만요.
그나마 이것도 원작에 비하면 많이 보정을 받은 거라고 하니까요. 드워프들의 신장 사이즈는 죄다 그래픽으로 조절하나 했는데 호빅 제작 스틸을 보니 그래픽보단 등장인물들의 의상을 이용해 신장의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을 쓴 듯하더군요. 스탭과 배우가 나란히 있는 사진을 우연히 보았는데 엄연히 드워프 역 배우들이 훨씬 키가 크던데 간달프나 엘프들과 같이 있는 씬을 제외한다면 드워프나 호빗이나 원래 비슷한 사이즈니까 굳이 조절을 할 필요가 없긴 하겠단 생각도. 그리고 다시 보게 되는 거지만 여전히 깜짝 놀라는 것은 마지막 장면에 스마우그 등장씬입니다. 몸의 일부 그것도 눈과 코부분만 드러나는 장면인데도 섬뜩하게 놀라는 면이 있는데 다음 시리즈에선 이 스마우그가 어떤 모양으로 등장할지 기대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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