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화 리뷰 (2022. 7. 2. 작성)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TV에서 채널을 몇 번 돌리다 예고편을 조금 본 기억이 있는데, 이때는 제목이 조금 특이해서 시선이 가는 정도였습니다. 직접 드라마를 찾아볼 생각은 없었지만, 넷플릭스에 이 드라마가 올라온 걸 보기도 했고, 주변인들로부터 이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한번 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요. 일단 드라마의 소재가 특이하여 사람의 관심을 끌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본방 채널이 좀 낯선 고로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를 사수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일단 제목부터가 '이상한 변호사'라는 타이틀이 들어가 있어서 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걸까 싶더니 다름 아닌 주인공이 자폐 성향을 가진 천재라는 설정이었습니다. 

자폐 성향을 가진 천재 설정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많이 써먹었던 것이기 때문에 뭐가 새롭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편견이나 클리셰처럼 이런 자폐형 천재는 항상 남자 캐릭터로 등장하는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제가 떠올리는 자폐를 가진 천재 타입만 해도 거의 남성 캐릭터였다는 게 사실이라서 여성 주인공이 자폐를 가지고 있는 천재라는 소재는 상당히 신선하다고 여겨졌습니다. 예전에 본 『구경이』처럼 클리셰를 비튼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거기다 그 천재성이 예술이나 학문 계열이 아닌 법학 계열이라는 것도 특이했는데, 이 드라마는 주인공이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모습을 현실에서 보기 드문 현상 같으면서도 마구 과장되지 않게 이끈다는 느낌이었어요.

어쩌면 배우의 연기가 뛰어나고, 캐릭터의 성격이 정감이 갈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인물조차 그의 성격을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법정 싸움이라는 소재임에도 큰 스트레스 받지 않고 흥미롭게 볼 수 있던 건지도 모릅니다. 자기 이름을 거꾸로 해도 우영우라며 자기소개를 하는 주인공(배우 박은빈 분)은 다섯 살 때 자폐 판정을 받았지만 집에 있는 아버지(배우 전배수 분)의 형법 서적 - 설정상 아버지가 법대 출신인데, 법조계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식당 일을 하는 걸 보면 뭔가 따로 서사가 있는 느낌 -의 조항들을 자세하게 외울 정도로 비상한 지능을 타고난 인물이며, 재판에서 자신의 성향을 언급하며 양해를 구하는 걸 보면 자폐 판정을 받긴 했지만 어느 정도 사회성은 갖춘 인물로 보이더라고요.

그가 한바다라는 로펌에 들어가 일종의 시험 비슷하게 맡은 사건은 어떤 할머니가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할아버지를 다리미로 폭행한 사건인데, 다름 아닌 이 할머니는 우영우가 어린 시절 빌라에 살 때 그를 종종 보살펴준 집주인 할머니이며 그의 비상한 재능을 보고 변호사가 될 거라고 기운을 북돋아준 친절한 사람입니다. 그의 남편은 의처증인지 수시로 자기 부인을 의심하며 구박하고 폭언을 일삼던 인물인데, 과거 우영우의 아버지를 의심하여 우영우를 상대로 폭언을 퍼붓기까지 한 인간... 검사는 할머니를 살인 미수죄로 기소를 한 상황이며 우영우는 이것이 살인이 아니라 상해죄임을 입증해야 하는 입장인데 처음엔 우영우의 첫 재판이라 혹시 주인공이 실수라도 할까 봐 조마조마하면 보게 되더라고요.

대체적으로 드라마는 훈훈한 분위기에 개그 코드도 많고,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선량한 인물들이기도 한데 법정 장면에서는 긴장감이 돌았다고 할까요. 하지만 우영우는 검사와 의사들이 미처 살펴보지 못한 증거와 상황을 캐치하여 사망 원인을 알아낸 뒤, 할머니가 남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밝혀내어 상황을 반전시킵니다. 여기서 우영우의 특징이 단순 법 조항을 상세하게 꿰고 있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놓칠 수 있는 작은 부분을 살펴보는 점이라는 걸 보여주더라고요. 일대일 상황에서 소통은 힘든데 관찰력 하나는 비범하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선하긴 하지만 법에 무지하여 곤란을 겪을 수 있는 인물을 돕는 내용이라 더 훈훈하다고 느껴졌는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