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화 리뷰 (2022. 7. 2. 작성)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화 리뷰입니다. 1화를 매우 흥미진진하게 본 고로 2화도 바로 달리게 된 드라마인데, 드라마는 한 회차 당 주인공이 사건 하나를 맡는 구도로 갈 것 같네요. 이번에 맡은 사건은 다름 아닌 재벌 가문끼리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는데 신부의 웨딩드레스가 벗겨져 파혼에 이르게 된 황당한 사건이었습니다. 그 전말은 다름 아니라 신랑 쪽 가문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인데 신부의 등에는 관세음보살의 문신이 있어 신랑 쪽 집안이 충격을 먹고 파혼을 하고, 이에 분노한 신부 쪽 집안이 웨딩드레스를 소홀하게 관리하여 이 사태를 만들었다고 호텔 측을 상대로 10억 위자료 소송을 건 사건이에요.

법정 싸움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암울한 살인, 강간 같은 강력 범죄만이 소재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에피소드였달까요? 중간에 재판을 맡은 판사가 이번 사건을 사법부 인력 낭비 비슷한 투로 말을 하긴 하는데, 원래대로라면 호텔 측에서 보상금으로 제시한 2억 원 정도가 제일 적당한 수준이라고 언급이 나오기도 하고, 신부 쪽 아버지가 자기들 손해, 그리고 재벌 가문과 연을 데려다가 파혼당했다는 분노 때문에 호텔 측에 어떻게든 보복하겠다는 심보로 시작한 거라 라이벌 로펌에서 포기했다는 이야기에 주인공이 속한 로펌 대표가 자신들이 맡겠다고 나선 사건이거든요. 저번 사건이 그래도 현실성이 있었다면 이번 사건은 좀 웃기지만 있을 법한 느낌이라고 할까.

사건도 사건이긴 하지만 드라마는 틈틈이 우영우가 속한 로펌 측 인물들의 성격을 조명하기도 하는데요. 우영우와 비슷한 시기에 송무팀에서 근무하게 된 직원 이준호(배우 강태오 분)는 고래 덕후인 우영우의 말을 들어주는 성격이 좋은 인물일 뿐만 아니라, 어쩌면 우영우와 러브라인 비슷한 구도도 되겠다 싶은 캐릭터이기도 하더라고요. 캐릭터가 호감이고 드라마 분위기 상 로맨스 구도가 약간 첨가되도 무리는 아닐 것 같달까. 선배 격인 정명석(배우 강기영 분) 같은 경우도 처음 우영우의 행동을 보고 그를 조금 못 미덥게 여기는 것 같아 혹시 내부 빌런인가 싶더니 1화에서부터 우영우를 믿고 도와주는 역할이고, 우영우와 같은 로스쿨 출신인 최수연(배우 하윤경 분)은 우영우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 같으면서도 그를 신경 써주는 인물이라는 게 드러나요.

작중에서 우영우가 사무실 현관의 회전문을 통과하지 못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여기서 그를 도와주는 게 이준호와 최수연이에요. 보통 최수연 같은 인물은 주인공에게 열등감을 느껴 발목을 잡거나 방해를 하는 악녀 역할로 나올 것 같지만, 여기 등장하는 최수연은 그런 성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고 그가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며 견제하는 건 주인공인 우영우가 아니라 동료 변호사인 권민우(배우 주종혁 분)라는 점도 특이해요. 남녀 캐릭터가 이렇게 공적을 두고 견제하며 다투는 장면은 좀 보기 드물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이 둘은 왠지 앞으로 러브라인으로 발전할 것 같은 느낌인데, 클리셰를 깨는 차원에서 굳이 러브라인이 아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어쨌든 주인공들 로펌은 파혼한 가문 사이에 결혼을 전제로 300억 원가량의 땅 선물(신랑 측에서 신부 측에게 준 선물)이 있었다는 걸 알고 이것을 이용해 위자료를 더 받아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주인공들이 해결해야 할 사건이고, 그들이 속한 로펌을 응원해야 하는 입장인 건 맞지만 왠지 느낌이 저 신부 아버지가 잘 되는 건  응원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내용이 전개되는데요. 이때 법정에서 파혼을 당한 신부가 우영우의 조언으로 소를 취하함에 따라 재판은 무효가 됩니다. 그런데 드라마 초반부터 신부가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는 있었지만 막판 반전은 예상하지 못했고, 옛날 드라마에선 상상하지도 못할 전개였는지라 상당히 인상적인 결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