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5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를 통해 1화와 2화를 접하고 그 뒤로 본방사수하게 된 드라마인데요. 처음에는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그러나 천재적인 법학 지식을 지닌 주인공이 의뢰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이라 소재의 특이함이 끌렸고, 그다음에는 사건들이 독특한 것 같으면서도 현실에 있을 법한 내용이라서 이 사건을 과연 어떻게 주인공이 해결하고 이끌어나가느냐 궁금한 나머지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 우영우를 둘러싼 인물들이 각자 개성 있으면서도 선량한 사람들이라 꼭 힐링물을 보는 느낌으로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었네요.
그런데 16부작의 드라마의 모든 에피소드가 반드시 의도가 좋고, 결과가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걸 이번 5화가 제대로 보여줬는데 분명 주인공들 소속인 한바다 로펌이 손해를 본 것도 아니었지만 이번 5화는 마냥 그들을 응원하기 어려웠던 복잡 미묘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나중에 사람들의 평을 찾아보니 이번 5화에선 우영우의 고래가 등장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토로하던데, 진짜 5화에선 우영우가 발상을 전환시켜 사건을 극적으로 반전시키는 구도가 등장한 적이 없었네요. 어느 정도 판타지 색채를 품고 있던 전편과 달리 이번 5화는 무난한 해결이나 개운함을 찾아볼 수 없던 진심 매운맛 에피소드였던 셈.
이번 에피소드에는 은행에 납품하는 ATM 기술의 실용신안 (물품의 형상이나 구조, 조립 등에 관하여 새로운 연구를 하여 산업상으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한 기술적 고안) 등록 관련 소송이었는데요. 한바다에 의뢰를 한 회사는 미국 시카고 박람회에서 오픈소스로 공개된 것을 자기네 기술로 둔갑시킨 것이고, 이를 지적하며 소송을 제기한 다른 회사의 물건이 납품되지 못하도록 가처분 신청까지 한 상태. 이미 작중에서 의뢰를 한 회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게 여러 번 암시되기까지 했고요. 심지어 우영우마저 그런 점을 눈치채고 있었지만 자신들의 승소를 위해 침묵했고, 결국 우영우는 변호사로서 고뇌를 느끼게 된다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전체적인 구도가 한바다의 변호사들마저 회사의 계획에 이용당했다는 인상으로 끝나는 데다, 소송을 제기한 라이벌 회사 쪽은 영세한 회사라 절박한 상황이 묘사되고 한바다에 의뢰한 회사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물까지 찾아내어 가처분은 겨우 취소되긴 하지만 이미 의뢰한 회사 쪽이 은행들과 계약을 독점한 상태라 경쟁 회사는 파산할 위기를 겪게 된다고 나오면서 굉장한 찜찜함을 남겨주기까지 했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어떤 사이다도 없고 어떤 판타지도 없었다고 할 수 있었는데, 의뢰한 회사 쪽이 감사의 인사로 가지고 온 액자 그림이 변호사 윤리 강령이 쓰인 액자를 치워버리는 구도는 노골적이기까지 했고요.
처음엔 권모술수 권민우 변호사와 대립하여 우영우가 이기는 사이다를 기대했는데, 예상 밖의 스토리에 놀랐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이번 의뢰로 승승장구하는 건 권민우고 기술을 베껴서 자기네 것으로 등록한 회사일 테니 그 현실성에 질려버릴 수준이었는데 드라마가 16부작이다 보니 모든 에피소드가 사이다와 판타지로 채워질 수는 없겠지요. 우영우는 경쟁 회사 쪽 사장님이 보낸 편지 '진실을 밝히는 변호사'가 되라는 편지를 자기 사무실에 붙이며 마음을 다잡는 것 같은데 다음 사건에선 우영우의 활약과 판타지라도 좋으니 좀 더 개운한 엔딩을 기대해야겠습니다. 다름 아닌 다음 사건은 최수연과 함께 맡는 사건일 테니까 분위기도 다를 거 같거든요.
이번 5화에선 재판이 끝나고 식사 시간에 우영우가 최수연이 보여준 작은 친절과 배려를 가리켜 '봄날의 햇살'이라고 평하는 장면이 유독 좋았는데요. 권모술수 권민우랑 최수연이 서브럽라이길 바랐던 건 진심 취소하고 싶은 마음. 권모술수 권민우에겐 최수연이 아깝고, 동그라미랑 엮기도 싫은 수준이랄까. 그런데 이 사건의 여파가 끝나기도 전에 한바다의 라이벌인 태산의 대표 변호사인 태수미의 이야기가 등장하며, 그녀에게 혼외 자식이 있다는 언급이 나와 궁금증을 일게 하는데요. 실은 전편에서 간간이 우영우의 모친에 대해 조금 미스터리하게 암시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출생의 비밀이 언급되면서 드라마는 여전히 흥미를 불러일으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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