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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4년~)

『크래시』 8화 리뷰 (2024. 6. 4. 작성)

by 0I사금 2025.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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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크래시』 8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재미있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지만, 사정상 본방을 볼 수 없었는데 몰아보기 수준으로 1화에서 6화까지 재방송을 해 준 걸 볼 기회가 생겼고 7화부터 본방 사수가 가능하게 되었네요. 전편인 7화에서 TCI 팀이 맡게 된 사건은 카 캐리어 차량의 벨트 부품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훼손하는 바람이 일어난 사고를 수사하는 내용이었는데요. 거기다 중간중간 차연호가 과거에 일어났던 교통사고 - 표면적으로 차연호가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아 신혼부부를 차에 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드라마의 암시로는 진짜 가해자들이 따로 있고 차연호가 엉뚱하게 누명을 쓴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와 관련해서 또 다른 사건이 암시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번 카 캐리어 차량 전복 사건과 차연호의 과거 사건은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이번 범행의 타깃이 된 화물기사 한경수가 과거 차연호 사건의 목격자였다는 게 밝혀졌는데요. 그가 목격자라는 사실은 차연호의 입으로 드러나긴 했지만 아무래도 한경수의 행보를 보면 표정욱 부자와 양재영 부자의 협박이나 회유를 받아 위증을 했던 것으로 추정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차연호와 마주치자마자 제발 저린 듯 겁을 먹고 도망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 건데 분명 주변에 과거 사건 관련자들을 주시하는 검은 차가 나타난 건 사실이지만 사고 자체는 별개의 것이었다는 결론. 적어도 이번 카 캐리어 차량 전복 사건의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목격자가 본 모자의 색상으로 드라마는 시청자들 한정으로 알아볼 수 있게 충분히 암시를 해 준 바 있습니다.


카 캐리어 전복 사건의 진짜 범인은 이번 에피소드 초반에 등장했던 젊은 화물기사 서동우라는 인물로, 서동우가 이런 범행을 저지른 건 다름 아닌 아버지가 당한 억울한 일에 대한 복수 때문이었죠. 과거 서동우의 아버지를 비롯 다른 화물기사들은 당시 회사로부터 과적을 강요받고 사고가 날 경우 그 책임은 오롯이 화물기사 개인이 뒤집어쓰는 각서를 대표의 강요로 억지로 쓰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러다 진짜 사고가 나 서동우의 아버지가 모든 책임을 쓰게 되자 다른 화물기사(전복사고의 피해자들)와 함께 회사와 대표를 고소하였지만, 오히려 대표로부터 업무방해죄로 역고소를 당하게 되고 서동우의 아버지를 제외한 사람들은 고소를 취하했다는 과거가 드러납니다. 결국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게 된 서동우의 아버지는 자살을 했다는 비극적인 사실이 수사 끝에 밝혀지게 돼요.


이번 사연은 힘없는 사람들이 당한 일이 시발점인데다, 회사의 대표가 매우 뻔뻔한 인간으로 그려지는 바람에 사건의 범인임에도 안타깝게 여겨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는 그런 서동우의 복수심 때문에 엉뚱한 희생자가 생겼고 그것이 다른 비극을 불렀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짚어주면서 사건 자체는 매우 착잡하게 마무리되더라고요. 서동우가 어떤 처벌을 받을지는 드라마가 거기까진 묘사하지 않고 시청자들의 판단에 넘기는 듯한 그림. 그런데 여기서 우동기 형사의 아버지가 당시 서동우의 아버지와 같이 회사를 고소한 화물기사 중 한 사람이었고, 처음엔 그의 아버지도 범행의 타깃이 되는 건가 싶어 긴장감이 돌기도 했는데 우동기 형사의 아버지는 유일하게 서동우의 아버지에게 사죄를 했던 사람이라 복수의 대상에서 벗어났다는 게 밝혀지더라고요. 


그래서 주인공 형사들의 가족이 범죄에 연루되어 피해를 입는 클리셰는 안 나오려니 싶었다가 막판 민소희의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나와 불안하면서도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건지 궁금증을 안겨주면서 8화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예고편 영상을 보면 표청장의 아들이 표정욱과 관련되어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되던데요. 보면 나쁜 놈은 진짜 하나만 하지 않는다는 클리셰를 보여준다고 할까요. 또 이번 8화에서 좀 황당했던 건 전복 사고 때문에 화물차를 잃어버린 한경수가 표정욱을 협박 하여 돈을 뜯어내려다 역으로 두들겨 맞고 살해당할 위기에 몰렸다는 건데, 솔직히 저 행동이 바보 같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저 정도로 막 나가는 고위층을 협박하려면 뭔가 하나는 대비를 해야 하는데 그런 거 없이 다짜고짜 협박부터 했으니까요.


이미 차연호도 경찰로 일하는 거 알았겠다, 만약 고위층의 약점을 알고 있다면 자신이 위험해질 경우 믿을만한 사람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그것을 터뜨리라고 언질이라도 하던가 아니면 당시 상황을 녹음이라도 해서 증거를 만들어 보관하던가... 보면 협박으로 돈 뜯어내는 것도 멍청한 인간들은 못한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에 양재영 사건이 강제적으로 TCI 팀으로 넘어오면서 과거 차연호 사건의 최초 수사관이 정채만 팀장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로써 정채만이 차연호를 왜 자기 팀에 받아주는데 망설임이 없던 건지 이유가 확인되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여전히 양재영 사건의 범인을 마치 정채만인 것처럼 연출하는 장면이 있어서 저 떡밥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을지 아니면 일종의 반전을 위한 페이크일지는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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