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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소설 기타

『마음의 불을 꺼라』 리뷰

by 0I사금 2025.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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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마음의 불을 꺼라』에서 제목이 의미하는 '마음의 불'이란 바로 마음속에 깔린 분노를 의미합니다. 책에선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각종 정신질환(우울증이나 성격장애)들이 마음속에서 다스릴 수 없었던 화가 표출된 것으로 보고 그것을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이 화가 제대로 승화되지 못한 채 밖으로 표출되는 모습을 책에서 24가지의 형태로 구분하고 있는데요. 예전에 정신질환과 관련된 서적을 읽었을 때 각 문화권과 지역에 따라 정신질환이 달라지는 경향이 있고 우리나라의 '화병'과 같은 경우도 의학적으로 인정되었을 정도라는데, 그 형태가 문화적인 모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그 기저에는 인간들이 다스리지 못한 정신적인 트라우마나 스트레스가 공통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책에서는 화가 표출되는 모습을 1. 직접적인 화, 2. 위선, 3. 도둑질, 4. 거짓말과 기만, 5. 우울증, 6. 칩거, 7. 수동 공격, 8. 절망, 9. 자살, 10. 탈진, 11. 자기파괴, 12. 낮은 자존감, 13. 강박행동, 14. 강박관념, 15. 복수심, 16. 중독, 17. 정신지체 장애, 18. 파국적 기대, 19. 마조히즘, 20. 사디즘, 21. 순교, 22. 지나친 비판, 23. 비난, 24. 뒷말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표면적으로 납득이 가다가도 이것은 왜 분노에 속하는가라는 의문에 막히는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자면 순교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특이하게 책에서 설명해 주는 '순교'란 이타적인 의미의 종교적인 순교가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순교를 의미하는데, 인간관계에서 벌어지는 순교는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다른 이들에게 죄책감과 열등감을 안기며 그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자신을 우월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더군요. 

이 순교의 방식을 택하는 이들의 기저에도 타인에 대한 복수심과 모든 사태의 책임을 외부에 돌려서 자신은 고결하지만 사악한 이들 때문에 희생된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는 거죠. 외에도 자살에 대한 해석이 특이한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자살이 절망의 연장이 아니라 자신의 분노가 현실에서 표현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그 분노가 자가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보고 있더군요. 그렇기 때문에 자살에는 일종의 복수심 또한 섞여 있는데, 예시로 나온 아들을 잃은 부모의 사례가 그렇습니다. 아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남은 부모는 서로를 비난하다 결국 이혼을 하게 되는데, 모든 자살을 다 그렇다고 보기도 어렵겠지만 자살은 산 자에게 죄책감을 안겨주기 위한 방도로도 쓰인다고요. 

이 책을 읽다보면 공통적으로 내용은 사람이 분노를 다스리지 못할 경우 그 분노가 타인에게 투사되어 타인을 희생시키거나, 혹은 자신에게 돌려져 자기 학대나 자살과 같은 자신의 삶을 망치는 경향이 있다고 주제가 모이는 거 같습니다. 분노의 투사는 예전에 리뷰한 바 있는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에서 언급한 그림자의 투사와도 많이 비슷한데, 분노의 투사나 그림자의 투사나 결국 자신의 마음의 짐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것이 똑같습니다. 그래서 책은 자신의 분노에 대해 그것의 원인을 잘 파악하여 평온하게 다스리는 방법을 찾고, 다른 사람 탓을 하기 전에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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