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에서 『멧돼지 사냥』이라는 스릴러 드라마가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솔깃했습니다. 최근에는 스릴러 종류보다는 힐링이나 일상물 같은 드라마를 더 보게 된 느낌이라 아쉬운 감이 있었거든요. 우연히 보게 된 줄거리를 보니, 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미스터리, 제목 그대로 멧돼지 사냥을 나간 아버지가 실수로 사람을 쏜 날 아들이 실종되었다는 내용이던데 요약만 봐도 왠지 흥미가 생기는 부분. 그런데 정작 이번 주 월요일은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본방을 보지 못했다가 이제야 생각이 나서 찾아보니 ott에 1화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더 찾아보니 총 4부작이며 일주일에 한 번 방영될 예정인 듯. 1화 초반부 마을 사람들의 일상 파트를 넘어서 본격적인 사건이 터지자 그 연출이 환각과 현실을 교묘하게 넘어서면서 주인공의 불안감이 전염된다 느껴졌을 정도.
이 『멧돼지 사냥』에 등장하는 마을은 운막군 군자리라는 산골인데, 드라마는 멧돼지 때문에 파헤쳐진 밭의 작물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마을 이장과 사람들이 멧돼지 피해로 왈가왈부하고 있을 때 주인공인 영수는 자신이 산 로또가 1등 당첨되었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면서 환호합니다. 그리고 트럭을 타서 서울 본사로 당첨금을 받으러 가는데 여기서 좀 의외였던 건 좁은 시골이라고 하지만 자신들이 로또에 당첨된 걸 너무 쉽게 발설하고 마을 잔치를 벌였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처음엔 주인공이 가진 로또 당첨금을 노리고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가 대놓고 해코지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을 정도. 그런데 오히려 저렇게 좁은 마을이다 보니 뒷말이 나오기 전에 당첨 사실을 밝히고 마을 잔치를 벌였나 싶기도 했고요.
작중 영수 가족은 빚이 많아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던데, 마을 사람들은 순순히 그들이 당첨된 사실을 축하하며 마을 잔치를 즐깁니다. (금액이 약 10억 정도라 했는데 큰돈이긴 하지만 어디 올라가서 살 정도의 금액은 아닌 느낌) 그런데 마을 잔치를 벌이던 날 커다란 멧돼지가 나타나 기르는 개를 습격하는 일이 발생하고 며칠 뒤 영수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멧돼지를 잡기 위해 사냥을 나서게 돼요. 그런데 이날 영수가 사람들과 잠시 떨어진 사이 나무 사이에서 어떤 물체가 움직이는 걸 보고 멧돼지라고 생각하여 저격을 하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멧돼지가 아니었고, 영수는 자신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때 영수가 뭘 저격했는지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고 그저 불안한 그의 표정과 심리만으로 사고가 터졌다는 걸 암시하게 돼요.
꼭 커다란 행운이 있으면 그다음 상응하여 불운한 일이 터지는 것처럼, 영수가 멧돼지가 아닌 무언가를 저격한 날 아들 인성의 행방이 묘연해지고 며칠 지나 그의 담임 선생님마저 아이의 실종을 알리며 찾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사라진 건 아들만이 아니라 아들과 같은 또래인 마을 아이 현민도 마찬가지라는 게 밝혀지는데, 마을 사람들 눈엔 두 아이가 친하다고 하지만 마을 잔치 때 인성이 현민을 떨떠름하게 여기는 표정을 짓거나 로또 당첨되었으니 다른 곳으로 이사 가면 안 되느냐고 자기 부모한테 말하는 걸로 보아 혹시 학폭 같은 일을 당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을 아이인 현민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데 이 할머니가 마을 놈들이 자신들 재산을 빼앗아갔다는 말을 반복하며 화를 내는 걸 보면 뭔가 사연이 있는 느낌.
아이들의 실종이 기정사실 되고, 영수 부부를 비롯하여 현민의 할머니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의 사진이 실린 전단지를 배포하며 행방을 찾게 됩니다. 담당 형사까지 찾아와 영수 부부를 돕지만 여전히 아이들의 행방은 묘연하며 멧돼지 사냥 때의 일과 아들의 실종으로 불안과 환각에 시달리던 영수는 꿈속에서 아내 채정에게 자신이 총으로 쏜 게 사람이었고 혹시 아들을 자신이 쏜 게 아닐까 하는 고백을 하고 맙니다. 물론 꿈속에서만. 하지만 영수가 그때 들은 건 그저 사람의 비명소리 같은 것이라는 언급만 나와 정말 그가 사람을 쏜 건지, 아니면 착각을 한 건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그의 휴대폰으로 영수가 사람을 죽인 걸 알고 있다는 전화가 걸려오면서 1화는 불길한 엔딩을 맞이합니다.
아무래도 스릴러 요소는 어쩌면 시골과 더 잘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도심은 사람이 많기 때문에 범죄가 다양하게 발생한다는 느낌이라면 시골은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있었던 있던 범죄도 묻히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일까요. 예를 들자면 웹툰 『이끼』나 드라마 『구해줘』 시리즈 혹은 『괴물』 같은 느낌을 연상하면 좋은데요. 물론 이 『멧돼지 사냥』에 등장하는 운막군 군저리는 사이비 종교라던가 대놓고 꿍꿍이를 채우려고 하는 범죄자들이 모인 그런 마을은 아닌 듯해요. 어쩌면 한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시골인데, 다만 인성의 담임이 찾아왔을 때 마을 주민이 무슨 일인지 꼬치꼬치 캐묻는 걸 보면 확실히 프라이버시는 없다는 게 보이고요. 과연 영수가 그날 쏜 게 누구였는지, 그리고 영수의 범죄를 알고 접근한 건 누구이며, 아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미스터리를 남기며 1화는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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