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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멧돼지 사냥』 3화 리뷰 (2022. 8. 16. 작성)

by 0I사금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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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멧돼지 사냥』 3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4부작 단막극이기 때문인지 편성이 일주일에 한 번으로 되어 있어서 약간 아쉬움이 일기도 했는데요. 드라마 장르가 스릴러이며 주인공이 저지른 큰 실수가 중심이고 그것이 언제 탄로 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주인공 가족에게 다가온 행운을 이용해 먹으려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그들을 협박하는 진행이기 때문에 주인공의 불안하고 불길한 심리가 더 부각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초반부 템포는 사건이 터지기 전 긴장감을 주려는 목적으로 등장인물의 감정 묘사에 치중하면서 약간 느리게 흐르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몰아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네요. 그래서 초반부는 약간 지루할 수 있어도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몰입도가 높아지는 느낌이랄까.


일단 전편 2화 엔딩은 실종되어 행방이 묘연했던 영수의 아들 인성이 돌아오면서 충격을 안겨주었는데요. 문제는 영수가 이미 주변인인 마을 동생인 주협을 의심하여 그를 살해한 상황이며 돌아온 인성은 무슨 충격이라도 받은 건지 어디서 어떻게 헤매고 다녔는지 입을 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영수가 아내인 채정에게 주협을 죽였다는 사실을 털어놓자, 의외로 채정은 덤덤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채정의 반응은 일이 너무 극단으로 치닫다 보니 그냥 체념을 한 건지, 해탈을 한 건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을 정도. 그리고 아들이 자신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죽어도 말을 하지 않는 걸 보면 뭔가 사고를 쳤다 싶었는데 엔딩에서 비로소 진상이 드러나더라고요. 현민을 죽인 건 영수가 아니라 바로 인성이었던 거죠.


중간중간 광고 타임에 들어간 드라마 톡방에서는 여러 가지 추론이 올라와 있었는데 그중 가능성이 높았던 건 현민을 죽인 게 영수가 아니라 인성이라는 설이었어요. 인성이 학폭 당하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닌 고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가설이었는데 엔딩에서 이것이 맞다는 전개가 나오니 영수는 그동안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짓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협박을 받았다는 사실에 보는 내가 허탈해질 정도였달까. 그런데 아들이 저지른 살인이라 심각한 건 마찬가지였고요. 그리고 주협은 진짜 억울하게 죽은 셈이니 일이 꼬여도 참 더럽게 꼬인다 싶더라고요.   그런데 진상이 밝혀지기 전 중간에 이장이 숲 속에서 영수의 친구인 진국과 만석이 현민의 시신을 매장하는 걸 목격했을 때는 혹시 이 둘이 현민을 죽이고 영수한테 뒤집어씌우려는 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 내 여건 상 두 사람이 현민을 죽일 이유나 상황은 묘사되지 않았고, 3회차에 굳이 페이크를 쳐서 또 스토리에 혼동을 줄 필요도 없겠더라고요. 그날  진국과 만석은 주협이 생전 흘린 말과 영수의 이상한 태도로 멧돼지 사냥을 간 장소를 뒤져 현민의 시신을 발견했는데 처음엔 영수의 범행을 감싸주려고 애 시신을 매장하나 싶더니, 그걸 빌미로 영수한테 5억을 요구한 것도 두 사람이라는 사실이 곧 밝혀집니다. 근데 중간에 이장이 심장발작을 일으켰다가 다시 깨어나는 장면이랑 진국이 헬륨 들이마셔서 목소리 변조하는 상황은 좀 웃겼달까. 진국은 자신들이 그동안 영수를 감싸주고 도와줬는데 로또에 당첨되어서 해 준 게 고작 에어컨 설치 정도라며 자기 부인의 병을 핑계 삼아 돈을 뜯어내는 걸 합리화하면서 이장에게 그간 일을 설명합니다.


어쨌든 영수의 친구들은 영수가 현민을 죽였다고 믿는 상황에서 협박을 해 5억을 받아낼 계획을 세우고 이장한테 돈을 나눠준다고 약속하여 입막음을 하는데요. 그런데 원래 시골 토박이들이고 애초에 범죄를 저질렀던 사람들은 아니라서 그런가 하는 짓이 영 어설프다 싶더니 결국 후반부에 영수가 쏜 총에 진국이 맞는 사태가 일어나더라고요. 여기서 영수가 왜 총알 여분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는지 의문이었는데 애초에 협박범이 몇 명이었는지 알 턱이 없었다는 게 나중에 떠오르기도 했고요. 이미 주협까지 죽였겠다 아들도 돌아왔겠다 영수 부부는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었던 모양인데 애초에 로또 당첨된 사실을 마을 사람들한테 밝히지 말거나, 밝히더라도 진국이 자기 부인한테 한 거짓말처럼 더 적은 액수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그리고 드라마의 축이 로또에 당첨된 영수와 그 주변인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사건을 파헤치는 역할을 맡은 형사 두만의 비중이나 활약은 적을 수밖에 없는데요. 애초에 드라마 장르가 형사가 주인공인 범죄수사물이 아니라 시골을 배경으로 일어난 스릴러라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한계인 듯.  이 두만은 뭔가를 알아내려다 싶으면 주변이 안 따라줘서 막히는 등 좀 운이 없어 보이던데, 현민의 할머니 옥순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과거 있었던 화재 사건에 의문을 가지게 된 것, 인성이 학교에서 현민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챈 인물이라는 점 등 사건의 중요한 포인트를 다 갖고 있는 인물이긴 해요. 과연 마을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영수 가족과 친구들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다음 마지막 화를  기대 반 긴장 반으로 기다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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