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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리뷰

by 0I사금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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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 OCN 채널에서 방영해 준 덕에 보게 된 영화였습니다. 마술에 대해서는 큰 흥미가 없었지만 이 영화에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로 활약한 배우 마크 러팔로가 나온다는 정보를 들어서 한번 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요. 마술사들이 등장하는 영화니까 마술 관련 트릭도 많이 나올 것이고 왠지 킬링타임은 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거기다 낯익은 배우들이 제법 많이 나와서 놀랐는데 포스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서 주요 역할로 등장하는 배우들 중에 한 사람은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루시우스 폭스 박사 역할을 하고 여러 영화로도 유명한 배우 모건 프리먼입니다. 

 

포스터를 보아하니 극 내용상 크게 활약하는 마술 사기단을 이끄는 리더 역할 같은 것으로 나오는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모건 프리먼이 맡은 역할은 오히려 마술사들의 트릭을 간파하여 폭로하는 역할을 하는 전직 마술사 브래들리로 나오더군요. 거기다 영화를 보면 이 분만이 아니라 반가운 배우가 또 나오는데 중반에 중요한 역할로 나오는 인물로 역시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알프레드 역할을 맡은 바 있던 명배우 마이클 케인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보면 마블 쪽 주요인물과 DC 쪽 주요 인물들이 같이 나오면서 동시에 서로 경계하는 역할을 하는 영화인지라 영화를 보면서 내내 미묘했다고 할까요.

제가 기대했던 마크 러팔로는 마술 사기단의 트릭을 파헤치고 그들의 절도 행각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조금은 답답해 보이는 FBI 요원으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네 명의 '포 호스맨' - 마술사로 생계를 이어가는 네 사람-이 먼저 등장하여 그들을 살피는 어떤 후드티의 남자와 그들에게 타롯카드의 일부를 이용해 어딘가로 인도하여 그들에게 트릭을 전수하고 고용한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그들이 보여주는 마술쇼가 영화 초반의 상당량을 차지합니다. 

 

그렇게 '포 호스맨'이 된 네 마술사는 교묘한 트릭을 이용해 파리 은행을 털고, 그다음은 뉴올리언스의 쇼에서 자신들의 후원자인 보험사 회장인 아서 트레슬러(마이클 케인분)의 계좌를 털어 태풍 카트리나 피해를 입었어도 보험사로부터 제대로 보상을 못 받은 사람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등 반전이 계속됩니다. 즉 흑막처럼 보였던 아서 트레슬러 역시 그들의 덫에 걸린 사람이었고, 이 마술 사기단의 트릭을 간파하고  그들을 쫓는 FBI의 추적이 계속되면서 영화의 후반은 마치 범죄액션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액션씬과 추리로 메워져요.

영화 중반까지는 이들 마술사들이 벌이는 마술과 그 트릭을 파헤치는 것을 영화의 눈요기로 삼는다면 후반에서는 이들의 범죄를 막기 위해 뛰어다니는 주인공 딜런 로즈(마크 러팔로 분)와 프랑스 출신 인터폴 여성인 알마에 빙의하여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포 호스맨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트릭을 전수한 이는 혹시 과거 마술 트릭을 간파하여 폭로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브래들리(모건 프리먼 분)에게 원한을 가진 마술사 라이오넬 슈라이크가 실은 살아있어서 모든 것을 계획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 

 

물론 그런 추측만이 아니라 브래들리가 나머지 호스맨 아니냐는 언급이 나왔을 정도로 브래들리의 입지도 미묘하기 짝이 없어서 영화 곳곳에 반전 요소를 심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래서 최종 흑막이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마술사 라이오넬 슈라이크냐 아니면 포 호스맨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는 브래들리냐 어느 쪽 추측이 맞을까 기대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거의 영화의 후반은 마술의 트릭을 어떤 것인지 간파하고 포 호스맨의 행각을 막는 것보다 그쪽에 더 흥미가 갔고요.

그런데 영화는 여기서 또 반전을 마련하는데, 첫번째 추측 브래들리의 폭로로 마술사 인생이 끝난 라이오넬이 영화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흑막은 그가 아니고 바로 마지막 최종씬에서 밝혀지는 그의 아들로, 그 정체는 영화를 보면서 마술사 포 호스맨에 한발 뒤진 채 당하기만 하느라 불쌍하다고 느껴진 바로 FBI 요원 딜런 로즈였다는 것. 즉 라이오넬 슈라이크가 흑막에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추측은 반은 맞은 셈이었고 다만 그의 아들이 딜런 로즈, 실은 영화의 가장 피해자로 보인 그가 제일 흑막이었다는 사실은 상상도 못 했던 결말이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인 인터폴 알마가 조사하던 마술사 조직 '디 아이'는 실제했었다는 것도 일종의 반전이긴 했지만 딜런 로즈의 진짜 정체가 까발려진 이상 그것은 굉장히 소소한 충격요소에 불과하더군요. 즉 딜런 로즈의 목적은 완벽한 마술을 선보일 수 있는 마술사 포 호스맨들을 디 아이의 일원으로 만들고, 동시에 아버지를 몰락시켜 죽음에 이르게 한 브래들리에게 모든 누명을 씌우고 아버지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한 이들에게 응징을 하면서 복수를 완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영화의 모든 일은 딜런 로즈의 계획으로 착착 진행된 셈이고,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는 극 중의 인물들과 함께 같이 주인공의 계획에 놀아난 셈이었죠. 영화에서 보여준 마술사들의 진기한 쇼라던가 그것이 어떤 트릭을 이용한 건지 파헤치는 추리적 요소라던가 범죄자를 좇는 경찰들의 모습에선 수사물적인 모습이라던가, 그리고 막판에는 생각도 못한 나름의 반전요소까지 이 영화는 재미있는 요소들은 다 갖춘 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섞다 보니 이 영화의 장르가 과연 무엇인가 애매모호하긴 합니다만은... 

 

처음엔 좀 소재가 안맞는다 싶어 그만 볼까 하다가 끝까지 TV앞을 지킨 값을 했다고 할까요. 다만 아쉬운 점은 영화의 모든 것이 딜런 로즈의 계획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나름 주인공 옆을 지키며 활약을 할 것 같았던 인터폴 여성인 알마의 비중은 두드러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다만 마지막에 모든 사실을 알아차린 뒤 딜런의 입장을 이해해 주고 그와 연인관계가 될 떡밥을 남겨둔 정도라고 할까요? 큰 기대를 안 한 덕인지 오래간만에 재밌는 영화를 한 편 보게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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