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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슈렉 3』 리뷰

by 0I사금 2025.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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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은 찾아보면 제작사인 드림웍스의 명성을 알리다시피 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슈렉 시리즈를 극장에서 본 적은 없고 거의 TV를 통해서 봤는데 그중 2편 같은 경우는 명절날 특선으로 방영된 더빙영상으로 본 기억이 납니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중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것은 그다음 시리즈물의 첫 번째인 『쿵푸팬더』 1편이었고 이후 시리즈들은 TV를 통해서 접하게 되었는데 재미야 있었지만 스토리의 참신함은 없이 기존의 영웅물을 좀 답습했다는 생각은 했었습니다. 
 
그런데 첫 작의 참신함은 점차 사라지고 약간 진부한 루트를 타는 것은 『슈렉』 시리즈도 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TV 방영으로 봤을 때 가장 재밌게 보았던 것은 『슈렉』 2편이었습니다. 물론 2편은 1편만 한 참신함은 많이 줄었지만 그런 점을 대신할 유머 코드나 패러디가 많았고, 1편에서 시도한 현실 풍자도 간간히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 시리즈의 참신함이란 미남미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도 아니요, 바로 초록괴물 오우거(더빙판에선 도깨비)인 슈렉을 전면으로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인데요.

거기다 로맨스의 대상인 피오나 공주조차 오우거 괴물이었다는 파격을 준 데다가 영웅노릇했으니 남들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 호의호식하는 것이 아닌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고 편안히 여기는 장소로 돌아가는 소박한 결말, 그리고 기존 동화나 (거의 디즈니 풍의) 애니메이션 클리셰를 비틀어버리는 등의 시도를 했기 때문인데 지금에야 동화 비틀기나 클리셰 비틀기는 예사지만 슈렉 시리즈는 이런 것을 성공적으로 묘사했다는 데서 의미가 컸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깨알같이 기존 악역들에게도 매력이나 개성을 부여했던 점들도 있고요. 

생각해 보면 가장 웃겼던 장면이 신데렐라의 언니가 실은 여장남자라는 설정이나 공주를 납치한 드래곤이 실은 암컷으로 당나귀 동키와 눈이 맞아 자식들을 여럿 낳는다거나 하는 장면들이었습니다. 이후 『슈렉』시리즈는 넷플릭스를 통해 4편인 『슈렉 포에버』까지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TV 방영으로 보게 된 3편 같은 경우는 유머코드도 많고 패러디도 많아 보이지만 기존의 1, 2편의 참신함은 많이 줄어들고 극적인 요소는 적어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소소하게 웃기는 장면들도 많고 애니 시리즈 나름의 풍자도 있지만 1편이나 2편에 비하면 충격이 많이 줄어든 정도인데, 왜냐면 기존 이야기 속 악역들에게도 나름 사연이 있다거나 그들에게 나름 매력을 부여하는 것은 이미 1편과 2편에서도 시도해 본 것이라 식상해진 덕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캐릭터 반전이나 동화 비틀기도 이미 여러 번 시도해 본 것이기도 하고요. 어차피 슈렉 시리즈가 보통은 괴물로 나오는 오우거가 주인공이다 보니 이런 식상함은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는데요.

아마 이번 3편의 최종보스였던 챠밍왕자가 전편에 이은 마마보이임에도 가장 중요한 엄마가 없었다는 점이나 악의에 불타더라도 찌질함은 그대로라 긴장감이 적은 것도 잇고, 겁나 먼 왕국의 차기 후계자로 슈렉이 데리고 온 아티(모델이 아더왕이나 작품 속에선 학교 왕따 설정)와의 갈등이 생각보다 쉽게 풀려버린 탓도 있어요. 거기다 현실은 시궁창이었던 인물이 숨겨져 있던 영웅적 기질을 발현하여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이야기는 다른 이야기 속에서 많이 구현된 것이라 감동이 덜했던 걸지도 몰라요. 

그러나 이런저런 불만을 가졌다 해도 『슈렉』 3편도 동화 속 공주들의 인상적인 활약이 나오는 등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백설공주가 Led Zeppelin의 Immigrant Song과 함께 경비병들에게 돌진하는 장면은 나름 명장면이었어요. 나중에 보게 된 『슈렉 포에버』 같은 경우는 초반의 재미를 회복한 데다 피오나가 쌍둥이들을 낳고 슈렉이 아버지가 되는 것을 내내 망설이다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성장하며 가족과 친구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등 성장물로써도 완성도 있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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