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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애니메이션

『두근두근 내 인생』 리뷰

by 0I사금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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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개봉 당시 추석 연휴가 끝나고 마지막 쉬는 날 가족이 같이 모여 극장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에 잘생기고 예쁜 배우들로 유명한 강동원과 송혜교가 주연으로 나오는데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조금 불순한 것이 혹여나 재미가 없더라고 잘생기고 이쁜 배우들 나오니 눈호강이라도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영화는 의외로 몰입도가 있었습니다. 대강 영화의 줄거리를 예고편으로 본 것이 조로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열여섯 소년과 그 부모 대수(배우 강동원 분)와 미라(배우 송혜교 분)의 이야기라는 것 정도인데 대강 예고편만으로는 내용을 추측하기를 불치병을 앓는 소년으로 인해 서먹했던 부부 사이가 화해하는 내용이구나라고 멋대로 생각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왜냐하면 영화 상에 나오는 부부인 대수와 미라는 열일곱 살에 사고를 처서 주인공 아름을 낳은 리틀 부부이긴 하나 둘 사이가 서먹한 것도 아니요 실은 굉장히 사이가 좋은 부부더라고요. 영화는 아들인 아름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열일곱 살 당시 아이를 가진 육 남매의 막내인 미라의 고백과 당황하는 대수, 임신 사실이 알려져서 그 오빠들에게 쫓기는 대수의 개그씬과 아버지(배우 김갑수 분)에게 뺨을 열나게 얻어맞는 대수, 아버지와 어머니한테 두들겨 맞을 뻔한 미라의 개그씬이 많이 나오지요. 영화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고 죽음을 앞둔 아들과 그것을 언젠가 대비해야 하는 부부의 비극적인 이야기임에도 굉장히 무겁지 않게 개그와 신파 코드를 적절히 어우르며 내용을 전개해 나갑니다. 

보면 후반에서 좀 감정적으로 관객을 울리려는 측면은 보였으되 전체적으로 너무 신파에 치우치지 않도록 조율을 한 것으로 보였달까요. 그리고 영화의 개그도 상당히 폭소를 유발하는데 이것은 또 배우들의 망가짐을 불사하는 쟁쟁한 연기력에 기댄 탓이 큽니다. 특히 아름의 이웃집 친구인 짱가 아저씨(배우 백일섭 분) 등장 부분은 거의 개그씬이라고 봐도 되고요. 하지만 영화 자체는 현실적이기보단 어딘가 현실의 색채를 입힌 그림동화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일단 주인공들인 대수와 미라를 미남 미녀로 유명한 배우들이 역을 맡았기에 일단 그림같다는 느낌이 먼저 들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먼저 보고 온 주변의 평도 일찍 애 낳는 사고를 치고 아이의 병 때문에 고생하는 부부치곤 너무 말끔하게 이쁘단 소리를 했는데 보면 이 두 역할을 맡은 배우는 고등학생 역할도 어렵지 않게 소화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두 배우가 이렇게 망가지는 역할을 맡는 것은 많이 못 본 것 같아서 영화를 보는 내내 신기한 생각도 들곤 했어요. 그리고 영화가 그림동화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에는 일단 아들로 등장하는 아름이 현실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매우 어른스러운 캐릭터인 것도 있었고요. 보면 현실에 저런 애 실제로 있을까 싶을 정도로요. 그리고 이들을 도와주는 의사 선생님의 캐릭터도 매우 인상적인 탓도 있어요. 그리고 잠시 등장하는 정도지만 대수의 아버지는 극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깁니다. 그런데 영화가 동화같다고 해서 아예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요, 아이를 조롱하는 철없는 놈들이나, 아이를 이용해 먹으려던 작가 지망생이라던가 PD인 친구라던가 민폐를 끼치는 인간들도 있어서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의 부아를 돋우나 결국 이들의 갈등도 영화에선 적절하게 조율되거든요.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눈에 들어온 것은 스크린에 펼쳐지는 영화의 배경으로, 이는 영화에서 자연의 모습이나 근처의 풍경을 매우 아름답게 묘사한 덕이 큽니다. 영화에서 자연의 묘사가 상당히 아름답게 자주 나오는데요. 보면 별로 가득 찬 하늘과 혜성이 내려오는 것은 CG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머지 장면들 중 대수와 미라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보이는 계곡과 물가의 시원하고 잔잔한 풍경, 마을에서 쳐다보는 하늘의 맑은 모습, 마지막 씬을 장식하는 제야의 종을 칠 때 터지는 화려한 폭죽놀이, 주인공들의 회상에서 등장하는 벚꽃씬 등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들이 영화를 많이 장식하기에 영화 본편의 내용은 물론이거니와 영화에서 비춰주는 이런 풍경들이 매우 눈에 들어오더군요. 저런 광경들을 영화의 내용과 무리 없이 잘 어우른 것만으로도 영화 표값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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