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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22년~2023년)

『리갈하이』 1시즌 3화 리뷰 (2022. 8. 31. 작성)

by 0I사금 2025.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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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 『리갈하이』 1시즌 3화 리뷰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추천 영상으로 뜬 걸 보고 한번 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메시지도 좋고, 기대보다 재미가 있던 드라마네요. 일단 법정물이긴 합니다만 코미디 요소가 많고, 현재 시점에서 다른 장르물에 비하면 끔찍하거나 어두운 사건은 없어서 마음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예고편에선 스토커 사건이라고 하길래 범죄 미화적인 측면이 있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이 사건의 전말이 오히려 안타까운 일이란 게 드러난 것도 반전. 이번 3회 차에는 마유즈미가 신부 납치 사건의 범인을 변호하는 일과 함께 코미카도가 맡은, 야구장에서 야유를 하다가 강제 퇴장당한 중년 여성 팬이 구단 상대로 배상금 1천만 엔 소송을 건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데요.


일단 코미카도가 맡은 1천만 엔 소송 건은 사건 자체가 좀 웃긴 게, 관객이 야유를 너무 더럽게 했다는 이유(대충 선수더러 업소에서 방망이 잘 휘둘러놓고 여기선 방망이  못 휘두르냐 이런 뉘앙스로 야유)로 구단에서 강제 퇴장시키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크게 다친 건 아니지만 관객 쪽에서 큰 충격을 입었다는 이유로 1천만 엔을 받아내겠다는, 작중에서도 언급되길 억지에 가까운 소송이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작중 코미카도는 무패의 변호사인 데다가, 이번에 TV 프로그램에 홍보 차 나오면서 맡게 된 사건이라 이것을 어떻게든 승소로 이끌어냈다는 점입니다. 반대편 변호사는 코미카도를 어떻게든 매장시키고 싶어 하는 미키 변호사 사무실의 젊은 변호사였고요.


미키 사무실의 젊은 변호사(이름이 이데)는 소송 자체가 억지에 가깝다는 점을 들어 자신의 승소를 자신하다가 오히려 코미카도에 밀리는 꼴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코미카도가 변호하면서 하는 말이 황당한 게, 야유를 했다는 이유로 관객을 퇴장시킨 것은 구단 측에서 헌법에서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주변인들이 소송을 건 관객에게 좋은 평판을 한 것까지 포함하여 의뢰인을 좋게 포장하는 걸로 모자라 의뢰인의 야유는 자식을 사랑하지만 좀 더 엄격하게 꾸짖어 자식을 성공으로 이끄는 어머니의 모정 같은 것이라고 포장합니다. 황당한 감성팔이임에도 결국 이것이 법정을 움직여 코미카도가 승소하고  1천만 엔을 받아내는데 성공하고요.


뭐, 코미카도가 담당한 사건은 작 중 구단 입장에선 황당하겠지만 웃기긴 웃겼다는 느낌을 준 반면 마유즈미가 맡은 사건은 좀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사건은 결혼식에 난입하여 신부를 끌고 간 스토커를 변호하는 사건이고, 초반부터 스토커의 이야기에 마유즈미의 안타까운 대학 시절 짝사랑 이야기가 겹쳐져 혹시 범죄 미화로 가지 않을까 걱정을 했었습니다. 심지어 상대편 검사로 나온 인물이 바로 마유즈미가 대학 시절 짝사랑했던 스승이었고, 마유즈미가 법정에서 코미카도가 의도적으로 행한 것과 다른 감성팔이를 행하지 않을까 염려되는 구석도 있었고요. 하지만 마유즈미가 사건을 더 조사할수록 초반과는 다른 진상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요.


처음 의뢰인이 자기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틀림없는 스토커의 망상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마유즈미는 주변인으로부터 의뢰인과 신부가 연인처럼 보였다는 증언, 신부가 의뢰인으로부터 그림을 선물받았을 때 행복해 보였다는 이야기나 변호사 사무실에서 자주 써먹는 심부름꾼(이름이 카가)에게 부탁해 신부가 그 그림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었다는 증거까지 손에 넣어 의뢰인과 신부는 원래 연인 사이며 의뢰인은 무죄라고 변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하지만 신부 측은 주변인들에게 압박을 받은 건지, 아니면 현재 신랑을 두려워한 건지 과거 연인 시절을 부정하는 증언을 하게 되고, 의뢰인은 그 입장을 헤아려 마유즈미의 변호를 막고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고 맙니다.


결국 이 사건은 의뢰인 쪽에서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건 맞지만, 실제로는 연인 사이가 확실했고 여자 쪽이 지나치게 자기주장이 없거나 회피성인 성격인 탓에 좀 억울하게 사건이 마무리된 셈이에요. 다만 의뢰인 측에서 사랑하니까 아무렇지 않게 감수를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렇지... 코미카도는 이번 재판을 보면서 마유즈미가 패소하면 해고하겠네 이래놓곤 의뢰인이 원한 유죄니까 상관없다는 쿨한 태도를 보여주고, 나중에 마유즈미를 격려하며 떠나는 검사(마유즈미의 스승)를 보며 언젠가 자신이 쓰러뜨려주겠다는 등 어린애 같은 승부욕을 발휘하기까지 합니다. 물론 이 사건에서 마유즈미의 짝사랑이 안타깝게 나오긴 했지만 딱히 스승이 그 감정을 갖고 놀거나 한 건 아니에요.


이 드라마 『리갈하이』는 1화의 살인 사건이 마무리되고 묘한 찜찜함을 남기는 것이나 이번 3화 사건에서 의뢰인이 희생을 감수하는 등 결말 자체는 개운하다고 할 수는 없는데, 드라마의 분위기가 심각하지 않고 희망적으로 마무리되는 경향이 있어서 보고 나서 괜히 침울해지거나 찝찝하게 생각되지는 않아요. 그리고 코미카도와 마유즈미의 대비되는 성격 탓에 일어나는 해프닝을 즐겁게 볼 수도 있고요. 또한 주변의 인물들도 은근 개성이 강해서 인상에 남는데 사무실 전반의 일을 도맡는 핫토리는 과연 과거에 뭐 하는 사람이었을까 의문을 남긴다는 것. 유능한 집사 타입이라 『배트맨』 시리즈의 알프레드 생각난다고 해야 하나요? 또 악당처럼 등장하는 미키 사무실 또한 한 개성 하는 인물들인지라 로켓단 보는 느낌으로 보게 되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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