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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비소설 기타

『기생충이라고 오해하지 말고 차별하지 말고』 리뷰

by 0I사금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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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관에 갔을 때 신간 코너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일단 책의 저자 분도 기생충 관련으로 TV에 자주 나오던 분이고 책 두께도 그렇게 두껍지 않아 보여 용도 어렵지 않은 것 같아 빨리 읽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도서관에서 대출을 했습니다. 내용은 박사님 전공과 책의 제목대로 다양한 기생충에 대한 설명과 실제 기생충에 감염된 사례들이 실려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기생충의 사진 같은 것은 없으므로 혹여나 징그럽거나 비위 상하는 것을 책을 읽기 전에 대비할 필요는 없더군요.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기생충더러 더럽다느니 징그럽다느니 하는 것도 좀 인간들의 편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건 책에서 기생충 이야기를 많이 순화한 덕도 있겠지만요. 책을 읽다 보면 느껴지는 부분이지만 원래 이 저자분도 의대를 가셨다가 전공을 기생충학으로 바꾸었다는 언급이 있을 만큼 기생충 연구라는 분야는 우리나라에서 좀 낯선 분야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현대 우리나라는 위생관념도 잘 되어 있고 의학도 발달하여 기생충을 달고 사는 인간들이 적어졌지만 간간이 회같이 날음식을 잘못 먹었거나 하는 일로 기생충에 감염된 사례가 적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음식을 잘 익혀 먹고 날음식은 조심해서 먹자는 은근 교훈이 실려있는 사례이기도?

또한 우리나라에서 기생충 감염 사례가 적어졌다고 기생충학의 입지가 적어지는 것은 아니며 외국에선 여전히 기생충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고, 오히려 기생충으로부터 안전해진 사회이기에 기생충 연구가 활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책에선 특이하게 기생충의 생리나 감염 루트, 기생충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 말고도 기생충의 생태나 특징에 비유하여 현대 사회를 종종 비판하는 것으로도 보이는데, 사람들의 앞뒤 안 맞고 일관성 없는 행동이나 세태를 본다면 오히려 기생충의 일관적인 행동이 낫다 싶을 정도. 못난 인간더러 기생충 같은 놈이라고 욕하는 건 기생충에 대한 욕이 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책의 후반부에는 박사님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부분이나 글쓰기에 도움이 될 만한 작법 요령 등이 실려 있어 기생충과 관련이 없더라도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박사님이 기생충학을 전공하기까지 과정, 유년 시절의 암울하고 힘들었던 사연들이 나오는데 외모 문제와 낮은 성적, 유약한 성격으로 괴롭힘당한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사람들에게 멸시받는 기생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특이한 부분. 그리고 본받을 부분은 자신의 적성을 알고 그것에 확신을 가지고 밀고 나가셨던 점이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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