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 6화 리뷰입니다. 사정이 있어 본방을 사수하기 어려운 나머지 재방송을 통해 감상하고 있는 드라마인데요. 드라마가 12부작이라고 하니 6화까지 왔으면 내용의 절반은 온 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초반에 뿌려졌던 내용이나 떡밥들이 조금씩 회수되고 있는 게 보이던데, 놀라웠던 점은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물들이나 장면이라고 생각한 게 드라마에서 그냥 등장한 게 아니라 나름 의미가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에요. 하지만 여전히 솜이(배우 한지민 분)의 정체에 대해선 오리무중이라 보는 사람의 궁금증을 최대한 끌어내고 있는데요. 일단 지옥으로 떨어진 이해숙이 수양딸인 이영애(배우 이정은 분)를 다시 만나 천국으로 귀환하는 내용을 통해 솜이는 이영애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하게 확인되었습니다. 심지어 솜이와 이영애가 만나는 장면까지 나오는 것으로 의심의 여지를 차단해 버렸고요. 여기서 전편에서 부인인 이해숙을 되찾기 위해 모든 지옥에서 희생을 치를 각오를 하면서 몸을 던진 고낙준이 지옥센터장(염라)의 농간인지 어이없게 순식간에 천국으로 돌아온다거나 이해숙과 귀환한 수양딸 이영애를 보면서 하는 대사가 많이 개그이긴 했지만, 어쨌든 이승의 가족이 천국에서 한데 모인 셈입니다.
여기서 고양이 소냐까지 찾아오면 이승 가족이 완벽하게 재회하는 건데, 최근 회차에서 고양이 소냐의 비중이 거의 없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에요. 소냐도 조만간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고 할까. 그리고 짜장은 지금은 입양에 거부반응을 일으킨다고 해도 왠지 이해숙의 집안으로 입양될 것 같은 느낌. 개인적으로 전편인 5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지옥 이야기는 인상이 강렬한 것도 있고 지옥의 구도 자체가 흥미진진한 구석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1회성인 것 같아서 아깝다고 느껴지더라고요. 일단 이해숙과 이영애는 죄의 무게를 판단하는 저울을 통해 죄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받고 무사히 천국으로 돌아오는데 여기서 이영애는 임사체험자라는 떡밥이 주어졌기 때문에 조만간 이승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슬픈 이별이 기다릴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와중에 모녀가 재회한 뒤 천국의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생전 일수꾼 때의 모습이 살아나는 것도 코믹한 장면이었다고 할까. 지옥으로 이탈한 일 때문에 고낙준이 주민센터에서 정직을 당하고, 자신의 잔액이 부족한 것 때문에 센터장을 찾아가 상담까지 한 이해숙은 과거 기억하지 못하는 선행으로 쌓인 휴면계좌와 비슷한 개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여기서 생전 일수꾼이며 사람들에게 빚을 받아내느라 장례식장에서 지옥에 떨어지라는 욕까지 얻어먹은 이해숙이 왜 천국에 오게 되었는지 납득이 가는 내용들이 풀리게 됩니다. 지난 5화에서 이해숙이 지옥행 버스에 끌려갈 때 같이 있던 천국 주민인 젊은 남성이 '저분은 지옥 갈 분이 아니다'라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왔었는데 알고 보니 그 젊은 남성도 그냥 나온 게 아니더라고요. 그 젊은 남성은 1화에서 이해숙이 돈을 받으러 찾아간 장례식(상주인 자식한테 지옥에 떨어지라고 욕을 먹은 그 현장)의 당사자였던 노인으로 자식들과 왕래도 끊기고 힘들게 살았기 때문에 자살 기도까지 했지만, 빚을 받으러 오면서도 틈틈이 음식을 건네준 이해숙 덕에 살 의지를 되찾기까지 한 인물이었습니다. 연락이 끊긴 자식보다 오히려 이해숙이 빚을 진 노인을 더 챙겨주기까지 했으며 비록 이해숙이 일수꾼 일을 했어도 그렇게 비정한 인간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사례였다고 할까요. 또 이후 나온 여성도 빚을 갚지 못하고 죽었지만 무연고자로 장례가 급하게 치러지는 걸 안타깝게 여긴 이해숙이 자신의 사비를 들여 장례식을 치러주고 상주 자리까지 도맡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표면적으로만 일수꾼이지 그간 남들은 쉽게 하지 못할 선행을 베풀어왔고 그가 충분히 천국에 올 자격이 있다는 걸 확인시켜 줬다고 할까요?
그리고 교회에서 항상 티격태격하던 목사마저 서로의 사연을 알고 난 뒤 정이 들었는지 이제는 미운 정이 아니라 거의 가족과 같은 형태로 발전하게 되었고요. 그런데 목사와 이해숙이 거의 모자지간처럼 얽히고 있고 목사의 생전 사연이 단순 대사로만 등장할 뿐 확실하게 풀린 게 없어서 뭔가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느낌. 하여간 이 드라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밝은 톤이며 천국에서의 해프닝을 유쾌하게 이끌어나가는 듯하면서 종종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실 에피소드들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이해숙이 생전 사람들에게 베풀었던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이후 정직이 풀린 고낙준이 이승으로 집배원 일을 나갈 때의 이야기도 그러한데 1화에서 자기 자식들을 보육원에 두고 왔다며 자기가 돈을 모은 통장이라도 전해달라고 부탁하던 중년 여성의 사연도 잊히지 않고 이번 편에서 등장하더라고요. 이런 이야기는 사람을 울게 만들면서도 1화에서 잠깐 지나가는 에피소드가 아닌 작은 떡밥들이 회수되는 장면이라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6화 엔딩에서 솜이가 기억을 찾고 싶다며 집배원 일을 나간 고낙준을 따라 이승으로 갔다가 하와이 배경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은 남자를 보고 뭔가 불길한 표정을 짓는데 그렇다면 다음 7화에선 솜이의 정체에 대해 실마리라도 주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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