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개소리』 1화를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개소리』는 TV나 유튜브에서 미리 공개된 예고편으로도 말하는 개와 그 개의 말을 알아듣는 노년 배우가 주인공이라는 설정을 알 수 있고, 둘의 공조하여 사건을 조사한다는 내용이라는 걸 예측할 수 있었는데요. 소재와 설정이 매우 특이하다는 생각에 관심을 가지게 된 드라마였습니다. 주인공이 어쩌다 개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을 얻게 되었는지는 설명이 나오지 않지만, 변두리 지역에서 주인공이 특이한 능력을 깨닫고 범죄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는 전개는 왠지 예전에 재미있게 본 (결말 부분에선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긴 했지만) 타사드라마 『힙하게』가 생각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말하자면 이 드라마 『개소리』도 병맛코미디 설정에 범죄 수사물이 얹어진 장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보통 이런 장르의 드라마에선 살인 사건이라는 섬뜩한 사건과 개와 대화하는 주인공이라는 코믹한 설정이 괴리되지 않게 그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게 관건이라고 할까요? 예전에 방영된 드라마들 중에서도 일상+코미디에 범죄 사건을 결합한 장르가 많아 어떤 드라마는 성공적으로 결말까지 다다랐지만, 어떤 드라마는 중반부터 균형이 깨어져 분위기가 이질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서 이 드라마 『개소리』도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작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일단 1화는 오프닝 초반부터 사건이 일어난 상황, 분명 살인사건이라는 걸 시청자들은 알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터지면서 시작하는데요. 주인공 이순재(특이하게 배우들 이름을 그대로 배역 명으로 쓴 사례)와 소피는 사건 현장을 탐문하면서 이것이 자살이 아닌 살인 사건임을 형사에게 알려주게 됩니다.
사건은 유명한 유튜버(작중에선 너튜버라고 지칭)가 거제도의 해안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으로 경찰은 정황을 보고 자살로 추정한 상황이었고요. 이후 드라마는 유명한 배우 이순재가 어떤 과정으로 거제도로 오고, 말하는 경찰견 소피와 얽히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시작하게 됩니다. 드라마의 오프닝은 살인 사건이라는 섬뜩한 분위기로 시작하게 되었지만,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개그로 전환되는데요. 시종일관 가볍게 묘사되고는 있지만 나오는 내용은 거의 주인공인 이순재의 수난기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은 수준이에요. '호위무사'라는 드라마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이순재는 드라마의 주연이자 인기 배우 현타(배우 남윤수 분)의 요청과 노상방뇨 사건 때문에 드라마에서 어쩔 수 없이 하차하고 공황장애를 겪기까지 하거든요.
그나마 자신을 챙겨주는 매니저의 배려로 거제도의 집으로 휴가차 내려온 이순재는 원래 자신의 배역까지 라이벌인 김용건(이쪽도 배우 이름을 배역 명으로 쓴 사례2)에게 빼앗긴 걸로 모자라, 거제도의 집에 그가 친구들을 대동하고 들이닥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김용건이 거제도의 집에 자신의 지분도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1년 전 이순재의 아들 이기동(배우 박성웅 분)과 김용건의 딸 김세경(배우 이수경 분)이 결혼하면서 신혼집으로 구매를 했기 때문인데, 여기서 이기동이 결혼식 당일 파토를 내고 갑자기 잠적을 하면서 이순재와 김용건의 사이가 틀어졌다는 언급이 나오더라고요. 아들인 이기동이 왜 잠적을 했는지는 1화에서 설명이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 상황이지만, 공교롭게도 그마저 거제도의 펜션에서 일을 하고 있는 설정이고요.
인물 소개를 찾아 본다면 이기동이 결혼식을 파토낸 건 실은 혼외 자식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오던데, 이순재가 중반 국숫집에서 식사를 하다가 국숫집 사장의 딸이자 그 지역 순경인 홍초원(배우 연우 분)을 보면서 사별한 부인을 연상한 걸 본다면 홍초원이 이순재의 숨겨진 손녀라는 사실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벌써부터 이 드라마에 수수께끼의 살인 사건만이 아니라, 출생의 비밀까지 얹어졌다고 할까요? 드라마틱하게도 사이가 틀어지고 존재조차 몰랐던 삼대가 한곳에 모였다는 설정. 여기서 경찰견인 소피는 우연히 마주친 이순재가 자신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주위를 맴돌면서 가스 폭발이 일어날 뻔한 사고에서 친구들까지 구해주면서 이순재를 돕고 그의 이미지를 변화시켜 주는 등 활약을 하는데, 어쩌면 이 드라마에선 사람보다 유능한 개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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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주인공이다 보니 귀여운 강아지나 개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되더라고요. 심지어 살인 사건 현장의 중요한 목격자도 강아지라 소피가 통역하는 장면이 웃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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