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 4화 감상문입니다. 드라마 『좋거나 나쁜 동재』는 티빙에서 선공개되고 있지만, 현재 티빙에 가입한 상태는 아니므로 꾸준히 본방을 사수하게 될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전편인 3화가 주인공 서동재의 비중이 적고, 여러 가지 떡밥이 뿌려지는 바람에 약간 몰입도가 흩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4화는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터지면서 다시 몰입도가 올랐던 것 같습니다. 일단 지난 3화의 엔딩은 검사들이 회식 장소로 자주 가던 볼링장의 아르바이트생 - 현재 청주시의 마약 사건을 수사하는 강력팀 팀장의 딸로 이름은 임유리 -이 근처 풀밭에서 살해당한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또 다른 사건을 예고하게 되었는데요. 하필이면 이 임유리가 병원에 입원한 서동재에게 도움을 받는 등 뭔가 비중이 있을 거라고 생각되었더니 예상하지 못한 죽음을 맞아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살해당한 방식도 총기로 인한 살인이라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형태로 의문을 남기는 사건이었고요. 그리고 임유리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다름 아닌 같은 동급생(이름 남겨레)이 현장에서 검거되는데요. 이 동급생은 유리 못지않게 드라마 초반부터 시청자들에게 뭔가 있을 거라고 인상을 남긴 남완성의 아들이었으며, 하필이면 유리가 살해당한 현장에서 피를 묻힌 채 경찰을 보고 도망을 가다가 붙잡혔기 때문에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부친인 남완성의 집에 사냥용 총이 있었고 영장을 받은 경찰이 수사하러 갔을 때 그 총이 없어지는 바람에 빼도 박도 못하게 범인이라는 의심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아요. 그런데 남겨레가 용의자로 검거되면서 남완성과 서동재의 관계가 초반과는 달리 역전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도 재미있는 장면이었더라고요.
남겨레는 이미 자신을 고발한 사람을 살해한 전적도 있고, 딱 봐도 악당이라는 게 느껴지는 인물이지만 자기 아들은 진심으로 아끼는 모양인지 부장 검사에게 부탁하여 사건의 담당 검사마저 서동재로 배정해달라고 하는 등 어떻게든 아들을 구하려고 애를 쓰게 됩니다. 서동재에게 사건이 전달되기 전에 부장 검사와 하는 대화를 본다면 남완성과 그 사이에서도 모종의 거래가 있는 듯싶더라고요. 근데 나중에 회의 자리에서 서동재가 머리를 굴려가며 부장 검사의 꿍꿍이를 파악하는 장면에선 해맑은(?) 성시운과 대비되어 서동재답게 머리가 잘 돌아간다고 해야 하나요. 그런데 서동재가 비리로 얼룩진 과거가 있다고 해도 무능한 것이 아닌 것이, 이번 남겨레 사건에서 의아한 점들을 짚기도 했고 남겨레를 취조하는 장면에선 검사로써도 수완이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왠지 보다 보면 청주시 마약수사팀의 일원인 김형우(배우 이성우 분) 형사와는 파트너로써 잘 지낼 것 같은 느낌. 룸살롱 습격 사건 때도 그렇고 서동재의 화려한(?) 과거 때문에 경찰 쪽에서 영 좋게 보지 않는 것 같다 싶었는데 이번 4화를 보면 둘이 협력을 잘 해나가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또한 후배인 성시운 역시 반드시 남겨레가 범인이라고 확정할 수는 없다고 하는 등 이 사건의 용의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걸 암시해 주었는데, 아버지인 남완성의 이야기와 달리 남겨레는 자신이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에 모든 진상을 털어놓게 됩니다. 남겨레가 특정 마약 판매에 손을 댔다는 암시는 나왔지만 그 마약을 어떻게 구했는지는 의문이었는데 뜻밖에도 터미널에서 누군가가 잃어버린 가방에서 마약을 발견했다는 자백과 그 마약을 팔자고 제안한 쪽이 이번 사건의 희생자인 임유리였다는 게 엄청난 반전이었다고 할까요.
처음엔 남겨레가 마약 판매자고, 임유리가 마약을 구매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면서 악착같이 돈을 버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그런 게 아니라 가방에서 마약을 발견한 뒤 그것을 적극적으로 판매한 쪽이 임유리였던 거였죠. 결국 임유리의 집에서 마약을 판매한 대금과 터미널 CCTV에서 임유리와 남겨레의 영상이 남아 있는 걸 보면 그 증언이 사실이라는 건 금방 밝혀지고 남겨레의 혐의는 벗겨질 것 같은데요. 여기서 두 고등학생과 부딪힌 인물(마약 가방의 원주인)이 뜻밖에도 검사인 조병건이 스파이로 심어놓은 조폭 조직의 부사장이라는 게 드러났고, 마약수사팀과 검사들이 추적하던 마약 종류 '퍼플'의 수급이 갑자기 끊어지면서 조폭들끼리 패싸움이 벌어진 전말도 비로소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임유리 사망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는 바로 저 조직의 부사장일 가능성이 높아졌고요.
https://youtu.be/sq3sUTTvYsc?si=PWGr_8Kfjho7y1Ec
결국 이 사건은 겁도 없이 고등학생들이 마약을 판매하여 이득을 취하려던 게 원인이었습니다. 청주시에서 고등학생이 총에 맞아 살해당한 사건만으로 충격적일 텐데, 고등학생이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가방에서 우연히 마약을 발견하고 그걸 판매할 시도를 했다는 것부터가 겁대가리를 상실한 셈이에요. 남겨레의 자백을 들은 경찰이 가방에서 마약을 발견했으면 신고부터 하거나 그냥 놔두고 갔어야 했다는 게 진짜 사리에 맞는 말이란 생각만. 그런데 남겨레가 마약 판매라는 죄는 있어도 살인 혐의는 없다면 처벌이 줄어들기 때문에 굳이 남완성이 스토리에 나서야 할 당위는 적어질 테니 앞으로 남완성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활용될지 궁금할 나름입니다. 그와 별개로 아들의 면회를 가면서 걱정을 하는 듯 무서울 정도로 압박을 주는 장면이 그야말로 남완성이 어떤 아버지인지 고대로 알려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후덜덜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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