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개소리』 3화 리뷰입니다. 어제는 사정이 있어 본방을 보지 못하고, 하루 지나서야 재방송을 통해 3화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요. 이번 회차는 생각보다 아쉬운 것이 주인공인 이순재와 소피가 힘을 합쳐 사건을 수사하는 설정이건만, 3화에선 사건이 터졌을 뿐 주인공들이 직접 사건에 뛰어드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왜인지 소피와 이순재가 엮여 대화를 하는 장면 자체도 지난 회차에 비하면 적은 느낌이었고, 이번 3화는 주변인들의 이야기에 초점이 더 맞춰지는 바람에 사건 수사물이 아니라 일상물을 보는 느낌이기도 했고요. 특히 이순재의 아들 이기동(배우 박성웅 분)이 중고거래를 하다가 임채무를 판매자로 오해한 뒤 벌어지는 소동은 아버지인 이순재 그리고 홍초원(배우 연우 분)의 모친인 홍은하(배우 김지영 분)와 엮이는 밑밥이라고 해도 내용 자체가 어수선하고 비중을 지나치게 많이 차지하는 느낌이었어요.
일단 3화의 내용은 거제도에서 한 예비 신랑신부가 웨딩촬영을 하고 그 모습을 예수정과 송옥숙이 우연히 지켜보게 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다 신부가 사진 촬영 중 귀고리 하나를 떨어뜨려 송옥숙이 자신의 귀고리를 대신 빌려주는 해프닝이 생기는데요. 여기서 예수정은 송옥숙 대신 귀고리를 돌려받으려고 자리를 지키다가 신랑신부의 근처를 얼쩡거리는 어떤 남자를 발견하고, 신부가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표정이 굳어지는 걸 캐치한 뒤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바로 파악합니다. 남자를 신부의 스토커라고 판단한 예수정은 남자를 제압하는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가 실은 웹툰 작가라는 사실을 듣게 되는데요. 여기서 예수정은 과거 드라마 극작가로 '수사극장'이라는 드라마의 각본을 썼으며, 그가 썼다는 각본의 제목을 봐서 범죄수사 내지 추리물이라는 것은 금방 눈치챌 수 있었어요.
하지만 미묘한 것이 웨딩촬영 현장에서 웹툰 작가가 얼쩡댄 것도 사실이고, 신부의 표정이 안 좋아진 것도 사실이었는데 웹툰 작가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예수정의 팬이라고 하자마자 좀 전의 상황은 잊어버린 듯 넘어가버렸다는 점입니다. 수상한 구석이 분명 있었음에도 유야무야된 것 같은데 이 드라마는 그래도 범죄수사물이니 이 웹툰 작가가 범인으로 사건을 저지르는 내용이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중반부 이 웹툰 작가는 자기가 머물던 펜션(이기동이 일하는 곳)에서 커다란 선물 상자 속 피투성이 시신으로 발견되는 등 뜻밖에도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발견되는데, 공교롭게도 웹툰 작가가 살해된 현장이 과거 예수정이 썼다는 드라마 '수사극장'에서 등장한 살인 사건 구도와 똑같다는 사실이 확인됩니다. 순경임에도 사건 현장에 몰래 잠입한 홍초원 덕택에 예수정은 그 사실을 전해 듣고 큰 충격을 빠지게 되고요.
여기서 홍초원은 순경임에도 강력 사건 현장에 큰 관심을 가지는 인물로 묘사되는데, 아직 그럴 짬이 아니면서 사건 현장에 나타나는 게 상사 입장에선 못마땅할 일이긴 했지만 형사 육동구(배우 태항호 분)가 그것을 너무 싫어하며 소리 지르는 게 시청자 입장에선 좀 거슬리더라고요. 어쨌든 사건은 그렇게 시작되었음에도 이번 3화는 이기동의 당근 거래, 임채무의 유튜브 먹방 시작, 이기동과 홍은하의 과거 등 부수적인 에피소드가 많이 끼어들어 사건 자체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엔딩에서 웨딩 촬영을 하던 예비 신부가 자신이 웹툰 작가의 전 여친이며 범인이라고 자백을 하는 등 뜻밖의 반전을 안겨주긴 합니다만. 이번 3화에선 소피의 등장도 사건과 관련된 게 아니라 거제도에 주인과 한 달 살이 하러 온 강아지한테 바람을 맞는 내용 정도인지라 아쉬웠는데, 그래도 왠지 사건과 맞물려 소피의 연애는 일종의 복선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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