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개소리』 2화 리뷰입니다. 이 드라마는 예고편을 봤을 때 유명한 노배우와 사람이랑 말이 통하는 개의 수사극이라는 특이한 설정 때문에 보게 되었는데요. 보통 이런 드라마에선 큰 줄기를 잇는 사건, 예를 들면 연쇄살인범 설정이 등장하여 주인공들이 자기들 능력으로 그걸 추적하는 건가 싶었는데 어제의 사건이 이번 회차에 정리된 걸 보면 에피소드 형식으로 전개되는 내용일지도 모르겠네요. 어쩌면 중반에 내용의 전환점을 위해 더 큰 사건이 등장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개별적인 사건으로 내용이 진행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일단 1화에서 등장한 살인 사건은 다름 아닌 배우 김용건과 근처 카페에서 트러블이 있던 모두까기라는 별명을 가진 유튜버(작중에선 너튜버라고 지칭)가 자살로 위장당해 살해당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근처에 있던 구씨(아무래도 구찌에서 따온 이름인 듯)라는 유기견이며, 여기서 주인공 개 소피와 구씨의 대화를 통해 개들끼리도 말하는 장면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다만 주인공과 말이 통하는 개는 소피 하나뿐이며, 이순재와 소피가 대화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지 드라마에선 아직 설명해 주는 부분이 없긴 하지만요. 일단 2화 초반부는 사건 자체보다는 이 사건 때문에 죽은 유튜버랑 전날 다툰 일로 김용건이 조사를 받은 뒤 사이버렉카들이 몰려와 곤욕을 치르는 내용이라던가 이순재의 친구 일행이 무인점에서 키오스크 사용법을 몰라 곤란해하는 장면 등 비교적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문제점들을 풍자하는 장면이 주를 이었던 것 같네요. 또 유일한 목격자인 강아지 구씨 또한 원래 충정도에서 살다가 거제도에 유기되었다고 하는 설정도 유기견 문제를 짚는 듯한 부분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중간에 카페 직원인 강민우(배우 공찬 분)에게 반한 지구대 순경 홍초원(배우 연우 분)이 휴일날 카페에 죽치는 에피소드라던가, 딸인 홍초원 주위를 맴돌며 그를 살피는 이기동(배우 박성웅 분)이 스토커 혹은 불법촬영범으로 오해를 사서 줄행랑치는 소소한 내용들이 등장하기도 하면서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어찌 되었는지 암시되기도 했습니다. 이 장면을 통해 김용건의 딸인 김세경(배우 이수경 분)과 결혼하기로 예정했지만 결혼식 당일 파토를 내고 도망간 이기동이 거제도에 머문 이유는 바로 딸인 홍초원의 존재 때문이라는 게 확인되었는데요. 알고 보니 삼대가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거제도에 머무는 것은 아니며, 이기동이 결혼식을 파토낸 것도 거제도에 머문 것도 자신의 혼외 자녀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라는 게 밝혀진 셈입니다.
그런데 거제도에 이순재의 친구인 예수정(배우 이름을 배역 명으로 쓴 사례 3) 일행이 있고, 김용건의 딸인 김세경마저 아버지를 따라 거제도를 찾아왔으니 복잡한 관계를 두고 폭탄처럼 터질 요소가 곳곳에 뿌려진 상황. 예고편을 보면 홍초원의 어머니 홍은하(배우 김지영 분)와 이기동과의 만남은 더 빨리 성사될 예정으로 보이지만요. 다시 사건으로 돌아가면 김용건까지 사건으로 곤혹을 치렀겠다, 사건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증언을 소피로부터 듣게 된 이순재는 유튜버 사건의 범인이 바로 유튜버의 남자친구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그를 직접 찾아가 단도직입으로 자수를 하라고 호통을 치게 됩니다. 하지만 증거가 뚜렷하게 없는 상황인지라 이순재의 말은 경찰에게든 주변 사람에게든 치매 걸린 노인의 억지 수준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게 돼요.
확실히 저런 상황에선 증거가 없이 말만으로 나선다는 게 현실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긴 합니다만... 하지만 범인의 행적을 증명할 증거가 뜻밖에도 친구인 임채무(배우 이름을 배역 명으로 쓴 사례 4)의 차량 블랙박스에 찍혀 있었다는 게 드러나고, 구씨가 본 범인이 흘린 라이터 덕분에 사건을 밝혀낼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증거물인 라이터는 초반에 언급되고 그걸 해변에서 찾아내는 장면이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여기서 개들의 활약상을 좀 더 추가하여 개연성을 보탰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송옥숙(배우 이름을 배역명으로 쓴 사례 5)의 분장 실력을 이용해 홍초원을 유튜버로 변장시켜 범인의 자백을 이끌어내는 건 기발했는데 저 장면은 처음엔 뜬금없이 AI라도 썼나 싶었지만, 알고 보니 노련한 분장 실력을 이용했다는 점이 반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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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중에 홍초원이 해결한 사건을 슬쩍해가는 경찰 상사(배우 태항호 분)는 약간 빡침이...
반면 예수정 일행의 키오스크 결제를 돕는 초등학생은 나중에 거짓말하여 일행을 곤란하게 만든 것 때문에 화가 났다가 반성하는 편지를 쓴 점 때문에 화가 풀리더라고요. 이 부분은 어른을 이용해먹는 약아빠진 꼬마의 클리셰에서 벗어나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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