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려오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이 책 『전통 한복의 멋 노리개』는 시리즈의 하나로 제가 예전에 리뷰한 바 있던 『한국의 풍속 민간신앙』과 같은 전집에 속한 책이더군요. 이른바 우리 문화를 연구하고 홍보차원에서 나오는 책인데 제가 전에 리뷰한 책이 우리나라의 민간신앙의 다양한 모습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에 빌려오게 된 책은 우리나라의 전통복식 중 하나인 패물인 '노리개'의 용도와 모양에 대한 설명을 잔뜩 담은 책입니다. 책의 절반 이상은 각양각색의 노리개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이 노리개 하나의 모습만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이루어진 모양이 제각각이며 용도 또한 단순 치장이 아닌 액막이, 기복, 궁내에서의 신분 상징 등 여러 용도로써 이루어졌음을 알려줍니다.
노리개는 한복의 고름이나 안고름 혹은 허리춤에 차는데, 정확하게 언제부터 노리개를 사용해 왔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다만 책의 후반에 추측이 나오긴 하는데 고구려시절 당시만 하더라도 기다란 저고리가 후대에 갈수록 짧아졌고, 치마의 풍만함을 상쇄하기 저고리의 장식으로 노리개를 쓰게 되었을 수도 있다는 설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노리개의 역사는 조선시대보다 약간 전이거나 후에 등장했을 가능성이 있겠지요. 책은 노리개의 형태에서부터 노리개의 재료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주며 그림과 사진 자료로 노리개가 정확하게 어느 정도의 크기로 이루어져 있고 어떤 무늬나 모양을 띄웠는지도 보여줍니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노리개의 모습은 아무래도 직접 보셔야 이해가 될 듯합니다. 그 모양의 섬세함에 있어서 놀라운 종류가 제법 많이 등장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나비 모양의 노리개가 가장 맘에 들더라고요. 또 노리개의 용도는 단순 저고리 장식뿐만이 아니라 다른 의도도 존재한다고 앞서 쓴 바 있는데, 그 의도에 따라 무늬나 모양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복을 부르는 의도로 장식하는 노리개의 모양은 박쥐 모양이거나 다산을 다남을 의미하는 노리개는 가지나 고추, 표주박의 형태를 띠고, 부부가 잘 살기를 바라는 경우는 원앙이나 나비 모양 노리개를 착용했다고요. 박쥐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박쥐의 한자 발음이 福과 같기 때문에 복을 부른다고 여겨졌다고 하는 부연설명이 추가되어 있고요. 액막이용으로는 잡귀들을 쫓을 수 있는 형태의 도끼나 호랑이발톱, 혹은 방울이나 종 모양의 노리개를 착용했다고 합니다.
불로장생을 의미하는 복숭아나 매미 모양 노리개도 존재하고, 실용적인 용도로 사용된 향낭 노리개, 혹은 바늘을 담는 바늘집/골무집 노리개, 장도 노리개, 상처가 났을 때 쓸 수 있는 약이 들어있는 노리개 등등 다양한 노리개가 등장합니다. 뿐만 아니라 책에서는 노리개를 착용하는 방법이나 신분에 따른 노리개의 차이점(신분이 낮다고 노리개 착용이 금지된 것은 아니라 노리개의 모양이 달라짐), 사철에 따라 다르게 차는 노리개, 경조사에 따라 다르게 쓰이는 노리개에 대해서도 설명해 줍니다. 책의 막바지에는 최근 한복이 다시 각광을 받고 관심을 받으면서 노리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는데, 활용성에 있어선 아직도 미진한 점이 있음을 지적하며 노리개가 다시 사랑받으며 활용될 수 있음을 바라는 심정으로 끝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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