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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시디어스 4 : 라스트 키』 리뷰

by 0I사금 202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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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시디어스』 시리즈는 좋아하는 공포영화입니다. 제임스 완 감독의 『컨저링』 시리즈도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더 수작이라 느껴지는 작품은 『인시디어스』 1편과 2편인데 공포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영화 속에서 떡밥들을 회수하고 이야기를 깔끔하게 완결시킨 것이 맘에 들었습니다. 3편은 극장에서, 4편은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가 TV 방영을 해 준 덕택에 볼 수 있게  되었고요. 이 시리즈를 끌고 가는 영매사이자 해결사인 앨리스는 1편에서 악령에 의해 살해당하고 2편에선 거의 수호령과 같은 형태로 등장하기 때문인지 후속작 시리즈는 대개 앨리스 생전 이야기, 과거 외전 같은 형태를 띠더군요. 

수호령이 된 앨리스가 생전 앨리스보다 더 강인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영혼 상태인 앨리스가 사건을 해결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그렇게 하면 아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데 지장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건지도 모르겠네요. 앨리스가 훌륭한 영매사이긴 하지만 살아있는 이상 상대해야 하는 악령이나 원혼들에 대한 정보는 적고 영화의 공포는 대개 그런 부분에서 발생하기 마련이니까. 『인시디어스』 후속 시리즈들이 완결된 2편의 다음 이야기가 아닌 앨리스가 살아있을 무렵의 일을 다루는 것은 어쩌면 제작진들의 현실적인 선택이었던 거 같네요.

영화에서 스펙스와 터커 콤비가 앨리스의 조수로 나오는 것으로 보아 시간 흐름은 3편 이후일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 시리즈가  2편 이후의 앨리스 이야기가 아닌 앨리스의 과거를 다루는 이유에는 앨리스를 영혼으로 둔다면 아무래도  조수인 스펙스와 터커의 비중이 더 늘어나야 할 텐데, 얘네들은 가끔 상황에 따라 믿음직할 때도 있지만 믿음직하지 않을 때도 있고 캐릭터 성격들이 공포영화의 전형보다는 분위기를 가끔 풀어주기 위한 감초형 개그 캐릭터에 가까워서 공포영화 분위기가 날아가기 때문이었을 듯.

영화 『인시디어스 4 : 라스트 키』 역시 앨리스의 과거를 다루는데, 영화는 앨리스의 유년 시절부터 시작합니다. 탁월한 영매사인데다 능력이 출중한 편이니 생전 그 능력 탓에 힘든 일이 많았겠다는 추측은 가능했지만 영화에서 그려지는 앨리스의 생애는 생각보다 더 괴로운 편이었습니다. 그나마 앨리스의 어머니는 딸의 능력이 특별한 것을 인정하고 곁을 지켜줬지만 아버지는 딸의 능력을 두려워해 그녀가 귀신을 본다는 소리를 할 때마다 체벌을 하고 지하실에 가두는데 이때 앨리스가 악령과 조우, 그 유혹에 넘어가 악령이 넘어오도록 영적 세계의 문(추정)을 열어주고 맙니다. 그 결과 앨리스를 유일하게 이해해 주던 어머니가 목이 졸려 살해당하고 말지요.

영화 제목의 '라스트 키'는 이 영적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인 앨리스를 의미합니다. 동시에 주인공들을 위협하는 악령의 형태는 포스터에 그려졌듯이 사람의 영혼에 족쇄를 채워 속박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이 악령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인시디어스』 3편과 유사하게 이 악령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어떤 인물인지는 확실하게 알려주지는 않는데 앨리스의 아버지가 교도관이었으며 앨리스가 살던 집 근처에 교도소가 있고 주변에 영혼들이 많았다는 언급을 보면 대강 어디서 비롯된 악마인지는 파악이 가긴 합니다.

이번 『인시디어스 4 : 라스트 키』의 전개는 여러모로 3편과 유사한데 악령이 하는 행동이 어린 여자의 영혼을 노린다는 점, 악령의 정체가 매우 모호하다는 점도 그렇고 어머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도 그렇습니다. 좀 아쉬웠던 점은 악령의 최후인데 생전 앨리스를 위협하고 앨리스의 아버지나 첫 번째 의뢰자였던 테드까지 세뇌시켜 납치범으로 만든 두려운 놈이 앨리스의 어머니가 등장하자마자 바로 힘을 잃고 사라지는 결말은 좀 허탈하기도 했어요.  2편에 등장했던 파커 크레인의 친모는 어마어마한 포스를 보여주고 앨리스가 힘들게 퇴치를 했건만.  파커 크레인의 친모를 넘어서는 악령이 과연 다른 시리즈에 등장할 수 있을는지?

이런 면에서 『인시디어스』도 초반부 시리즈에 비해 후반부 시리즈가 좀 스토리가 약하단 생각도 들었고요. 1편과 2편에 비해 스토리 전개가 많이 달라졌다 싶은 건 일단 1편과 2편이 이어지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완결이 되었기 때문에 거기서 더 우려먹을 것은 없기 때문이지만 아무래도 감독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야기의 방향이 많이 달라진 게 아닐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계를 벗어나면서 앨리스와 앨리스 조카들의 영혼이 달튼과 스쳐 지나가는 것은 전작을 본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 같으면서도 전편과의 연결점을 만들어 세계관을 통일시켜준다는 느낌이라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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