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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시디어스 : 두번째 집』 리뷰

by 0I사금 2024.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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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영화 『인시디어스』는 예전에 우연히 TV로 일부만 보고 궁금해져서 결제를 하면서 앱으로 시청을 했었고, 3편은 영화 시리즈를 알게 되어 극장에서 개봉되었을 때 보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3편은 개봉 당시 사람들로부터 기대에 못 미친다 혹은 다르게 재미있었다 호불호 갈리는 평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났는데 당시 영화를 보았을 때는 그럭저럭 만족스럽게 보고 왔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이 다수였던 것은 아무래도 전작이 뛰어났기 때문이었으려나요? 
 
유일하게 보지 못한 것도 2편이라 비교를 할 수 없던 상황이었고 보려고 했어도 TV에서는 방영 목록이 없는 등 기회가 되지 않았다가 드디어 볼 기회가 생겨 2편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인시디어스』 1편은 지금 생각해도 참 충격적인 결말로 끝났는데 만약 속편의 존재를 모르고 1편만 봤더라면 공포 영화이긴 하지만 상당한 찜찜함을 남겼을 결말이었어요. 실은 공포영화들의 대다수가 악령이나 귀신의 존재가 남아있다거나 뭔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가 있다거나 하는 식의 결말이 많기야 하지만 인시디어스 1편의 결말만 보면 르네 가족에게 남은 것은 끔찍한 결말뿐이라는 것이 예상이 될 정도라... 

『인시디어스』 2편 '두 번째 집' 같은 경우는 르네 가족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이야기와 그들을 위협하는 악령의 근원을 밝히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 특유의 공포스러운 효과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영화 3편을 보았을 때 상당히 재미있게 보고 왔단 생각을 했지만 오늘 2편까지 완벽하게 감상을 하고 보니 3편의 재미가 2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느껴질 정도. 
 
물론 시리즈를 상관하지 않고 3편만을 접하더라도 공포영화 특유의 분위기는 잘 살린 편이므로 공포 장르의 팬이라면 즐겁게 감상을 할 수 있지만요. 1편에서 조쉬를 쫓아다니는 악령의 존재가 막연하게 살아있는 육체를 빼앗으려는 사악한 혼령 정도로 묘사된다면 이 2편에서는 악령의 정체가 수수께끼 풀리듯이 풀려나갑니다. 동시에 더불어 조쉬와 르네의 주변에서 일어난 기이한 현상에 대한 설명도 추가되었고요.

영화의 묘사를 본다면 영혼의 존재는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할 수 있다는 설정 같아요. 주인공들을 괴롭힌 악령의 정체는 생전 여자들을 납치하여 살해한 여장 살인마 파커 크레인이며 또 하나의 반전으로 생전 그를 조종한 존재로 역시 사악하기 그지없는 파커 크레인의 친모의 유령이 등장하는데 파커 크레인의 실체도 그렇지만 영화 내에서 단연코 무시무시한 포스를 뿜어내는 존재라 한다면 파커 크레인의 친모가 압도적. 
 
영화에서 묘사되는 파커 크레인의 살인 행각과 그 친모의 악행을 보면 왠지 예전에 읽은 스릴러 소설 『싸이코』의 베이츠 모자가 생각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물론 『싸이코』의 노먼 베이츠는 유령에 시달린 것은 아니며 어머니의 학대와 배반에 충격을 받고 어머니를 살해한 뒤 인격 분열을 일으킨 것이었지만 아버지 없는 공간에서 어머니의 학대에 노출되었다는 점, 어머니가 죽은 다음에도 그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 점 등은 상당히 유사성이 보였거든요. 

그리고 파커 크레인의 생전 유년 시절의 시기를 추측해 보았을 때 당시 미국의 분위기가 상당히 보수적이었고,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법 하다는 점을 본다면 파커 크레인의 친모가 왜 그렇게 악랄하게 비뚤어졌는지는 대강 예상이 가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파커 크레인을 동정적이라고 보기엔 파커 크레인이 조쉬의 몸을 빼앗은 이유가 어머니에게 학대받았던 유년 시절을 되찾고 싶다는 점과 더불어 살인을 즐기려는 욕망이 잘 드러나 노먼 베이츠와는 결정적으로 차이가 크더라고요. 
 
영화의 특이점이라 한다면 전편에서 해결사 역할을 앨리스의 존재가 초중반에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일단 현실에서 앨리스가 살해당한 탓에 영향을 줄 수 없었기 때문으로 그래서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조쉬의 친모, 앨리스의 조수 둘, 앨리스의 동료였던 칼 정도인데 칼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일반인에 가까운 이들이라 악령의 덫에 걸리기도 하는 등 상당히 조마조마한 장면이 많았습니다.

또 보면서 궁금했던 점은 왜 악령들이 저리 설치고 조쉬의 영혼도 헤매는데 앨리스의 영혼은 나타나지 않았을까였는데 후반 진행을 보니 조쉬와 조우한 칼의 영혼은 아직 가사상태에 가깝고 - 칼은 작중에서 직접적으로 심장이 뛴다고 언급되며 조쉬는 육신을 뺏긴 것이지 죽은 상태라 하기 어렵고 - 앨리스는 완전히 죽음을 맞은 뒤라 그 상황이 결정적으로 차이가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해요. 마지막을 보면 앨리스는 왠지 수호령 같은 존재로 남은 것 같지만요.

영화 후반부 조쉬의 몸에 들어간 파커 크레인의 본색을 드러내는 씬은 왠지 고전영화 『샤이닝』의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는데 남편이 악령에 씌어서 가족을 죽이려는 공통점 때문일까요? 아니면 감독의 오마주일까요? 죽은 영혼들 중 살해당한 여성들의 영혼이 살인마의 영혼에 매어있다는 설정은 캐나다의 공포영화 『악령(원제 Haunter)』을 생각나게 합니다. 귀신도 생전에 악한 놈이 죽어서도 악하고 패악을 부린다는 생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비슷한가 싶어요. 
 
그리고 이번 영화에서 활약하는 인물들은 현실이라면 대개 약자에 속할 법한 인물들인데 그나마 악령과 맞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앨리스와 칼은 노인, 조쉬의 어머니 로레인과 조쉬의 아내인 르네는 여성이라 후반 몸싸움에선 당해내지 못하는 면을 보였고, 그 자식들은 전부 어린애인데다 앨리스의 조수였던 스펙스와 터커는 믿음직한 남성상이라기보단 너드 느낌의 개그 캐릭터라... 그런데 공포영화의 묘미는 이런 약해 보이는 인물들이 어떻게 난관을 헤쳐나가느냐에 달렸단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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