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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시디어스 3』 리뷰

by 0I사금 2024.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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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의 시작은 퀸이라는 소녀가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뒤 어머니의 영혼과 대화하고 싶다고 영매사인 앨리스를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앨리스는 자신은 영매사 일을 그만두었다고 말하며 돈은 받지 않고 영혼과 접촉하는 시도를 해주지요. 하지만 뭔가 이상하게도 그녀와 접촉한 영혼은 퀸의 어머니 릴리가 아닌 다른 영혼, 악령에 가까운 존재였고 앨리스는 굉장히 공포에 시달리게 됩니다. 이번 『인시디어스』 3편의 이야기는 남편인 잭의 죽음으로 삶의 의욕도 잃고, 그를 따라가려다 운 나쁘게도 악령이 달라붙는 바람에 자신의 임무에 버거움을 느낀 앨리스의 모습이 묘사되는데 유능한 영매사라고 하지만 앨리스 같은 존재도 귀신이나 악령은 무섭긴 무서운 존재라는 걸 보여주었다고 할까요. 

여기서 악령이 두 명이 등장하는데 앨리스를 위협하는 악령은 아마 1편에서 앨리스를 죽게 만든 검은 옷을 입은 악령이고 또 다른 악령은 퀸이 살던 아파트에서 머물다가 퀸과 접촉하여 부활하게 된 호흡기를 단 악령입니다. 거기다 『컨저링』과는 달리 이번 영화에선 악령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묘사되어 사람을 위협하는 모습이 자주 나와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데 처음 모습이 드러났을 때는 호흡기를 단 모습에 메마른 노인이라 왠지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인 『양들의 침묵』에서 살인마 역할이었던 한니발 렉터가 입에 마스크 씌워졌을 때의 이미지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독특하게도 보통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영화라고 한다면 이 귀신이 무슨 사연을 가졌는지 뭣 때문에 사람을 괴롭히는지에 대해 구구절절 묘사할 법 한데 여기선 그런 게 없다는 게 참신했다고 할까요.

다만 극상에서 드러나는 것이라곤 퀸을 위협하여 그녀의 목숨을 빼앗으려는 악령은 오래전 아파트에서 죽었고 아파트에서 깃들었다가 퀸이 어머니라고 오해하여 영혼과의 접촉을 시도하려다 그를 도리어 부르게 되었단 정도. 아마 생전에도 좀 질 나쁜 인간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드는데 오히려 악령에게 여러 가지 사연을 덧붙이지 않으면서 영화의 전개가 깔끔해졌다는 생각입니다. 영화는 진행하면서 보는 사람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효과를 아끼지 않았는데, 악령의 모습도 그렇지만 일단 음향효과의 덕도 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상영관에 사람이 제법 많음에도 상당히 몰입감 있게 볼 수 있던 것도 적재적소에 이런 효과를 준 덕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다만 스토리 상에서 좀 아쉬운 점이 없진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처음 퀸의 아파트에서 옆집에 살던 노부부 중 캣맘인 할머니는 뭔가 영혼을 보는 능력을 가진 것 같고 퀸에게 경고를 해주기도 하면서 뭔가를 해주려나 싶지만 중간에 노쇠로 사망하면서 더 큰 능력은 보이지 않아요. 다만 앨리스에게 퀸의 영혼이 돌아올 수 있는 계기 정도만 알려주는 것으로 언급되는데 이 할머니도 어딘가 영능력자의 면모가 보인 만큼 할머니의 캐릭터를 활용해 주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초반에 등장했던 다른 캐릭터인 퀸의 남친인 헥터는 생김새가 말끔해서 뭔가 하려나 싶지만 딱히 스토리에 영향을 주진 않더라고요. 

중반에 퀸의 가족이 부른 가짜 퇴마사(미스터리 헌터, 전작에서 앨리스의 동료)들은 뭔가 사고를 쳐서 주인공들의 발목을 붙들려나 싶다가도 오히려 앨리스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나름 심각한 영화 속 상황에서 개그씬을 연출하기도 하는 등 긴장을 풀어주는 감초를 맡기도 합니다. 영화는 다행히 악령에게서 빼앗긴 퀸의 영혼을 데리고 와 그녀를 살리고 그녀의 어머니가 남긴 말을 전하면서 훈훈하게 끝나려다 싶다가도 과연 공포영화다운 결말을 맞이하는데요. 『인시디어스』 1편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검은 옷을 입은 악령이 극상에서 내내 앨리스를 괴롭혔다면, 또 다른 악령의 모습이 마지막에 비추어 불길한 여운을 남기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무언가 찜찜하면서도 전작과의 연결고리가 느껴지고 공포영화다운 결말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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