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개소리』 4화 리뷰입니다. 4화의 본방은 무리 없이 사수했지만, 리뷰는 사정 상 하루 지나 올리게 되었는데요. 전편인 3화가 사건 자체보다는 주변의 부수적인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좀 어수선한 전개를 띄었다면, 이번 4화는 사건에 좀 더 초점을 맞추면서 재미를 회복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화에선 소피가 사건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는 정도는 아니었고 연애 이야기만 하는데다, 이순재와 소피의 대화도 얼마 나오지 않아 아쉬웠는데 4화에선 소피가 사건의 중대한 단서를 알려주면서 해결의 열쇠를 사람들에게 건네주거든요. 이 드라마에서 사건이 하나 터지게 되면, 그 근방에 있던 소피가 수상쩍은 상황을 목격한 걸 말이 통하는 이순재에게 알려주거나, 아니면 소피의 친구견들이 범인을 목격하여 그것을 소피에게 알려주고 다시 소피가 이순재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사건이 해결되더라고요.
그런데 지난 2화에서 소피가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주기는 했지만, 확실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이순재가 범인을 지목하여 자수하라고 호통친 탓에 주변 사람들에게 치매노인으로 몰리는 상황도 있었는데요. 그 때문인지 이번 4화에선 단순 범인이 누구인지 사람들에게 대놓고 알려주는 게 아니라 자신의 추리인 것처럼 사건과 접촉할 수 있는 순경인 홍초원에게 알려준 뒤 사건의 단서를 더 찾아가는 전개를 띄더라고요. 그래서 이순재가 범인을 알고 있다고 해서 의심을 사거나 오해를 사는 것은 아니요, 엉뚱한 방향을 짚은 경찰들에게 다른 전환점을 일러주는 방식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보다 보면 탐정 이순재(+소피)의 역할에 보조 조수 역할을 홍초원이 담당한다는 느낌도 들었고요. 일단 3화의 웹툰 작가 살인 사건은 뜻밖에도 그의 전여친이자 거제도에 웨딩촬영을 왔던 예비신부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을 하면서 끝났었는데요.
하지만 예비신부는 경찰의 조사에도 범행에 쓰인 흉기가 손도끼인 줄도 모르는 상황이라 충분히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 나오는 경찰들도 바보는 아닌지라 예비신부가 허위자백을 했다는 사실을 눈치채기는 하는데 그때 예비신랑이 경찰서를 찾아와 진짜 범인은 자신이라며 자백을 하면서 의혹이 벗겨지긴 합니다. 하지만 이 예비신랑은 살인 현장에서 쓰인 흉기가 손도끼라는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 정작 그것을 어디에 숨겼는지는 모르는 상황이라 과연 범인이 맞는지 의심을 남겨주거든요. 그래서 드라마를 보다 보면 저 예비신랑조차 진범은 아니라는 사실을 충분히 눈치챌 수 있는데 이미 예고편에서도 나온 대사이긴 하지만, 제삼의 인물이 범인일 가능성이 부각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 소피의 여자친구견(거제도에 한 달 살이 하러 온 강아지)의 목격담이 추가되어 진범의 정체가 드러나게 돼요.
진범은 다름 아니라 예비 신혼부부의 웨딩촬영을 해주던 사진 기사로 개들이 목격한 바에 따르면 흉기인 손도끼는 사진 기사가 머무는 민박집 근처 물가에 던져졌다는 사실이 드러나요. 홍초원은 범인이 누구인지 알려준 이순재의 말에 반신반의하다가 죽은 웹툰 작가의 인스타에서 사진 기사와 같이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자신을 보면 화부터 내는 형사 육동구를 설득하여 흉기가 버려진 근방을 수사하여 증거를 찾아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순재 일행의 협조를 통해 거제도를 뜨려는 사진작가를 붙잡은 뒤 검거하게 되는데 이후 홍초원이 알려준 바에 따르면 실은 웹툰 작가와 사진 기사는 연인 사이였고, 웹툰 작가가 전여친을 잊지 못하는 기미를 보이자 분노하여 그를 살해한 것이라는 사건의 전말을 알려주게 됩니다. 처음엔 예수정이 과거에 쓴 수사극장의 각본과는 다른 방향의 사건인가 싶었지만, 결국 웹툰 작가가 성별만 달랐지 현 애인의 손에 살해당했다는 점에서 비슷하게 끝난 사건이었어요.
사건 조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에 부수적인 일상 이야기가 많이 삽입되어 조금 뇌절이다 싶긴 했지만, 홍초원의 모친 홍은하와 김용건의 딸 김세경이 같은 소매치기범에게 작업을 당하는 에피소드는 좀 웃겼습니다. 뜬금없이 삼각관계 중년 로맨스가 등장하나 싶었다가 알고 보니 여자들 상대로 사기 치는 범죄자라는 반전인데 이 에피소드를 통해 홍은하와 김세경이 서로 동질감을 쌓는 장면이 많아 이기동을 두고 흔한 클리셰는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치매 예방 차원에서 예수정 일행이 진행한 속담 알아맞히기는 사건과는 별 상관은 없긴 했지만, 보면서 저절로 같이 속담을 맞추는 구도가 되었는데 딱 하나는 맞추기 어렵더라고요. 'ㄱㅅ ㄲ에 ㄴㅇ ㅇㄷ'는 좀 난이도가 높았다는 생각. 이순재의 생일을 다른 일행들이 까먹는 해프닝에선 같이 보시던 엄마가 저건 평소 할배가 다른 사람 챙기지 않는 성격 탓이라고 한마디 하시던데 그저 이순재의 선물을 챙겨주는 소피가 벤츠인 거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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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적 허용이긴 하지만 문득 거제도에서 강력사건 비율이 많아졌겠다 하는 뻘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건 유명한 명탐정 만화들처럼 주인공들이 사건을 해결하다보니 벌어지는 어쩔 수 없는 설정이긴 합니다만...
예고편을 보니 다음 주 사건은 유산을 노린 존속살인 사건으로 추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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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의 손녀가 홍초원이라는 떡밥은 계속 뿌려지는데, 할아버지와 아빠, 손녀가 전부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다는 설정이에요. 근데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고 한들 드라마의 분위기상 충격받을 일은 없겠다 싶은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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