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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2018년~2021년)

『녹두꽃』 21화-22화 리뷰 (2019. 5. 31. 작성)

by 0I사금 2024.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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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회차의 내용은 전주화약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백이강과 송자인의 관계는 송자인의 아버지가 발각되는 바람에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나 싶었는데 송자인의 목숨을 걸고 거래를 시도한 끝에 화약 문서를 관찰사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부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송자인의 아버지가 죽을 거라고 생각을 하지 않은 게 보부상이 동학군들에게 원한을 산 건 맞지만 현재 리더인 전봉준이 사적인 복수에 굉장히 부정적이며 불필요한 피를 흘리는 것을 피하는 인물로 그려졌기 때문에 살 거라는 예상은 했어요.


최근에 멜로라인이 많아진다고 좀 투덜대긴 했는데 이강자인 둘 사이가 파국으로 치닫는 것도 솔직히 좀 그렇긴 했고 어찌어찌 다시 봉합되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송자인의 시종처럼 분장하여 같이 전주성을 나온 백이강은 백이현을 만나 그가 도채비라는 것을 확인합니다. 이강자인의 관계가 수복되나 싶더니 이젠 형제 관계가 파국이려나 싶었는데 백이강이나 백이현이나 본질적으로 사람이 독해질 수는 없는 모양새였던 것 같습니다.


공명심 때문인지 뭔지 몰라도 동학군들을 계속 저격하는 백이현의 모습이 탐탁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명심 아씨에게 하는 고백 같은 독백은 좀 찡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명심 아씨가 계속 오빠인 황진사를 엿먹여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이야기 중반 황진사와 백가의 이야기가 비치는데 그동안 백가의 포스가 눌렸나 싶더니 도로 돌아왔다 싶었습니다. 뭔가 황진사의 파멸은 결국 백가와 엮여 이루어지려나 싶은데 말이죠.


왕실쪽 이야기로 돌아가면 초토사는 현재 하는 짓도 그렇거니와 나올 때마다 악만 써대는 인간 같아서 진짜 짜증이 나더군요. 원래 모든 작품 통틀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소리 빽빽 질러대는 캐릭터들 진심 혐오스럽다고 할까요. 어릴 적부터 영화/드라마/만화 통틀어 소리부터 질러대는 캐릭터들은 아직도 한대 패고 싶을 정도로 싫어했는데 이런 유형들은 현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라 더욱 그런 듯합니다. 반면 잘생긴 장교는 등장할 때마다 호감인 게 송자인과 최행수도 구해주고, 백이현도 신경 써주고 박원명 사또 다음으로 호감 가는 공직자 캐릭터입니다.


동학군 이야기를 살펴보면 현재 일본군의 개입 때문에 전봉준은 경군과 화약을 맺기로 결심하는데 이 결정 때문에 동학군 내에서도 분열이 일어납니다. 여기서 청일전쟁을 예상한 인물이 전봉준뿐이라 놀랐고 도 했고요. 가장 반발이 심한 건 역사 스포일러대로 김개남과 그 휘하 동학군들. 그런데 동학군들 상당수가 농민이며 농사일을 뒷전으로 둘 수도 없다는 사실이 상당히 무게감 있게 그려졌습니다. 뭔가 글로 읽을 때는 잘 와닿지 않았던 부분이 저들에겐 먹고살기 위한 방편이며 생업이고 결코 대의를 위해 뒷전으로 둘 수는 없는 일이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묘하게 드라마는 대의를 위해 그 외의 작은 것을 희생한다는 것을 등장인물들 스스로가 지양하는 게 느껴졌는데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는 있지만 그런 바람의 바탕에는 자기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그 세상을 누리는 것이 있지 그것들을 희생하면서 그 세상을 만들고 싶은 건 아니라고 말하는 듯해요. 또한 개인의 그런 가치가 대의를 위해 희생될 가치가 아니라는 것을 '녹두꽃이 만개한 세상'을 동생인 백이현에게도 보여주고 싶다는 백이강의 대사를 통해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백이현은 자기 집안을 살리고 자신도 살기 위해 그러는 것 같지만 그의 결말이 사람들 예상과는 아주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이번에 나온 예고편을 보면서 녹두밭이라 착각한 건 보리밭이었고 (찾아보니 녹두꽃은 8월에 핀다고 나옴) 녹두꽃이 아직 피지 않았다는 녹두장군의 대사는 아무래도 드라마의 결말을 암시하는 것 같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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